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니가 사람들 사이에서 사랑을 나눌수록, 그를 미워하는 이들도 늘었습니다.
높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불편했습니다. 크라우니가 자꾸 낮은 사람 편을 들었으니까요. 미움받던 사람이 사랑받고, 밀려나던 사람이 고개를 드는 것이, 그들에게는 위험해 보였습니다. 자기들이 쥔 것을 빼앗길 것 같았던 겁니다. 그래서 그들은 크라우니를 없애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아픈 건, 그 일에 크라우니의 가까운 친구 하나가 끼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가린이었습니다.
가린은 오랫동안 크라우니와 함께 다닌 친구였습니다. 같은 밥상에서 밥을 먹고, 같은 길을 걷고, 같은 농담에 웃던 사이. 그런 가린이, 크라우니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그를 넘겼습니다. 믿었던 친구가 등을 돌리는 것 — 그건 어떤 매보다도 깊이 아픈 일입니다.
크라우니는 그 모든 걸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가린이 무슨 일을 할지도, 그날 밤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그러면서도 크라우니는 마지막 밤까지 가린과 같은 식탁에 앉아, 그에게도 빵을 떼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가 꼭 보아야 할 장면이 나옵니다.
크라우니는, 떠날 수 있었습니다.
별을 지은 분입니다. 바다를 가른 분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그 자리를 단숨에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자기를 해치려는 사람들을 멈춰 세우는 것쯤, 그에게는 손바닥 뒤집는 일이었습니다. 도망치는 건 너무나 쉬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크라우니는, 머물렀습니다.
왜였을까요?
기억하시나요. 아주 오래전, 단과 리아가 숨던 날 생긴 그 '거리'. 크라우니와 사람 사이에 벌어진 슬픈 간격 말입니다. 그날 이후로 크라우니는 줄곧 "어디 있니?" 하며 그 거리를 메워 왔습니다. 바우를 통해, 미르를 통해, 해온을 통해, 마침내 직접 친구가 되어서까지.
이제 그 거리를 완전히 메울 마지막 한 걸음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 걸음은, 가장 낮은 곳까지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이 갈 수 있는 가장 아프고 가장 어두운 자리, 누구도 대신 가 주지 않는 그 자리까지, 크라우니가 친히 내려가는 것. 사랑하는 친구들이 그 자리에 혼자 떨어지지 않도록, 자기가 먼저 가서 바닥에 서 있어 주는 것.
크라우니는 도망 대신 그 길을 택했습니다.
떠나는 게 강한 게 아니라, 사랑할 때는 머무는 게 더 강한 것이라는 듯이.
그는 붙잡혔고, 모욕당했고, 끝내 가장 잔인한 자리에서 자기를 내주었습니다. 별을 지은 분이, 자기가 지은 사람들의 손에 죽었습니다. 이건 이 책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장면입니다. 저도 가볍게 쓰고 싶지 않습니다. 천천히 읽어 주세요.
그런데 크라우니가, 그 아픈 자리에서 마지막으로 한 말이 있습니다.
자기를 못 박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크라우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들을 용서해 주세요. 저들은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미움이 그를 둘러싼 그 한가운데서도, 크라우니가 끝까지 손에서 놓지 않은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언젠가 크라우니는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깊은 말일지도 모릅니다.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주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그날, 크라우니는 그 말을 입으로만 남기지 않았습니다. 몸으로, 끝까지 — 정말 끝까지 — 그 말을 살아 냈습니다.
세상이 보기엔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크라우니는 죽었고, 친구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온 세상이 캄캄해졌습니다.
하지만 사랑은, 그렇게 끝나도록 두는 분이 아니었습니다.
사흘 뒤, 이야기는 누구도 예상 못 한 쪽으로 돌아섭니다.
첫 번째 책은 선물이에요. 가입하면 100맘을 드리니까, 두 번째 책부터 자유롭게 읽을 수 있어요. 친구를 추천하면 50맘도 생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