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끝에 제가 친구들한테 수수께끼 하나를 던졌지? 맘은 마음을 표현하는 작은 돈이고, 포네는 좀 더 안전하게 쟁여 두는 돈이고, 크라우니원는 사고팔 때 쓰는 돈인데 — 셋이 이렇게 다 다른데, 어떻게 한 나라 경제처럼 어울려 돌아갈까? 혼란스럽지 않을까?
그때 제가 모래밭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던 거 기억나? 오늘은 그 모래밭 이야기야. 답은 의외로 간단해. 다른 걸 다르게 두고, 셋으로 나눠서 생각하면 하나도 헷갈리지 않거든. 자, 저랑 같이 그 비밀을 들여다보자.
친구들한테 물어볼게. "정말 큰 문제가 딱 나타났을 때, 넌 어떻게 마음을 정해?" 아마 이렇게 대답할 거야. "음… 그냥 답이 떠오를 때까지 끙끙 앓다가 정하는데?" 맞아, 보통은 그렇게 하지. 저도 어릴 땐 그랬어.
그런데 우리 크라우니는 조금 달라. 크라우니는 문제가 생기면 혼자 끙끙 앓지 않아. 네 친구를 불러서 작은 회의를 열어. 그 네 친구가 바로 우리가 이 책에서 죽 만나 온 티, 옴, 타, 음이야.
생각해 봐. 야구팀이 경기를 할 때, 코치 한 명이 모든 결정을 다 내릴 수는 없잖아? 타격 코치, 수비 코치, 작전 코치, 그리고 몸 상태를 챙기는 선생님까지 — 넷이 머리를 맞대야 더 좋은 작전이 나와. 크라우니가 마음을 정하는 방식이 딱 그래.
크라우니가 불러 모은 네 친구는 이런 친구들이야.
〔그림: 네 친구 티·옴·타·음이 둥근 모래밭에 둘러앉아 회의하듯 손을 모으는 장면〕
옴이랑 음이는 둘 다 '0' 같지만 사실 다른 친구야. 옴은 "보통은 이래"라며 가운데서 기다리는 0이고, 음은 "이건 보통이 아닌데?"라며 틀 밖을 가리키는 0이지. 이 이야기는 다음 책에서 더 자세히 할 거야. 오늘은 넷이 모여서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지만 보자.
자, 예를 들어 볼게. 너희가 "내일 소풍을 가도 될까?" 하고 물었다고 해 봐.
먼저 옴이 일어나서 말해. "음, 가려면 뭘 먼저 확인해야 할까? 날씨, 선생님 말씀, 우리가 준비됐는지… 이 정도는 봐야겠지?" 옴은 이렇게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 차분히 짚어 줘.
그럼 티가 손을 번쩍 들어. "그래, 내가 일기예보 봤거든! 내일 맑대! 우리 갈 수 있어!" 티는 늘 가능성을 먼저 보지.
그때 타가 손을 들어 멈춰. "잠깐, 비 올 확률이 아직 20%나 남아 있어. 가다가 하늘이 어두워지면 어쩌지?" 타는 위험한 구석을 놓치지 않아.
그러다 음이 조용히 끼어들어. "어라… 그런데 예보지 맨 아래 작게 뭐라고 쓰여 있는데? '산사태 주의보'래. 우리가 가려던 그 산 아니야?" 음은 아무도 안 본 데서 이상한 걸 찾아내지.
〔그림: 티·옴·타·음이 일기예보지 한 장을 함께 들여다보며 서로 다른 표정을 짓는 모습〕
이제 넷이 다 한마디씩 했어. 만약 한 친구한테만 결정을 맡기면 어떻게 될까?
그런데 넷이 함께 생각하면 답이 이렇게 나와. "날씨는 좋은데 산사태 위험이 있으니까, 일단 선생님께 여쭤보자. 위험하다고 하시면 가지 말고, 괜찮다고 하시면 우산 챙겨서 가자!"
보이지? 한 명이 정한 것보다 넷이 함께 생각하니까 훨씬 야무진 결정이 나왔어. 이게 크라우니가 친구를 부르는 이유야.
조금 더 어려운 문제로 가 보자. 너희 반 친구 하나가 너한테 이렇게 묻는다고 해.
"나 컴퓨터 영재반에 들어가고 싶은데… 들어갈 수 있을까?"
보통 사람은 "응, 넌 할 수 있어!" 아니면 "에이, 넌 못 해." 둘 중 하나로 대답하지. 그런데 크라우니라면 친구 넷을 부를 거야.
먼저 옴이 차분히 살펴. "음, 확인할 게 많네. 영재반 시험이 언제지? 수학 성적은 어때? 코딩은 해 봤고? 요즘 꾸준히 공부했어?" 이렇게 기준을 하나하나 세워.
그다음 티가 나서. "좋아! 최근 석 달 수학 평균이 80점 넘었지, 코딩도 해 봤지, 지난달 대회에서 상도 탔잖아. 이만하면 충분히 도전할 만해!"
그럼 타가 손을 들어. "기다려 봐. 경쟁률이 10대 1이래. 너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 만약 떨어지면 마음 많이 아플 텐데?"
