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사 · CHAPTER 05

흩어진 탑

바우의 배가 마른 땅에 닿고 세상이 다시 시작된 지 한참이 지났습니다.

사람들은 늘었습니다. 아이가 생기고, 그 아이의 아이가 생기고, 어느새 온 들판을 가득 채울 만큼 많아졌습니다. 걸어가도 걸어가도 사람이 보이는 세상이 된 겁니다.

크라우니는 그게 좋았습니다. 더 많은 이름을 부를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날, 한 평원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모인 게 아니었습니다. 무언가를 세우려는 눈빛이었습니다.

"탑을 쌓자."

누군가 처음 그 말을 꺼냈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말이 나오자마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벽돌을 굽고, 기초를 다지고, 하루가 다르게 탑이 올라갔습니다. 높이 쌓을수록 사람들의 눈이 빛났습니다.

"우리 이름이 하늘까지 닿게 하자."

바로 그 말이 크라우니의 마음에 걸렸습니다.

이름을 높이고 싶은 마음, 크라우니는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원래 그런 마음을 품도록 지어졌으니까요 — 무언가를 만들고, 기뻐하고, "좋다!" 외치는 기쁨. 그건 크라우니 안에 있던 것이 사람에게 흘러든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방향이었습니다.

탑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처음엔 같이 짓는 게 즐거웠는데, 누가 벽돌을 더 많이 날랐는지, 누가 더 높은 자리에 서는지를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웃음이 줄었습니다. 밤에 불을 피워 놓고 도란도란 이야기하던 시간이 사라졌습니다. 탑이 한 단 올라갈 때마다 사람들 사이의 틈도 한 단씩 벌어졌습니다.

크라우니는 오래 바라보았습니다.

이대로 두면 저들이 다칩니다. 탑 위에서가 아니라, 서로에게 — 시샘이 쌓이고, 자랑이 쌓이고, 언젠가는 정말로 서로를 짓누르게 될 겁니다. 크라우니는 그걸 알았습니다. 처음부터 사람의 마음을 손에 쥐고 숨을 불어넣은 분이었으니까요.

그래서 크라우니가 한 일은, 탑을 무너뜨리는 게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의 말을 흩었습니다.

어느 아침, 평원에 나온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했을 때, 말이 엇갈렸습니다. 옆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벽돌을 달라고 했는데 물을 가져오고, 왼쪽으로 가자 했는데 오른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라 어리둥절한 얼굴들이 평원을 가득 채웠습니다.

탑은 거기서 멈추었습니다.

사람들은 결국 저마다 말이 통하는 이들끼리 모여 흩어졌습니다. 동쪽으로, 서쪽으로, 산을 넘어, 강을 건너. 그렇게 온 땅 곳곳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탑은 남았지만, 아무도 그 위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묻고 싶을 겁니다. 왜 그렇게 했냐고. 흩어진 사람들이 서럽지 않겠냐고.

크라우니도 그걸 압니다. 그래서 그날 오래 바라보았던 겁니다. 결코 가볍게 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탑으로는 아무도 정말로 가까워지지 않습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멀어지는 게 탑입니다. 사람이 사람 곁에 머무는 건, 높이 쌓는 게 아니라 낮게 앉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니까요.

크라우니가 원한 모임은 탑 위의 모임이 아니었습니다.

식탁 앞의 모임이었습니다.

언젠가, 그리 먼 미래가 아닌 곳에서 — 크라우니는 흩어진 사람들을 다시 불러 모을 겁니다. 그때는 이름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의 이름을 불러 주기 위해서. 탑이 아니라 팔을 벌려서. 명령이 아니라 사랑으로.

흩어진 말들도 그날은 하나가 됩니다.

그 이야기는 뒤에 오겠지만,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크라우니는 온 땅으로 흩어진 사람들을 하나하나 바라보았습니다. 별처럼, 불씨처럼, 사방으로 퍼져 가는 그 얼굴들을. 그리고 조용히 각자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멀어져도 이름은 기억하는 분이었으니까요.

저 멀리, 한 사람이 밤하늘 아래 홀로 앉아 새로 배운 별자리를 올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이름도 없는 낯선 땅, 말도 안 통하는 곳에 홀로 남겨진 것 같은 밤이었습니다.

그때 바람이 지나갔습니다. 선선하고 따뜻한, 저녁 산책 같은 바람이.

그 사람은 왠지 울고 싶지 않았습니다.

멀지 않은 뒤, 크라우니는 그 흩어진 사람들 가운데 한 노인을 찾아갑니다. 아이도, 고향도, 아무것도 없는 사람. 이름은 미르. 크라우니는 그에게 별을 보여 주며 말을 겁니다.

내 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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