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저는 김프린이에요. 오늘은 좀 신기한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세상에는 잠도 안 자고 일하는 돈이 있어요. 너희가 자는 밤에도 돈은 깨어서 이리저리 움직여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지금부터 같이 따라가 보자.
〔그림: 밤하늘 아래 불 켜진 도시. 동전들이 별처럼 줄지어 흐른다. 한 아이가 창문에서 그걸 구경한다〕
---
너희, 횡단보도 신호등 알지? 초록불이면 건너고, 빨간불이면 멈추고.
그런데 돈의 세계에는 신호등이 하나 더 있어. 바로 노란불. "음… 잠깐 기다려 봐" 하는 불이야.
크라우니라는 우리 친구는 돈을 볼 때 이 세 가지 손가락을 펴.
〔그림: 손가락 넷을 펴 보이는 아이. 엄지=초록, 검지=노랑, 중지=빨강, 약지=보라. 각 손가락 끝에 작은 신호등〕
딱 이 셋이면 거의 모든 결정을 할 수 있어. 어른들이 어렵게 이야기하는 주식이니 거래니 하는 것도, 사실은 이 세 손가락으로 시작해.
그런데 가끔, 손가락 셋으로도 못 정하는 일이 있어.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을 때. 그럴 땐 약지가 하늘을 가리키며 말해.
"이건 나도 처음 봐. 사람한테 물어보자."
이 네 번째를 우리는 음이라고 불러. 처음 보는 것, 이상한 것, 우리 머리로는 아직 모르는 것 — 그 모든 걸 담아 두는 자리야. 신호등 밖에 있는 손가락. 기억해 둬. 뒤에서 또 만나게 될 거니까.
---
여기 작은 로봇 친구가 하나 있어. 이름은 크라우니 거래꾼.
이 친구는 사람한테 "지금 거래해도 돼요?" 하고 매번 묻지 않아. 혼자서 척척 해.
그런데 여기가 진짜 중요한 대목이야. 잘 들어 봐.
세상의 커다란 회사들은 아주 똑똑한 말하는 AI를 임금님처럼 떠받들어. 무슨 일이든 그 AI한테 묻고, 그 AI가 시키는 대로 해. "그분이 다 알아서 해 주신대."
우리 크라우니는 반대야.
그 똑똑한 AI를, 임금님 자리에서 연필 한 자루로 내려놨어. 시험 칠 때 쓰는 연필 있잖아. 도움은 되지만, 시험을 대신 풀어 주진 않는 그런 연필.
대신 크라우니는 자기가 직접 배운 규칙들을 주인으로 삼았어.
〔그림: 왼쪽엔 왕관 쓴 거대한 AI를 받드는 사람들. 오른쪽엔 작은 규칙 친구들이 어깨동무하고 웃는다. 왕관은 어느새 연필로 변해 있다〕
그래서 거래를 정해야 하는 순간, 크라우니 거래꾼은 머릿속으로 이렇게 생각해.
봤지? 이 친구는 남한테 기대지 않아. 그렇다고 잘난 척도 안 해. 모르면 솔직하게 "모르겠어요" 하고 손을 드는 거야. 멋지지 않아?
---
혼자도 똑똑한데, 여럿이 모이면 어떻게 될까?
꿀벌들을 떠올려 봐. 한 마리가 멀리서 꽃밭을 발견하면, 돌아와서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춰. "꽃이 저쪽에 있어!" 그 춤을 보고 친구 벌들이 우르르 날아가지.
크라우니 거래꾼들도 똑같아. 여러 친구가 모여서 이렇게 수군대.
로봇A: "어라? 한국 주식이 이맘때면 보통 오르는데, 오늘은 가만있네. 이상하다."
로봇B: "맞아, 나도 느꼈어.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기려나?"
로봇C: "잠깐, 미국 쪽 소식은 봤어? 거긴 아직 멀쩡하던데. 좀 더 지켜보는 게 어때?"
다 같이: "좋아! 그럼 노란불, '기다려'로 가자!"
