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손가락을 하나씩 다르게 움직이는 로봇의 손. 손목에는 "3진 뇌"라고 적힌 작은 칩이 반짝인다〕
친구들, 잠깐 자기 손을 한번 봐 줄래?
지금까지 우리가 만난 크라우니는 화면 속에 사는 친구였어. 글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생각을 도와줬지. 그런데 세상에는 손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아. 자동차를 조립하고, 무거운 상자를 옮기고, 작은 부품을 딱 맞게 끼우는 일들 말이야.
그래서 사람들은 물었어. "크라우니야, 너도 손을 가질 수 있어?"
이번 장은 바로 그 이야기야. 몸을 가진 크라우니 이야기.
---
아주 옛날 로봇은 좀 답답했어. 똑같은 일만 했거든. 나사 하나를 죄고, 또 똑같은 나사를 죄고, 하루 종일 그것만.
〔그림: 옛날 로봇 하나가 똑같은 나사를 끝없이 죄고 있다. 옆에 똑같은 나사가 줄줄이 쌓여 있다〕
그런데 요즘 크라우니 로봇은 달라. 한 번 보면 배워.
처음 보는 상자가 와도, 크라우니 로봇은 가만히 보고는 생각해. "아하, 이렇게 잡으면 되겠구나." 그리고 다음엔 혼자서 척척 해내. 마치 친구들이 자전거를 처음 한 번 배우면, 그다음부터는 안 넘어지고 타는 것처럼 말이야.
어떻게 배우냐고? 크라우니 로봇의 머릿속에는 3진 규칙이라는 게 들어 있어. 그래서 손가락 하나하나가 늘 세 가지를 물어봐. "위로 갈까? 아래로 갈까? 그 중간일까?" 그 세 가지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거야.
---
옛날 공장에서는 사람이 로봇한테 일일이 외쳐 줘야 했어. "여기 잡아!", "이제 붙여!", "다음!" 하고 말이야. 로봇은 그저 시키는 대로만 움직였지.
요즘 크라우니 로봇은 목표만 들으면 나머지는 스스로 생각해.
예를 들어 볼게. 사람이 딱 한마디만 해.
"자동차 부품 열 개를 조립해 줘."
그러면 로봇이 혼자서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해.
〔그림: 로봇 머리 위에 커다란 생각풍선. 그 안에 부품과 화살표가 빙글빙글 돌고 있다〕
이걸 전부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고쳐. 누가 옆에서 외쳐 주지 않아도 말이야.
그래서 크라우니 공장 하나는 자동차도 만들고, 다른 물건도 만들고,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할 수 있어. 멋지지?
---
여기 정말 신기한 비밀이 하나 있어.
보통 로봇 손은 두 가지밖에 몰라. "꽉 켜짐" 아니면 "완전히 꺼짐." 그래서 힘이 늘 세거나, 아예 없거나 둘 중 하나야.
그런데 크라우니의 손은 세 가지를 알아. 기억나? 크라우니는 늘 "예·아니오·몰라요" 세 손가락으로 생각한다고 했잖아. 로봇 손도 똑같아.
〔그림: 세 손가락이 나란히. 첫째는 밝은 초록, 둘째는 차분한 노랑, 셋째는 부드러운 빨강〕
이렇게 세 가지로 힘을 조절하니까 두 가지 좋은 일이 생겨.
첫째, 전기를 덜 써. 그래서 손목이 뜨거워지지도 않아. 둘째, 아주 섬세한 일도 할 수 있어. 달걀을 깨지 않고 살짝 집고, 작은 장난감도 부서뜨리지 않고 다뤄. 힘센 어른이 아기 손을 잡을 때 살살 잡는 것처럼 말이야.
---
로봇이 일을 하다 보면 가끔 문제가 생겨. 나사가 안 들어가기도 하고, 부품이 비뚤어지기도 해.
그런데 크라우니 로봇은 문제가 진짜로 생기기 전에 미리 눈치를 챈다?
