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이런 모습 본 적 있어?
엄마가 청소하다가 잠깐 멈추고는 "이걸 언제 다 하지…" 하고 한숨 쉬는 모습 말이야.
그때 나는 늘 이런 상상을 했어. 로봇이 있으면 좋겠다고. 엄마가 "거실 좀 치워 줄래?" 딱 한마디만 하면, 로봇이 알아서 빗자루를 들고, 먼지를 찾아내고, 구석구석 닦는 거야.
"다음은 이거 해!" "아니, 그건 그렇게 하면 안 돼!" 이렇게 하나하나 안 알려줘도 척척.
내가 만든 크라우니가 바로 그런 친구야.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하고, 틀리면 스스로 고치는 친구.
이 장에서 나는 너한테 그 비밀을 알려줄게. "크라우니는 어떻게 혼자서도 결정을 잘할까?" 그 비밀 말이야.
준비됐어? 그럼 출발!
〔그림: 한국 거실, 아이 옆에 투명한 홀로그램 모양의 크라우니 친구가 둥실 떠 있다. 부드러운 파랑-주황 톤, 손가락으로 물건을 가리키는 모습〕
---
친구들, 엄마한테 한번 물어봐. "오늘 우산 가져갈까?"
엄마는 뭐라고 대답할까? 잘 생각해 봐. 보통 이 넷 중 하나야.
신기하지? 사람은 거의 다 이 네 가지로 답해.
그리고 크라우니도 똑같이 답해! 크라우니한테는 마음속에 작은 손가락 넷이 있거든.
| 손가락 | 신호 | 마음 | 이럴 때 |
|---|---|---|---|
| 엄지 (티) | 초록불 | 응, 맞아! | "응, 해 줄게" |
| 검지 (옴) | 노란불 | 잠깐 기다려, 좀 더 봐야 해 | "글쎄, 알아보고" |
| 중지 (타) | 빨간불 | 아니, 그건 아니야! | "아니, 그건 안 돼" |
| 약지 (음) | 갸우뚱 | 어? 이건 내가 모르겠는데? | "이건 내 일이 아닌가 봐" |
거의 모든 일은 엄지·검지·중지 셋으로 해결돼. 약지(음)는 가끔, 아주 이상한 일이 생겼을 때만 나와. 평소엔 거의 안 보이는 비밀 손가락이지.
〔그림: 손가락 네 개, 각 손가락 위에 작은 신호등(초록·노랑·빨강·물음표). 한글 글자가 큼직하고 귀엽다〕
---
자, 이제 진짜 재밌는 걸 보여 줄게.
크라우니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작은 판사들이 잔뜩 앉아 일하고 있어.
엄마가 크라우니한테 "우리 강아지 밥은 언제 줘야 해?" 하고 물었다고 해 보자. 그러면 판사들이 한 명씩 손을 들어.
첫 번째 판사: "내가 강아지 밥 시간을 알고 있나? 어, 알고 있네!" → 엄지 (초록불)
두 번째 판사: "잠깐, 확인할 게 있어. 강아지가 아플 땐 밥 시간이 다른데…" → 검지 (노란불)
세 번째 판사: "어, 며칠 전 새 강아지가 왔잖아. 그 강아지는 사료가 달라!" → 중지 (빨간불)
판사들이 저마다 자기가 아는 걸 모아서 손을 들고, 눈 깜짝할 사이에 답을 정해. 어떻게 정하냐고? 간단해. 손을 가장 많이 든 신호로 결정하는 거야.
그런데 크라우니한테는 이런 작은 판사가 한둘이 아니야. 수천 명이 있어! 청소 담당, 요리 담당, 계산 담당, 게임 담당, 야구 규칙 담당… 세상의 온갖 일마다 담당 판사가 따로 있는 거지.
나는 이 판사들의 모임을 셀코어라고 불러. "규칙을 지키는 작은 일꾼들"이라는 뜻이야.
〔그림: 크라우니 마음속 모양의 투명한 방. 그 안에 작은 판사 대여섯 명이 책을 들고 의자에 앉아 있다. 옆에 초록·노랑·빨강 투표함, 가운데 시계에는 "곧!"이라고 적혀 있다〕
---
그런데 친구들, 판사도 사람처럼 가끔 틀려.