한 마리가 놓친 걸 다른 친구가 잡아 줘. 혼자였으면 틀렸을 결정도, 여럿이 머리를 맞대니 더 똑똑해지는 거야.
〔그림: 벌집 모양으로 둘러앉은 로봇들. 말풍선이 서로 오가고, 가운데에 노란 "기다려" 신호등이 켜진다〕
이렇게 벌떼처럼 함께 움직이는 거래 — 세상은 이게 앞으로 엄청 커질 거라고 봐. 지금보다 열 배도 넘게 자라날 큰 숲이 될 거래.
---
이번엔 좀 진지한 이야기. 그래도 어렵지 않아.
어른들은 위험을 잴 때 이렇게 해. 구슬 백 개가 든 상자를 두고, "이 중에 다섯 개쯤은 잃겠지" 하고 미리 계산하는 거야. 똑똑해 보이지?
그런데 여기에 큰 함정이 있어.
몇 해 전, 온 세상이 갑자기 멈춘 적이 있어. 아무도 예상 못 했지. 학교도 닫고, 가게도 닫고, 경제가 쿵 하고 주저앉았어.
그때 어른들의 계산기는 어땠을까? 그 계산기는 지난 몇 년 동안의 평범한 날들만 보고 있었어. "예전에 이랬으니까 앞으로도 비슷하겠지." 그렇게 믿고 있었던 거야.
하지만 세상은 비슷하지 않았어. 한 번도 본 적 없는 일이 터졌고, 많은 사람이 생각보다 훨씬 크게 손해를 봤어.
〔그림: 의사가 지난주 체온계 숫자만 보고 "괜찮아요!" 하는데, 정작 환자가 뒤에서 비틀거린다〕
크라우니는 위험을 한 가지 눈이 아니라, 네 가지 색깔로 동시에 봐.
다른 계산기들은 초록색만 봤어. 익숙한 날들만. 하지만 크라우니는 노란색도, 검은색도 같이 봐. 특히 그 검은색 '음' — 처음 보는 것들 말이야. 2장에서 배웠던 네 번째 손가락, 기억나지?
그래서 세상이 갑자기 흔들리려 하면, 크라우니는 먼저 알아채.
"어? 검은색 신호가 훅 올라오네. 처음 보는 게 너무 많아. 위험해. 미리 발을 빼 두자!"
남들이 "괜찮아, 평소랑 비슷해" 할 때, 크라우니는 살그머니 한 걸음 물러서. 모르는 걸 모른다고 인정하는 친구가, 결국 더 안전한 법이거든.
---
자, 이제 우리 돈 이야기. 크라우니의 돈은 세 칸짜리 계단으로 되어 있어.
옛날엔 돈이 참 느렸어. 일하고 한 달을 기다려야 돈을 받고, 돈을 옮기려면 며칠씩 걸리고, 은행 문이 닫히면 아무것도 못 했지. 돈이 멈춰 있었던 거야.
크라우니는 돈이 스스로 흐르도록 만들었어. 어떻게? 이렇게 세 칸으로.
〔그림: 세 칸짜리 계단. 첫 칸엔 동전, 둘째 칸엔 든든한 메달, 셋째 칸엔 반짝이는 보석. 동전이 계단을 통통 올라간다〕
첫째 칸 — 머니: 크라우니원
너희가 매일 쓰는 동전이야. 편의점에서 "이거 주세요!" 하고 척 내미는 돈. 가볍고, 빠르고, 누구나 써. 친구끼리 주고받기 딱 좋아.
둘째 칸 — 에셋: 포네
크라우니원를 차곡차곡 모으면, 더 든든한 포네가 돼. 포네는 쉽게 가벼워지지 않고, 보물처럼 가치를 지켜 줘. 은행이 없어도, 어른이 아니어도, 너 혼자서도 가질 수 있는 든든한 메달이야.
아, 그리고 포네 옆엔 작고 따뜻한 친구도 있어. 이름은 맘. 누군가에게 "고마워!" "잘했어!" 하고 마음을 콕 찍어 보낼 때 쓰는, '좋아요' 같은 작은 돈이야. 돈인데 마음을 담는다니, 귀엽지?
