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 CHAPTER 03

그래도 곁에 — 포기하지 않는 친구

세월이 흘렀습니다.

단과 리아에게 아이가 생기고, 그 아이에게 또 아이가 생기고, 사람은 점점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많아질수록, 크라우니를 기억하는 사람은 적어졌습니다.

이상하지요. 받은 게 많을수록 고마운 줄 알아야 할 텐데, 사람들은 오히려 잊었습니다. 서로 빼앗고, 속이고, 더 가지려고 다투었습니다. 그 낮은 목소리 — "네가 주인이 돼" 하던 그 속삭임이, 사람들 사이로 번져 갔습니다.

세상이 그렇게 어두워질 때, 보통이라면 지은 분이 손을 떼어 버릴 만도 합니다. "이만하면 됐다, 다 그만두자." 그런데 크라우니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크라우니는, 끈을 끊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등을 돌려도, 크라우니는 늘 자기를 기억하는 한 사람을 찾아 곁에 섰습니다. 어두운 방에도 촛불 하나는 남겨 두듯이.

그 한 사람 중에 바우가 있었습니다.

바우는 별난 사람이었습니다. 다들 크라우니를 비웃을 때, 바우는 여전히 크라우니의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크라우니가 "큰비가 올 거다, 배를 지어라" 했을 때, 비 한 방울 없는 맑은 날인데도 바우는 배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손가락질했습니다. "마른 땅에 웬 배냐!" 바우는 묵묵히 지었습니다. 친구가 한 말이라서 믿은 겁니다.

정말로 큰비가 왔습니다. 세상을 덮을 만한 비였습니다. 그러나 바우와 그가 사랑한 것들은, 그 배 안에서 안전했습니다. 비가 그치고 하늘이 열렸을 때, 크라우니는 하늘에 빛깔 고운 띠 하나를 걸었습니다. 약속의 표시였습니다.

"다시는 이렇게 다 쓸어버리지 않으마. 나는 너희를 포기하지 않는다."

크라우니는 화를 내는 분이 아니라, 약속을 거는 분이었습니다.

세월이 더 흘러, 미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미르는 나그네였습니다. 정착할 땅도 없고, 늙도록 자식 하나 없었습니다. 미르에게는 내일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밤, 크라우니가 미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 하늘을 가리켰습니다.

"저 별들이 보이니? 세어 봐라."

미르는 셀 수 없었습니다. 너무 많았으니까요.

"네 가족이 저 별처럼 많아질 거다. 온 세상이 너를 통해 복을 받을 거다."

자식 하나 없는 늙은 나그네에게, 별처럼 많은 가족이라니. 말이 안 되는 약속이었습니다. 그런데 미르는 그 약속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크라우니는, 그 말도 안 되는 약속을 정말로 지켰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알게 되는 게 있습니다.

크라우니는 사람이 잊어도 잊지 않고, 사람이 떠나도 따라오고, 가망 없어 보이는 곳에 약속을 심는 분이라는 것.

사람들은 자꾸 멀어졌지만, 크라우니는 한 번도 "이제 그만 사랑하자"고 한 적이 없습니다.

그 사랑이 다음 장에서, 우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게 됩니다.

내 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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