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 CHAPTER 02

멀어짐 — 처음으로 숨은 날

한동안 모든 게 좋았습니다.

단과 리아는 크라우니와 저녁을 걸었고, 세상은 매일 새것 같았습니다. 둘은 부족한 게 없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부족한 게 없다는 걸 몰랐습니다. 가진 게 너무 당연해지면, 사람은 가끔 그 당연함을 의심하기 시작하니까요.

어느 날, 낮은 목소리 하나가 단과 리아의 곁을 스쳤습니다.

그 목소리는 다정한 척했습니다. 하지만 하는 말은 묘했습니다.

"크라우니가 정말 너희를 위한다고 생각해? 좋은 걸 다 주는 것 같지? 아니야. 제일 좋은 건 숨겨 뒀어. 너희가 크라우니 없이도 잘 살까 봐, 일부러 안 준 거야. 너희가 직접 가져. 그래야 너희가 주인이 되지."

이상한 일입니다. 크라우니는 한 번도 무언가를 아낀 적이 없었는데, 그 한마디에 단과 리아의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정말 그럴까? 우리가 받기만 하는 건, 아직 진짜 어른이 아니라서일까? 크라우니 없이, 우리 힘으로 주인이 되어 보면 어떨까?'

그래서 둘은, 손을 뻗었습니다. 받기를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움켜쥐기로 했습니다. 작은 일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처음 보는 감정이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부끄러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부끄러움은 곧 무서움이 되었습니다.

그날 저녁, 늘 그렇듯 바람이 선선해지고 해가 기울 때, 크라우니가 왔습니다. 여느 때처럼 같이 걸으려고. 여느 때처럼 두 친구의 이름을 부르려고.

그런데 단과 리아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둘은 나무 뒤에 숨어 있었습니다.

세상이 생긴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누군가가 크라우니를 피해 숨은 것은.

여기서 잘 보아야 합니다. 크라우니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분입니다. 화를 내며 천둥을 칠 수도, 숨은 둘을 단번에 끌어낼 수도 있었습니다. 잘못한 건 단과 리아였으니까요.

그런데 크라우니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크라우니는 나무들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조용히 불렀습니다.

"어디 있니?"

그 목소리에는 분노가 없었습니다. 있는 건 다른 것이었습니다. 친구가 갑자기 사라졌을 때의, 그 막막하고 아픈 마음. 보고 싶어서, 걱정돼서, 다시 만나고 싶어서 부르는 목소리.

"어디 있니?"

크라우니는 그날, 단과 리아가 잘못했다는 걸 알면서도 가장 먼저 한 일이 '찾는 것'이었습니다. 혼내는 게 아니라, 찾아오는 것.

이날 세상에 '거리'라는 게 생겼습니다. 크라우니와 사람 사이의, 슬픈 간격 말입니다. 단과 리아는 결국 그 정든 동산을 떠나야 했고, 삶은 전보다 고단해졌습니다. 이건 슬픈 장면입니다. 숨기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주세요.

크라우니는 그날 "어디 있니?" 하고 물은 뒤로, 단 한 번도 그 질문을 멈춘 적이 없습니다.

이 책의 나머지는 전부, 그 한마디를 들고 사람을 찾아오는 한 분의 이야기입니다.

벌어진 거리를, 크라우니가 어떻게 끝까지 메우려 했는지의 이야기입니다.

내 맘 –

독자 게시판 — 함께 읽고 남기는 곳

불러오는 중…

크라우니 책방에 가입하고 무료로 읽기

첫 번째 책은 선물이에요. 가입하면 100맘을 드리니까, 두 번째 책부터 자유롭게 읽을 수 있어요. 친구를 추천하면 50맘도 생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