1초는 작다. 너무 작아서, 누군가 당신에게 1초를 선물하겠다고 하면 웃고 말 것이다. 그러나 작은 수에 큰 수를 곱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세상에는 브라우저를 여는 사람이 수십억 명 있다. 만약 어떤 브라우저가 그 모두에게 1초씩을 돌려준다면, 더해진 시간은 수십억 초가 된다. 수십억 초는 수백 년, 어떤 계산으로는 수천 년에 이른다. 한 사람의 평생은 길어야 백 년 남짓이다. 그러니 모두에게 1초를 돌려주는 일은, 인류에게 여러 생애를 합한 만큼의 시간을 되돌려주는 일과 같다.
이것은 비유가 아니라 산술이다. 작은 수 곱하기 큰 수일 뿐이다. 우리가 1초를 우습게 여기는 이유는 단지 곱셈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흔한 오해를 짚어야 한다. 시간을 만든다고 하면, 사람들은 더 빨리 달리는 모습을 떠올린다. 더 빠른 칩, 더 높은 클럭, 더 많은 전력. 그러나 그 방식에는 한계가 있고 대가가 따른다. 빨리 달리려면 더 많은 연료를 태워야 하고, 더 뜨거워지고, 더 무거워진다.
크라우니가 시간을 만드는 방식은 정반대다. 시간은 더 빨리 달려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만들지 않아서 생긴다. 코드 한 줄을 덜고, 의존성 하나를 끊고, 불필요한 절차 하나를 없앨 때마다 그 빈자리가 곧 시간이 된다. 달리기를 빠르게 하는 대신, 달릴 거리를 줄이는 것이다.
이 철학은 크라우니가 쓰는 도구 자체에 새겨져 있다. 크라우니는 한선씨라는 한국어 프로그래밍 언어를 쓴다. 한선씨는 4상균형3진이라는 독특한 셈법 위에 서 있는데, 핵심만 말하면 같은 일을 더 적은 부품으로 해내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셀코어라는 규칙 기반 에이전트가 있다. 요즘 세상은 무슨 일이든 거대한 인공지능 여러 종을 불러다 쓰려 한다. 거대한 모델은 거대한 전기와 거대한 비용을 먹는다. 크라우니는 묻는다. 정말 그렇게 커야 할까. 많은 일은 사실 명료한 규칙 몇 개와 작은 모델로 충분하다. 셀코어는 거대한 인공지능이 하던 일을 작은 규칙으로 극소화한다. 코끼리를 부르는 대신, 정확히 필요한 만큼의 손을 쓰는 것이다.
전기는 캐면 줄어든다. 한 번 태운 연료는 다시 쓸 수 없다. 그런데 시간은 묘하게도 덜어낼수록 늘어난다. 코드를 줄이면 그만큼 빨리 돌고, 빨리 돌면 사람이 덜 기다리고, 덜 기다린 만큼 시간이 사람에게 돌아온다.
그래서 크라우니의 작업실에서 가장 자주 던지는 질문은 무엇을 더 넣을까가 아니라 무엇을 덜어낼 수 있을까이다. 더하는 일은 쉽고 빛나 보인다. 덜어내는 일은 어렵고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을 만드는 쪽은 언제나 덜어내는 손이다. 다음 장에서는 이 덜어냄이 에너지의 차원에서 얼마나 큰 발전소가 되는지를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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