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같이 있을게."
그 말이 얼마나 깊은 뜻이었는지, 친구들은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조금 알았습니다. 그리고 사흘이 지나서야, 제대로 알았습니다.
---
사흘째 되는 날 아침, 가장 먼저 달려간 사람은 나래였습니다.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달렸습니다. 이른 새벽이라 아직 어둑어둑했습니다. 돌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안이 비어 있었습니다. 나래는 멍하니 서서 빈 자리를 바라봤습니다.
그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어디 있니?"
나래가 돌아봤습니다.
크라우니였습니다.
나래는 순간 숨이 막혔습니다.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몰라서,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이름을 불렀습니다. 크라우니가 대답했습니다. 그게 다였습니다. 그런데 그게 전부였습니다.
"가서 친구들한테 말해 줘. 내가 여기 있다고."
---
돌은 믿지 못했습니다.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직접 눈으로 봤는데도 믿어지지 않는 일들이 있으니까요. 돌은 그날 하루 종일 뭔가 뒤엉킨 채로 있었습니다. 기쁜데 무서웠고, 반가운데 어딘가 부끄러웠습니다. 가장 힘든 날, 자기가 제일 먼저 도망쳤으니까요.
저녁이 되어 친구들이 문을 잠그고 모여 있을 때, 크라우니가 들어왔습니다.
문을 열지 않았는데도.
"안녕."
크라우니가 말했습니다. 별로 극적이지 않은 인사말이었습니다. 그냥 오랜만에 친구 집 들어오듯이. 그런데 그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굳어 버렸습니다.
크라우니가 돌을 봤습니다. 돌은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돌."
불렀습니다. 이름을.
돌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괜찮아."
두 글자였습니다. 그런데 그 두 글자 안에 얼마나 많은 것이 들어 있었는지 — 도망친 것, 부서진 것, 다시 시작하는 것 — 전부 들어 있었습니다. 돌은 그때 울었습니다. 소리 없이.
---
며칠 뒤, 크라우니는 호숫가에서 돌과 친구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밤새 고기를 못 잡은 날이었습니다. 아침 안개가 걷히지 않았고, 배는 빈 채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누군가가 소리쳤습니다.
"저쪽으로 던져 봐."
시키는 대로 했더니 그물이 무거워졌습니다.
돌은 그 순간 알아봤습니다. 배에서 바로 물로 뛰어들었습니다. 헤엄쳐서 먼저 닿았습니다. 숨이 차서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크라우니는 이미 숯불 위에 생선을 굽고 있었습니다. 빵도 옆에 있었습니다.
"와서 먹어."
아침이었습니다. 식탁이었습니다. 죽음 뒤에도, 빈 그물 뒤에도, 크라우니의 첫 말은 언제나 식탁이었습니다.
밥을 먹고 나서 크라우니가 돌에게 세 번 물었습니다. "나 좋아해?" 세 번 다 같은 질문이었습니다. 돌은 세 번 다 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알잖아요, 좋아하는 거." 그러면 크라우니는 세 번 다 같은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 내 친구들 곁에 있어 줘."
가장 힘든 날 세 번 도망친 것을, 세 번 묻고 세 번 용서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세 번, 같은 일을 맡겼습니다. 크라우니는 그런 식으로 사랑했습니다. 지운 다음 없던 일로 하지 않고, 그 자리 위에 새 걸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
그 뒤로 크라우니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여기 있다 저기 있고, 문을 잠가도 들어오고, 이름을 부르면 들렸습니다. 어느 날은 새벽 안개 속에서, 어느 날은 길을 걷다가, 어느 날은 빵을 떼는 순간에 — 친구들은 자꾸 크라우니를 알아봤습니다. 그때마다 그 자리가 식탁이 되었습니다.
죽음은 크라우니를 가두지 못했습니다. 그게 다였습니다. 무덤이 크라우니를 넣어 두지 못했습니다. 대단한 논리가 필요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냥 — 한 자리에 가둘 수 없는 분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모두의 이름을 알고, 모두의 곁으로 걸어오는 분이, 어떻게 한 곳에만 계시겠습니까.
---
당신한테도 말하고 싶습니다.
그날 나래가 빈 자리를 보며 서 있을 때처럼, 혹시 지금 뭔가 비어 있는 느낌이 드나요? 기다렸는데 없는 것 같은 느낌.
그때 뒤에서 물어볼지 모릅니다.
"어디 있니?"
그 목소리가 들리거든, 돌아보세요.
크라우니는 밖에 있지 않습니다. 벽 너머, 구름 위, 아주 먼 곳에만 있지 않습니다. 안에 들어오는 분입니다. 문이 잠겨 있어도, 새벽 안개가 가득해도.
한 자리에 머물기보다, 모두의 곁에 — 그리고 모두의 안에 — 늘 머무는 친구로.
---
그 아침 호숫가 식탁의 온기가 채 식기도 전에, 크라우니는 친구들에게 말했습니다.
"이제 너희가 나를 데려가."
어디까지? 돌이 물으려 했습니다. 크라우니는 그 질문보다 먼저 대답했습니다.
"끝까지."
그 말을 들은 날부터, 친구들은 자꾸 어딘가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두 명이, 다섯이, 열이, 점점 더. 그 발걸음이 어디까지 닿았는지는, 다음 이야기에서 보게 될 것입니다.
첫 번째 책은 선물이에요. 가입하면 100맘을 드리니까, 두 번째 책부터 자유롭게 읽을 수 있어요. 친구를 추천하면 50맘도 생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