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 · CHAPTER 11

맘과 포네로 마음을 나누다

생각을 정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흙탕물을 가만히 두면 흙은 가라앉고 물은 맑아지듯이, 저도 한 가지 생각을 며칠씩 가만히 두고 기다릴 때가 많습니다. 앞 장에서는 신앙과 문화가 한 뿌리에서 자란 두 열매라는 큰 틀을 말씀드렸지요. 셋이 모여야 한 끼 밥상이 된다는 그 이야기 말입니다. 이제 그 틀을 안고, 조금 더 우리의 일상으로 내려와 보려 합니다.

당신의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돈이 흘러가면서 어떻게 마음까지 함께 전해지는지. 저는 거기에 우리의 진짜 삶이 있다고 믿습니다.

혹시 계모임을 해 보신 적 있으세요? 열 명이 모여 한 달에 한 번씩 십만 원씩 붓고, 돌아가며 곗돈을 타는 그 모임 말입니다. 계가 한 바퀴 돌 때마다 누군가는 밀린 가게 세를 내고 웃음이 터지고, 누군가는 짊어진 어깨가 한결 가벼워지고, 누군가는 새로 시작할 용기를 냅니다. 거기서는 돈이 그저 돈이 아닙니다. 신뢰로 흘러가는 물길이고, 사랑을 실어 나르는 그릇입니다.

제가 설계한 크라우니의 경제도 그와 닮았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씀드리면 더 깊습니다.

화폐는 겹겹이 있어요

여러분의 지갑을 한번 열어 보세요. 안에는 현금이 있고, 체크카드가 있고, 어쩌면 어느 가게 상품권도 한 장 끼어 있을 겁니다. 저마다 역할이 다르지요. 라면을 사 들고 나올 땐 현금이 편하지만, 아이 학용품을 사러 갈 땐 그 문구점 상품권이 더 쓸모 있습니다.

제가 크라우니 경제를 세 칸으로 나눈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화폐는 겹겹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그것을 머니, 에셋, 웰스 세 층으로 쌓았습니다.

맨 아래층이 머니(Money)입니다. 이것은 일상의 화폐예요. 저는 이걸 크라우니원라고 부릅니다. 약 일 달러쯤 되는, 그냥 거래의 언어지요. 물건을 사고, 밥을 먹고, 버스를 탈 때 쓰는 그것.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누구나 믿고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손에 쥔 현금처럼요.

그 위층이 에셋(Asset)입니다. 에셋은 '자산'이라는 뜻인데, 머니보다 조금 더 무게가 있습니다. 매달 쓰고 비우는 현금이 아니라, 차곡차곡 쌓아 두는 저축통장에 가깝지요. 이 에셋 칸에 제가 두 가지를 나란히 놓았습니다. 하나는 포네(FONE), 또 하나는 맘(MOM)입니다.

이 두 가지가 오늘 제가 가장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포네는 약 일 달러 수준의 가치를 지닌, 자산처럼 행동하는 화폐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간이 지나도 슬금슬금 깎여나가지 않아요. 물가가 오르면 포네도 함께 따라 오릅니다. 집 한 채를 사 두면 세월이 흘러도 그 집의 가치가 사라지지 않듯이요. 포네는 여러분 인생의 바닥에 깔아 두는 '안정적인 자산'입니다. 든든한 은행통장 같은 거지요.

맘은 그보다 훨씬 작습니다. 약 일 센트 수준이에요. 정말 작은 단위입니다. 카페에서 한 잔 마실 때마다 찍어 주는 도장 한 개처럼요. 하지만 맘이 하는 일은 포네와 전혀 다릅니다. 맘은 '좋아요' 버튼처럼 일합니다. 누군가의 글에 마음이 움직일 때, 이웃에게 고마울 때, 아주 작은 마음 한 조각을 건네고 싶을 때 맘을 주고받습니다. 식당에서 슬쩍 놓고 나오는 팁처럼요.

〔오늘의 점검〕 여러분은 지금까지 어떤 '맘'을 나누어 오셨나요? 누군가에게 분명 고마웠고 입으로는 인사도 건넸는데, 그 마음이 어디에도 남지 않고 그냥 흩어져 버린 적은 없으셨나요?

안정에서 감정으로

포네와 맘은 같은 에셋 칸에 나란히 들어 있어도, 하는 일이 전혀 다릅니다. 한 지붕 아래 사는 형제 같지만 성격은 정반대지요.