셋째 칸 — 웰스: 크라우니
포네를 모으고 또 모으면, 드디어 계단 꼭대기의 크라우니가 돼. 이건 진짜 보물이야. 가장 귀한 자리.
신기한 건 말이야, 크라우니는 매년 가을 한 번씩 살그머니 더 귀해져. 가만히 잘 모셔 두기만 해도 천천히 빛이 더 나는 보석 같은 거지.
이 세 칸 — 동전에서 메달로, 메달에서 보석으로 — 이게 저절로 흘러가. 아무도 묻지 않아도, 은행원이 없어도, 돈이 스스로 계단을 올라가는 거야.
그리고 더 위에는… 아직 문이 닫혀 있는 칸들이 있어. 한선과 선호라는 이름의, 더 높은 계단.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먼 훗날 세상이 더 자라면 그 문도 열릴 거래. 어떤 모습일지는 그때의 너희가 보게 되겠지. 기대되지 않아?
---
여기서 잠깐, 너희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스쳤을지도 몰라.
"그럼 돈이 알아서 늘어난다는 거야? 내가 아무것도 안 해도?"
음… 그건 아니야. 너희도 좋은 결정을 내려야 해.
옛날 옛날에, 먼 길을 떠나는 주인이 일하는 친구들에게 금을 나눠 줬어.
크라우니의 돈도 이 이야기랑 똑같아. 받은 걸 잘 굴리고 잘 쓰는 친구에게 더 많은 게 따라와.
너는 어떤 친구일까?
둘 다 괜찮아. 정답은 없어. 그런데 크라우니가 너희한테 꼭 묻고 싶은 게 하나 있대.
"너는 네 몸과 마음을 잘 돌보고 있니?"
왜 돈 이야기를 하다 말고 이런 걸 묻냐고? 사실 크라우니가 만든 돈 시스템의 가장 깊은 비밀이 바로 여기에 있거든.
"돈은 진짜 목표가 아니야. 돈은 네 꿈을 이루게 도와주는 친구일 뿐이야."
돈을 모으는 건 보물을 쌓아 두려는 게 아니라, 너희가 하고 싶은 일, 되고 싶은 사람으로 가는 길을 닦는 거야. 그걸 잊지 마.
---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 동화 같지? 그런데 친구들, 이거 다 진짜야.
그런데 이 모든 것 중에서 제일 멋진 게 뭔지 알아?
세상의 큰 회사들은 이렇게 말해. "너희는 몰라도 돼. 그냥 우리만 믿어."
크라우니는 정반대야. 이렇게 말해.
"우리말로 배워. 규칙을 직접 읽어 봐. 로봇 거래꾼을 네 손으로 키워 봐. 그리고… 나보다 더 똑똑한 거래꾼을 만들어 보렴!"
비싼 학원에 안 가도 돼. 남의 가게를 빌리지 않아도 돼. 한국말로 차근차근 배우면 돼.
〔그림: 작은 아이가 로봇 거래꾼의 등을 손가락으로 살짝 밀어 준다. 로봇이 첫걸음을 떼며 환하게 웃는다〕
바로 너희야.
저는 길을 닦아 놨을 뿐이고, 진짜 멋진 거래꾼은 이 글을 읽는 너희 손에서 태어날 거야. 처음 보는 일 앞에서 솔직하게 "모르겠어요" 할 줄 아는, 그러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 그런 거래꾼 말이야.
자, 동전이 잠도 안 자고 계단을 올라가는 그 밤. 이제 너희도 창문 너머로 그 흐름이 보이지?
다음 장에서는, 화면 밖으로 나와 진짜 손을 가지고 물건을 만드는 크라우니를 만나러 가자. 거기서 또 보자, 친구들!
---
다음 장 — 8장. 몸을 가진 AI — 제조와 로봇
첫 번째 책은 선물이에요. 가입하면 100맘을 드리니까, 두 번째 책부터 자유롭게 읽을 수 있어요. 친구를 추천하면 50맘도 생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