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 CHAPTER 01

우리가 만드는 것은 코드가 아니라 시간이다

이 책은 한 문장에서 시작한다. 크라우니가 하는 일의 본질은 시간을 만드는 일이다. 언뜻 이상하게 들릴 것이다. 우리가 만드는 것은 분명 소프트웨어인데, 왜 시간이라고 말하는가.

장면 하나를 떠올려 보자. 아침에 브라우저를 연다. 화면이 뜨기까지 잠깐의 멈칫거림이 있다. 우리는 그 멈칫거림을 당연하게 여긴다. 기계란 원래 조금 기다려야 하는 것이라고 배워왔으니까. 운영체제가 깨어나는 데 걸리는 1분, 프로그램이 무겁게 돌아가며 빙글빙글 도는 그 잠깐, 잡무를 처리하느라 흘려보내는 오전 — 우리는 그것을 비용이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너무 익숙해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되찾는 일

크라우니가 만든 도구들은 바로 그 보이지 않는 멈칫거림을 겨냥한다. 크라우니 브라우저는 남들보다 1초 빨리 열린다. 가볍게 설계했기 때문이다. CrownyOS라는 운영체제는 몇 초 만에 깨어난다. 셀이라는 작은 단위로 짜여 있어 무겁게 통째로 일어날 필요가 없다. 크라우니집사라는 업무 도구는 사람이 시키기 전에 잡무를 먼저 치운다. 기다렸다 반응하는 대신, 미리 움직인다.

이 도구들이 공통으로 돌려주는 것은 편리함이 아니다. 편리함은 결과일 뿐이고, 본질은 시간이다. 1초 빨리 열린 브라우저는 당신에게 1초를 돌려준 것이고, 몇 초 만에 켜진 운영체제는 기다림 자체를 없앤 것이며, 먼저 일하는 집사는 당신의 오전 한 자락을 통째로 돌려준 것이다.

강은 폭포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거대한 것에 감동한다. 거대한 댐, 거대한 데이터센터, 거대한 인공지능. 그러나 강은 큰 폭포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보이지도 않는 산골짜기의 물 한 방울, 또 한 방울이 모여 시작된다. 시간도 그렇다. 우리가 되찾는 시간은 한 번에 1년씩 오지 않는다. 1초, 또 1초로 온다. 너무 작아서 무시당하던 단위들이다.

이 책이 하려는 일은 그 작은 단위를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것이다. 1초가 작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1초가 모이면 무엇이 되는지는 잘 묻지 않는다. 그 질문을 다음 장에서 산술로 풀어볼 것이다.

모든 이야기가 돌아오는 질문

그런데 시간을 만드는 일에는 함정이 하나 있다. 시간을 되찾았다 한들, 그것을 어디에 쓰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빨라진 기계로 더 많은 일을 욱여넣고, 되찾은 1초로 다시 더 바빠진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만든 것이 없다. 그래서 이 책의 모든 이야기는 결국 같은 질문으로 돌아온다. 그 시간을 어디로 흘려보낼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크라우니의 대답은 단순하다. 사랑으로 흘려보낸다. 되찾은 하루로 어머니가 아이 곁을 지키고, 절약된 힘으로 메마른 땅에 물을 대고, 가벼워진 기술로 가장 끝에 선 한 아이가 제 이름을 처음 쓴다. 도구 이야기로 시작한 이 책이 끝내 사람과 사랑의 이야기로 흐르는 것은 그 때문이다. 시간을 만드는 일과 사랑하는 일은, 책의 마지막에서 보겠지만, 사실 같은 동작의 두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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