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 CHAPTER 09

맘으로 마음 주기

가장 작은 화폐

지난 장에서 우리는 가게 주인이 되어 봤지. 크라우니원로 사고팔고, 포네로 값을 매기고, 수수료 없는 거래까지 해 봤어. 손에 동전을 쥐어 본 기분, 아직 남아 있니?

그런데 친구들, 그날 가게 놀이가 끝나고 모래밭에 둥글게 앉았을 때, 내가 너희한테 이렇게 물었어.

"자, 친구들. 내가 그동안 돈 얘기를 잔뜩 했잖아. 크라우니원, 포네, 크라우니. 그런데 진짜 중요한 화폐가 하나 더 있다는 거, 알아? 이건 가장 작은 화폐야. 이름은 맘이야."

친구들이 모두 고개를 갸우뚱했어.

"맘? 엄마 맘이야?"

"아니야. 엠-오-엠, 맘(MOM). 세상에서 제일 작은 화폐란다. 정말 작아. 1센트,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동전 한 닢도 안 되는 크기야."

〔그림: 손가락 끝으로 아주 작은 동전을 집어 보여주는 김프린, 그 옆에서 네 친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들여다본다〕

사실 이건 돈이 아니야

그런데 친구들, 비밀 하나 알려줄게. 사실 맘은 돈이 아니야. 마음이야.

옴이가 먼저 손을 들었어. 옴이는 늘 한 발 물러서서 가만히 살피는 친구거든.

"어? 그럼 돈이 아닌 거잖아. 화폐라며?"

"좋은 질문이야, 옴아. 맞아, 맘은 마음이야. 그런데 신기한 게 뭔지 알아? 이 마음을 진짜 화폐처럼 주고받을 수 있게 만들었다는 거야. 마음에 이름을 붙여서, 셀 수 있게 만든 거지. 그게 맘이야."

타가 곰곰이 생각하다 끄덕였어. 타는 조심스럽게 따져 보는 친구지.

"음… 엄마가 친구 글에 '좋아요' 눌러주고, 할머니가 손주 사진에 하트 남겨주는 거. 그런 느낌이야?"

"정확해, 타야! 바로 그거야. 친구가 잘했을 때 '좋아요', 고마울 때 '고마워', 예쁠 때 '예뻐', 힘들어 보일 때 '응원해'. 이런 마음들을 크라우니에서는 맘이라고 부르고, 진짜로 주고받을 수 있게 만들었어."

〔그림: 여러 나라 아이들이 손가락하트를 만들거나 엄지를 척 세우는 모습, 그 하트들이 작은 별이 되어 공중에 떠오른다〕

맘은 무한해

"맘은 정말 작아. 대신에 주기가 아주 쉬워. 크라우니원는 진짜 돈이라서 아껴 써야 하잖아. 쓰면 줄어드니까. 그런데 맘은? 자기 마음만 있으면 끝이야."

음이가 조심스럽게 물었어. 음이는 남들이 못 보는 걸 보는 친구야.

"그럼… 많이 줄 수 있어? 아무리 줘도?"

"아무리 줘도 괜찮아, 음아. 왜냐면 마음은 무한하거든. 생각해 봐. 엄마는 아들도 사랑하고, 딸도 사랑하고, 아빠도 사랑하고, 강아지도 사랑하잖아. 그렇게 사랑해도 엄마 마음이 줄어들어? 안 줄어들지. 오히려 자꾸자꾸 생겨나."

음이의 눈이 반짝였어.

〔그림: 한 아이의 가슴에서 반짝이는 별이 끝없이 솟아오르는 모습,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많아진다〕

돈으로 사는 것, 마음으로 사는 것

여기서 친구들한테 꼭 정리해 주고 싶은 게 있어. 지난 장에서 우리가 화폐에 세 칸짜리 사다리가 있다고 했던 거 기억나?

맨 아래 칸은 머니, 그러니까 사고팔 때 쓰는 돈이야. 크라우니원가 거기 있지.

그 위 칸은 에셋, 가치를 차곡차곡 담아두는 칸이야. 그런데 친구들, 이 에셋 칸에 두 친구가 나란히 살아. 하나는 포네. 그리고 또 하나가 바로 맘이야.

"어? 맘이 포네랑 같은 칸이야?"

옴이가 놀라서 물었어.

"맞아. 둘 다 에셋이야. 그런데 하는 일이 달라. 포네는 내가 번 가치를 안전하게 담아두는 친구야. 값이 오락가락하지 않으니까 믿고 모아둘 수 있지. 그런데 맘은 가치를 표현하는 친구야. 내 마음을 꺼내서 누군가에게 건네는 거지. 같은 에셋이라도, 포네는 '간직하는 가치'고 맘은 '전하는 가치'야."

타가 천천히 끄덕였어.

"그럼 맨 위 칸은… 크라우니였지?"

"그래, 타야. 맨 위 칸은 웰스, 부야. 오래오래 모아서 갖는 큰 보물. 크라우니가 거기 있어. 머니, 에셋, 웰스. 이 세 칸이 사다리처럼 위로 올라가는 거야. 그리고 맘은 에셋 칸에서 가장 따뜻한 자리에 앉아 있어."

〔그림: 세 칸 사다리. 맨 아래 머니 칸에 크라우니원, 가운데 에셋 칸에 포네와 맘이 나란히, 맨 위 웰스 칸에 크라우니가 황금빛으로 빛난다〕

맘을 많이 받으면 좋은 점

옴이가 다시 물었어.