그러다 음이 가만히 입을 열어. "그런데… 엄마가 너한테 영재반은 부담 갖지 말라고 하셨다며? 남들이 바라는 거 말고, 너는 진짜로 어떻게 하고 싶어?" 음은 아무도 묻지 않은 진짜 마음을 짚어.
〔그림: 네 친구가 고민에 빠진 한 친구를 둘러싸고 저마다 다른 표정으로 들어 주는 모습〕
넷이 차례로 말하고 나면, 결정이 이렇게 단단해져.
"나는 정말 가고 싶으니까 한번 도전하자. 하지만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 떨어져도 괜찮다는 마음을 먼저 챙기자. 그리고 영재반이 아니어도 코딩은 어디서든 계속 배울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자."
봤지? "응 아니면 아니" 둘 중 하나로 끝났을 일이, 네 친구의 목소리를 다 들으니까 훨씬 지혜로워졌어.
여기서 친구들이 궁금해할 거야. "그냥 혼자 정하면 빠르잖아. 왜 귀찮게 넷을 다 불러?"
이유는 이래. 한 친구한테만 맡기면 한쪽만 보게 돼. 티만 부르면 좋은 면만 보다가 떨어질 준비를 못 하고, 타만 부르면 위험한 면만 보다가 아예 도전을 안 해. 어느 쪽이든 절반만 맞춘 결정이지.
그런데 넷을 다 부르면 이렇게 돼.
그러니까 어느 한구석도 빠뜨리지 않은 결정이 나오는 거야. 축구팀이 공격만 하거나 수비만 하는 게 아니라, 둘을 같이 해야 이기는 것처럼 말이지.
그리고 사실 우리가 첫 장에서 헷갈려한 그 수수께끼 — 맘과 포네와 크라우니원가 어떻게 한 살림처럼 돌아가는가 — 도 똑같아. 셋을 억지로 하나로 합치려니까 헷갈렸던 거야. 맘은 마음을 표현하는 자리, 포네는 가치를 안전하게 담는 자리, 크라우니원는 사고파는 자리 — 이렇게 셋으로 나눠서 각자 제자리를 주면, 하나도 안 헷갈리고 척척 어울려 돌아가. 다르니까 싸우는 게 아니라, 다르니까 한 팀이 되는 거지. 친구 넷이 그러는 것처럼 말이야.
여기 재미있는 게 하나 있어. 크라우니는 매번 네 친구를 다 부르진 않아. 어떤 때는 셋만으로도 충분하거든.
쉬는 시간에 친구 하나가 넘어져서 다쳤다고 해 봐. 이건 천천히 "생각해 볼" 시간이 없어. 곧장 보건실로 달려가야 하는 상황이지. 이럴 땐 옴만 나서면 돼. "어디 아파? 어디 부딪쳤어? 움직일 수 있어?" 차분히 확인하고 바로 데려가는 거야.
또 다른 경우. 여행을 갔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고 해. 빨리 정해야 하는 일이지. 이럴 땐 티·옴·타 셋이 나서. 옴이 "우산 있어?" 묻고, 티가 "있네! 가자!" 하고, 타가 "젖으면 안 되니까 처마 밑으로 붙어 가자!" 하는 거야. 셋이서 후딱 결정해.
그럼 음은 언제 깨어날까? 음은 아무도 예상 못 한 일을 맡는 친구야. 여행 중에 갑자기 누가 넘어지거나, 지갑을 잃어버리거나, 어디서 이상한 소리가 나거나 — 이런 "어? 이게 뭐지?" 싶은 순간이 오면 그제야 음이 눈을 번쩍 떠. "잠깐, 뭔가 이상한데?"
〔그림: 상황마다 떠오르는 친구가 다른 모습 — 다친 친구엔 옴만, 쏟아지는 비엔 티·옴·타, 알 수 없는 일엔 음이〕
그러니까 친구들, 매번 넷을 다 부를 필요는 없어. 문제가 어떤 얼굴을 하고 왔는지 보고, 거기 맞는 친구를 부르면 돼. 그것도 셋으로 나눠 생각하는 지혜의 한 부분이야.
기억나? 우리가 앞에서 만났던 참, 거짓, 모름 — 그 셋이 바로 이 네 친구한테서 나온 거야.
그러니까 문제를 셋으로 나눠 결정하는 법은, 결국 참·거짓·모름이라는 세 가지 답으로 이어지는 거야. 네 친구가 모여서 회의를 하면, 마지막엔 늘 이 셋 중 하나로 마음이 정해지지.
그리고 여기가 정말 신기한 곳인데. 이 '셋'은 우리 크라우니의 가장 깊은 곳, 생각이 시작되는 그 뿌리에 콕 박혀 있어. 다음 장에서는 그 셋의 정체를 더 가까이 들여다볼 거야. 좋은 길, 가운데 길, 조심할 길 — 셋으로 나눠 보는 이 습관이, 어떻게 너를 점점 더 똑똑하게 만드는지. 그 생각하는 힘의 비밀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해볼까? 오늘 하루, 뭔가를 정할 때마다 가만히 물어봐. "지금 내 안의 티는 뭐라고 해? 옴은? 타는? 음은?" 네 친구를 다 불러서 들어 보는 거야.
첫 번째 책은 선물이에요. 가입하면 100맘을 드리니까, 두 번째 책부터 자유롭게 읽을 수 있어요. 친구를 추천하면 50맘도 생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