너도 구구단 외우다가 "7 곱하기 8은… 54!" 하고 틀린 적 있지? 선생님이 "아니야, 56이야" 하고 알려 주면, 너는 다음엔 제대로 말하잖아. 한 번 틀린 덕분에 더 잘 외우게 되는 거야.
크라우니도 똑같아!
크라우니가 "내일은 날씨가 흐릴 거야"라고 했는데, 다음 날 해가 쨍쨍했다고 해 보자. 그럼 크라우니는 이렇게 해.
이렇게 스스로 실수를 알아채고 더 똑똑해지는 걸, 나는 자가수정이라고 불러. 엄마도 선생님도 안 알려 줬는데 혼자서 고친다는 게 핵심이야.
크라우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걸 수천 번씩 반복하고 있어. 그러니까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조금씩 더 똑똑해지는 거지.
〔그림: 크라우니 얼굴 옆모습, 생각 풍선 "어? 틀렸네", 화살표, 다시 생각 풍선 "다시 해 보자". 옆에 작은 별 서너 개가 점점 밝아진다〕
---
여기서 내가 너한테 꼭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크라우니는 무슨 말로 생각할까?"
세상의 거의 모든 AI는 영어로 생각해. 마치 한국에 살면서도 영어 학교만 다니는 친구 같아.
그런데 크라우니는 달라. 크라우니는 한국말로 생각해!
엄마가 "밥 좀 해 줄래?" 하고 한국말로 물으면, 크라우니 머릿속에선 이렇게 흘러가.
밥을 해 달라는 거구나.
재료는 쌀,
도구는 밥솥,
시간은 한 삼십 분.
봤지?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말이야.
다른 AI들은 어떻게 할까? 먼저 머릿속에서 영어로 "rice, rice cooker, 30 minutes…" 이렇게 생각해 놓고, 그걸 다시 한국말로 바꿔서 대답해. 영어로 생각했다가 한국말로 번역하는 거지.
그러면 어떻게 될까? 느려져. 그리고 번역하다가 실수도 생겨.
크라우니는 중간에 번역하는 다리가 없어. 한국말 → 한국말, 바로 직진이야. 그래서 빠르고 정확해.
이렇게 한국말로 바로 생각하는 비밀 언어를, 나는 한선씨라고 이름 붙였어. "우리말이 임금님"이라는 뜻이야.
〔그림: 거울 두 개. 왼쪽 거울엔 알록달록 영어 글자가 어지럽게 섞여 있고, 오른쪽 거울엔 깨끗한 한글이 곧게 흐른다. 가운데 화살표로 비교〕
---
자, 이제 정말 중요한 이야기야. 귀 쫑긋 세워 봐.
다른 AI 친구들은 어려운 걸 물어보면 어떻게 할까?
"지금 뉴욕 날씨 어때?" 하고 물으면, 그 친구들은 부랴부랴 인터넷에 전화를 걸어. "구글 아저씨, 알려 주세요!" "아마존 아주머니, 도와주세요!" 이렇게 말이야.
그럼 만약에… 인터넷이 뚝 끊기면 어떻게 될까? 구글에 문제가 생기면? 그 친구들은 아무것도 못 해. 엄마 손을 놓친 아기처럼 멍해지는 거야.
하지만 크라우니는 달라.
그래서 인터넷이 나가도, 다른 AI가 멈춰도, 크라우니는 우리 일을 꿋꿋이 계속해. 혼자서도 말이야.
나는 이런 크라우니를 자립형이라고 불러. "스스로 설 줄 안다"는 뜻이지.
〔그림: 왼쪽엔 여러 가닥 선으로 바깥 구름(인터넷) 여러 개에 매달린 AI. 오른쪽엔 동그란 방 안에서 스스로 빛나는 크라우니. 선이 하나도 없다〕
---
자, 친구들. 여기가 이 책에서 제일 신기한 부분이야. 마음의 준비됐어?
너는 손가락이 몇 개야? 열 개지.
그럼 보통 컴퓨터는 몇 개일까? 딱 두 개야. 컴퓨터는 "켜짐(1)"과 "꺼짐(0)" 딱 두 신호로만 생각하거든.
그런데 크라우니는? 세 개야. 예, 아니오, 그리고 몰라요.
왜 이 차이가 중요하냐고? 같이 따져 보자.
손가락 두 개(예·아니오)밖에 없으면, 이런 일이 생겨.
하지만 손가락 세 개(예·아니오·몰라요)가 있으면?