"그럼 맘을 많이 받으면 뭐가 좋아?"

"그게 정말 좋은 거야, 옴아. 맘을 많이 받는다는 건, '너를 많은 사람이 보고 있다'는 뜻이거든. 네가 한 일이 누군가에게 닿았다는 뜻이야.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했다는 뜻이고."

내가 잠깐 목소리를 낮췄어.

"있잖아, 친구들. 가끔 마음이 시무룩해질 때가 있지? 나는 왜 이럴까, 아무도 나를 안 보는 것 같아, 그런 날. 그럴 때 누군가 보낸 맘 하나가 와. '나 너 보고 있어. 너 잘하고 있어.' 그 작은 별 하나에 기운이 나. 정말이야. 그게 맘의 힘이야."

받으려면 먼저 줘야 해

"그리고 친구야, 여기가 제일 중요해."

내가 친구들 눈을 하나하나 똑바로 봤어.

"맘을 주는 건, 자기 마음을 쓰는 일이야. 진짜 시간이 들어. 친구를 가만히 살펴보고, 그 마음을 알아주고, 응원하고, 고마워하고, 괜찮다고 말해주는 거. 손가락 하나 까딱하는 것 같아도, 거기엔 진짜 마음이 들어 있는 거야."

타가 잠시 생각하더니 작게 웃었어.

"그럼… 맘을 받으려면, 내가 먼저 누군가한테 맘을 줘야 하는 거네?"

"정확해, 타야! 바로 그게 맘이 작은 화폐인 이유야. 내 마음이 누군가에게 가고, 그 사람이 고마워하고, 또 그 사람이 다른 친구에게 마음을 주고. 그렇게 맘이 돌고 돌면서 세상이 조금씩 따뜻해지는 거야."

〔그림: 네 친구가 둥글게 앉아 화살표로 서로의 가슴에 별을 주고받는 모습, 별들이 동그라미를 그리며 돈다〕

김프린 아저씨는 누구한테 줘?

음이가 목소리를 낮춰 물었어.

"김프린 아저씨는 누구한테 맘을 제일 많이 줘?"

나는 잠깐 하늘을 봤어.

"너희한테야."

친구들이 깜짝 놀랐어.

"진짜야. 너희를 보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생기거든. 너희가 잘 자라고, 많이 웃고, 서로 손잡고 함께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 그게 내가 너희한테 매일 보내는 맘이야. 그리고 그 마음이 언젠가 크라우니라는 세상 전체로 퍼져 나가는 거고."

타가 눈을 빛내며 물었어.

"내일부터 나도 맘을 줄 수 있어?"

"물론이지. 자기 마음이 따뜻하면 그걸로 충분해. 넘어진 친구 손을 잡아주고, 선생님께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피곤해 보이는 엄마한테 '엄마, 힘내. 내가 안아줄게' 하고 웃어주기. 그게 다 맘을 주는 거야."

돈으로 못 사는 것들

옴이가 손가락으로 작은 동전 모양을 만들었어.

"그럼 이 정도가 맘이야? 이렇게 작은 거?"

"그래, 옴아. 작지. 그런데 정말 강해. 세상을 봐. 돈으로는 절대 못 사는 것들이 있거든. 진짜 사랑, 깊은 믿음, 함께 있어 주는 마음. 이런 건 아무리 큰돈을 줘도 못 사. 오직 맘으로만 들어갈 수 있어."

〔그림: 한 아이가 풀이 죽은 친구 옆에 앉아 자기가 아끼던 간식을 반으로 나눠 건네는 모습〕

"그래서 친구들, 이제 알겠지? 크라우니에는 마음을 셀 수 있는 가장 작은 화폐, 맘이 있어. 크라우니원는 사고팔 때 쓰고, 포네는 번 가치를 안전하게 담아둘 때 쓰고, 크라우니는 오래 모아 큰 부로 키울 때 써. 그리고 맘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하고 싶어지는 그 따뜻한 마음을 전할 때 쓰는 거야."

그런데, 다 다르면 어떻게 한 세상이 될까?

친구들이 흐뭇하게 끄덕이고 있는데, 음이가 갑자기 눈썹을 찡긋했어. 음이는 이렇게 '어?' 싶은 걸 잘 찾아내거든.

"잠깐. 그런데 이상한데? 맘은 마음이고, 포네는 담아두는 거고, 크라우니원는 사고파는 거고, 크라우니는 큰 부고… 다 다르잖아. 이렇게 다 다른데, 어떻게 한 나라 경제처럼 섞이지 않고 돌아가? 안 헷갈려?"

나는 빙긋 웃었어. 음이가 정말 좋은 걸 짚었거든.

"바로 그거야, 음아. 그 큰 문제를 푸는 방법이 있어. 어떤 어려운 문제든, 셋으로 나눠서 생각하면 신기하게 풀려. 저기 모래밭 보이니?"

내가 모래밭을 손가락으로 가리켰어. 네 친구의 눈이 그쪽으로 모였어.

"자, 그럼 우리 다음 이야기로 가서, 큰 문제를 셋으로 나눠 결정하는 법을 같이 배워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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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까?

  • 오늘 하루, 누구에게 맘으로 고마움을 전해 볼 수 있을까? 작은 별 하나, 먼저 보내 보자.
내 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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