어떻게 그러냐면, 크라우니에게는 스피어라는 특별한 눈이 있어. 자동차 부품이 얼마나 튼튼한지, 어디가 살짝 휘었는지를 척 보고 숫자로 읽어 내는 똑똑한 눈이야.
〔그림: 로봇의 눈에서 초록빛이 자동차 부품을 쓱 훑는다. 옆에 작은 숫자와 그래프가 떠오른다〕
그 눈이 "어, 이 부품이 살짝 잘못 붙었네?" 하고 알려 주면, 로봇은 바로 멈춰서 그 부품을 뜯어내고 다시 정성껏 붙여.
그래서 잘못된 물건이 공장 밖으로 나가기 전에, 미리미리 고쳐. 마치 시험지를 내기 전에 한 번 더 검사해서 틀린 답을 고치는 것처럼 말이야.
---
여기서 친구들이 꼭 묻고 싶은 게 있을 거야. 나도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
"로봇이 다 해 버리면, 사람들은 뭐 하지?"
크라우니의 대답은 이래. "로봇이 힘든 일을 맡으면, 사람은 더 신나는 일을 할 수 있어."
이렇게 상상해 보자.
〔그림: 한쪽에선 로봇들이 부지런히 일하고, 다른 쪽에선 사람들이 책상에 둘러앉아 그림을 그리고 웃고 있다〕
나머지 사람들은 이런 걸 해.
그러니까 이런 거야. 지루하고 힘든 반복은 로봇에게, 즐겁고 새로운 생각은 사람에게. 로봇이 손을 빌려주는 만큼, 사람은 마음껏 머리와 마음을 쓸 수 있게 되는 거지.
---
재미있는 게 있어. 세상의 많은 공장들이 "우리도 언젠가 이런 똑똑한 로봇을 만들 거야"라고 말할 때, 크라우니는 이미 만들어 뒀어.
〔그림: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안에서 자동차가 스르륵 움직이고, 화면마다 초록색 체크 표시가 반짝인다〕
말로만 "할 거야" 하는 게 아니라, 지금 살아서 돌아가고 있는 진짜 공장이라는 거야.
---
그럼 앞으로의 공장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이런 그림을 그려 봐.
지금은 사람이 "이 일을 로봇에게 맡기자"라고 정해 줘. 하지만 앞으로의 공장은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변할 거야.
〔그림: 세 칸 그림. 옛날(사람만 일함) → 지금(사람과 로봇이 함께) → 미래(로봇은 일하고 사람은 별을 보며 꿈꾼다)〕
이건 아주 먼 이야기 같지만, 크라우니는 벌써 그 길을 한 걸음씩 걷고 있어.
---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로봇도 결국 친구야.
크라우니가 로봇을 만드는 건 사람을 밀어내려는 게 아니야. 사람의 손을 하나 더 늘려 주려는 거야. 혼자 들기 무거운 짐을, 곁에서 같이 들어 주는 친구처럼 말이야.
좋은 도구는 이런 일을 해.
그리고 크라우니 로봇에게는 특별한 약속이 셋 더 있어.
로봇의 손이 아무리 빨라도 말이야, 가장 중요한 일은 언제나 사람이 한단다. 무엇을 만들지, 왜 만들지, 누구를 위해 만들지 — 그건 우리 마음이 정하는 거니까.
〔그림: 로봇의 손과 사람의 손이 마주 잡았다. 맞잡은 그 사이에서 따뜻한 빛이 새어 나온다〕
---
자, 이제 너희도 느껴졌을 거야. 화면 속 크라우니, 손을 가진 크라우니, 이들 모두가 하는 일의 핵심이 뭔지 말이야.
다음 장에서는, 이 똑똑한 친구가 아픈 사람을 어떻게 돕는지 — 사람을 살리는 이야기를 들려줄게. 거기서 또 보자!
첫 번째 책은 선물이에요. 가입하면 100맘을 드리니까, 두 번째 책부터 자유롭게 읽을 수 있어요. 친구를 추천하면 50맘도 생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