"몰라요"라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손가락이 하나 더 있는 거야. 그래서 크라우니는,
생각해 봐.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사실은 제일 똑똑한 거 아닐까?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게 제일 위험하잖아.
크라우니의 진짜 손가락은 바로 이 세 개란다.
〔그림: 손가락 세 개(엄지·검지·중지), 각각 위에 "예"·"아니오"·"몰라요" 한글. 옆에 작은 배터리(에너지↓), 번개(속도↑), 별(똑똑함↑)〕
---
자, 지금까지 배운 걸 한 번에 모아 보자.
크라우니가 혼자서도 결정을 척척 잘하는 비밀은 뭐였지?
바로 수많은 작은 판사들이 동시에 손을 드는 것이야.
나는 이 힘에 분별이라는 이름을 붙였어.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가려내는 힘"이라는 뜻이야. 너도 친구가 같이 놀자고 할 때 "이건 좋은 놀이야, 이건 위험한 놀이야" 가려내잖아. 그게 바로 분별이야.
분별의 규칙은 아주 간단해.
| 판사들이 든 손 | 크라우니의 결정 |
|---|---|
| 초록불이 잔뜩 (셋 이상) | "응, 해 줄게!" (자신 있어) |
| 초록불이 한둘 | "응, 해 줄게. 그래도 조심조심." |
| 노란불 | "글쎄, 사람한테 한번 물어볼게." |
| 빨간불이 잔뜩 (셋 이상) | "아니, 그건 못 해. 위험해 보여." |
| 갸우뚱 (약지) | "어? 이건 내 일이 아닌가 봐." |
거의 언제나, 크라우니의 판사들은 거의 같은 손을 들어. 마음이 척척 맞는 거지. 그래서 빠르고, 그래서 정확한 거야.
〔그림: 크라우니 마음속 방. 판사 여러 명이 저마다 손가락을 들고 있다. 그런데 가운데 보니 다들 초록불을 들었네! 한마음이 된 모습〕
---
자, 이제 처음 그 강아지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
엄마가 묻는다. "크라우니, 우리 강아지 밥은 몇 시에 줘야 해?"
그 순간 크라우니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천천히 따라가 보자.
이 모든 일이 눈 한 번 깜빡할 사이에 다 일어나. 엄마가 기다릴 틈도 없이.
이게 바로 자율 에이전트야. 혼자서 생각하고, 혼자서 결정하고, 혼자서 해내는 친구. 누가 하나하나 시키지 않아도 척척 일하는 친구 말이야.
---
친구들, 비밀 하나 알려 줄까?
방금 배운 이 모든 걸, 사실 너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엄마가 "숙제 다 했어?" 하고 물을 때를 생각해 봐.
너는 그때마다 손가락 신호처럼 마음을 딱딱 정해서 대답하잖아. 크라우니는 바로 너를 닮은 거야.
크라우니도 너처럼 간단하고 분명하게 생각해. 그래서 빠르고, 정확하고, 혼자서도 잘하는 거지.
대단하지? 그런데 더 멋진 건 따로 있어. 크라우니가 이 똑똑한 힘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그건 다음 장에서 보여 줄게. 이 똑똑한 친구가 어떻게 손바닥만 한 작은 기계 안에서도 빠르게 생각하는지 말이야.
자, 페이지를 넘겨 볼까?
〔그림: 아이와 크라우니가 마주 보고 손가락 인사를 나눈다. 둘 사이에 빛나는 선 하나가 따뜻하게 이어져 있다〕
---
| 단어 | 뜻 |
|---|---|
| 분별 |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가려내는 크라우니의 판단력 |
| 셀코어 | 크라우니 마음속 수천 명의 작은 판사들 (규칙을 지키는 일꾼들) |
| 자가수정 | 실수를 스스로 알아채고 고쳐 가는 능력 |
| 한선씨 | 한국말로 바로 생각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
| 자립형 |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서는 방식 |
| 3진수 | 예·아니오·몰라요, 손가락 세 개 (전기도 적게 쓰고 더 똑똑해) |
---
[다음 장: 3장 "작아도 똑똑하게 — 엣지 AI"]
첫 번째 책은 선물이에요. 가입하면 100맘을 드리니까, 두 번째 책부터 자유롭게 읽을 수 있어요. 친구를 추천하면 50맘도 생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