포네는 '내 미래'를 위해 모으는 것입니다. 아이 대학 등록금, 노후에 기댈 저축, 부모님을 모셔야 할 날을 위한 준비금 같은 것들이 포네입니다. 포네는 개인의 자산이에요. 내가 쌓은 것은 내 것이고, 내가 거두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물론 이웃을 도우려 꺼내 쓸 수도 있지만, 포네를 쌓는 가장 큰 뜻은 '나와 내 가족의 안정'에 있습니다.

맘은 다릅니다. 맘은 '지금 여기, 이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볼게요. 할머니가 손주의 손을 가만히 잡을 때, 아직 어린 손주는 돈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손에서 전해지는 따뜻함은 또렷이 느낍니다. 세월이 흘러 손주가 자라 다른 누군가를 돌보게 될 때, 그 온기가 문득 떠오릅니다. 맘이 바로 그렇습니다. 돈 같으면서도 감정이고, 감정 같으면서도 기록입니다.

맘을 건네는 순간을 떠올려 보세요. 옆집 할머니가 심장 수술을 받으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하나요. 예전 같으면 밥 한 끼를 지어 들고 가거나 과일 한 봉지를 사 들고 갔습니다. 그 마음을 이제 맘으로도 건넬 수 있습니다. 시스템이 그것을 기록으로 남겨 주니까요. "이 사람이 그때 나를 응원해 주었구나. 나를 기억하고 있었구나." 그 마음이 사라지지 않고 남습니다.

맘의 아름다운 점은, 팁처럼 작다는 데 있습니다. 일 센트짜리 동전을 여럿 모으듯, 우리가 매일 흘려보내던 '작은 감정의 표현'을 그러모아 담아낼 수 있어요. 이름난 사람의 큰 기부도 귀하지만, 평범한 이웃 열 명이 건네는 맘은 그보다 더 따뜻합니다. 거기엔 "너도 이 마음 알지?" 하는 말없는 끄덕임이 함께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바뀌는 건 아주 작은 데서부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전쟁도, 평화도, 한 문명의 큰 전환도, 결국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결정 위에 차곡차곡 쌓인 것이라고요. 역사책에 큰 글씨로 적힌 사건도, 그 뿌리를 더듬어 보면 수백만의 사람이 '그날 아침 이웃에게 건넨 말 한마디'에서 비롯되곤 합니다.

맘의 경제는 바로 그 작은 마음을 눈에 보이게 만든 것입니다. 아무도 보지 못한 채 그냥 흩어진다고 여겼던 '그 작은 따뜻함'을 신뢰로 바꾸어, 누군가의 내일을 가능하게 하는 일이지요.

제가 크라우니를 처음 설계하던 날, 가장 먼저 마음에 품은 것이 무엇이었을까요. 큰돈을 벌게 해 주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일상에서 느끼는 그 '고립감'을 덜어 내는 일이었습니다. 누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가 당신과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요. 그 차이는 작아 보여도 결코 작지 않습니다.

포네로 당신의 안정을 지키고, 맘으로 곁에 선 사람들과 감정의 끈을 묶는 것. 이것이 바로 제가 에셋 칸에 두 가지를 나란히 놓은 까닭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미리 귀띔해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 머니와 에셋의 더 깊은 안쪽에는 '웰스(Wealth)', 즉 진짜 부의 층이 있습니다. 크라우니라는 부가 가장 깊은 자리에 있고, 그 너머로 한선과 선호라는 이름의 더 큰 부가 차례로 열리도록 설계해 두었지요. 다만 그 이야기는 아직 다 풀어 놓을 때가 아닙니다. 앞으로 세상이 한 걸음씩 자라며 천천히 열릴 미래의 문이니까요. 오늘은 우리 손에 가장 가까이 있는 맘과 포네까지만, 마음에 꼭 담아 두시면 됩니다.

〔오늘의 실천〕 오늘 하루, 누군가에게 고마움 한 마디를 건넬 때, 그 마음이 흩어지지 않고 또렷한 기록으로 남는 장면을 한번 상상해 보세요. 당신의 감정이 시스템에 눈금처럼 새겨지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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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로 오늘을 살고, 에셋으로 마음과 안정을 쌓았으니, 이제 그 아래 가장 깊은 자리에 놓인 부의 칸으로 내려가 볼 차례입니다. 다음 장에서 화폐의 세 칸 — 머니·에셋·웰스가 어떻게 한 몸으로 이어지는지, 그 마지막 칸의 문을 함께 열어 보겠습니다.

내 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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