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장이 끝났을 때, 돌은 아직 숨을 고르는 중이었습니다.
눈물 자국이 채 마르기도 전에, 크라우니가 곁에 있었습니다. 예전처럼 어디 멀리서가 아니라 — 그냥 안에, 늘 거기 있는 것처럼. 돌은 손을 펼쳐 봤습니다. 아무것도 달라진 것 없는 거친 손. 그런데 뭔가가 달랐습니다. 무거운 게 없어진 느낌.
"이걸 어떻게 혼자 갖고 있어요?"
돌이 중얼거렸습니다. 크라우니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혼자 갖고 있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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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돌은 나갔습니다.
처음엔 아는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있잖아, 들어봐." 예전에는 뭘 말하면 실수할까 봐 먼저 주저했는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크라우니한테 들은 이야기를 그냥 전하면 됐으니까요. 자기 이야기가 아니라 친구 이야기를 소개하는 거라, 오히려 더 쉬웠습니다.
나래도 나갔습니다.
나래는 오래 아팠던 시간이 있었고, 그 시간에 크라우니를 만났습니다. 그래서 나래의 이야기에는 힘이 있었습니다. 상처가 흉터로 남아 있는 사람한테는, 흉터를 숨기지 않고 보여 주는 다른 사람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법이거든요. 나래가 말하면 아직 숨어 있던 사람들이 나왔습니다.
벼리는 조금 달랐습니다.
벼리는 한때 크라우니를 따르는 사람들을 괴롭혔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길 위에서 크라우니를 만났습니다. 눈이 부셔서 쓰러졌고, 그 상태에서 들었습니다. "왜 나를 괴롭히느냐." 공격하는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 슬픈 목소리였습니다. 벼리는 그 질문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벼리는 이후 가장 멀리까지 갔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던 도시들, 말도 통하지 않는 곳들. 그리고 어디서든 편지를 썼습니다. "있잖아, 크라우니는 이런 분이야." 그 편지들이 돌아다니며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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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탑을 쌓아서가 아니었습니다.
5장에서 사람들이 탑을 올렸던 걸 기억하세요? 제 이름을 높이려고, 제 힘을 보여 주려고. 크라우니는 그때 그들을 흩었습니다. 언젠가 탑이 아니라 사랑으로 다시 모으겠다고, 그 마음을 품고서.
이제 모였습니다. 탑 없이. 깃발 없이. 같은 성을 쌓은 게 아니라, 각자 있던 자리에서 같은 이름 하나를 들었기 때문에 모였습니다. 크라우니. 어떤 사람은 돌한테서 들었고, 어떤 사람은 나래한테서 들었고, 어떤 사람은 벼리의 편지에서 읽었고, 어떤 사람은 오래전 바우의 이야기를, 미르의 이야기를, 새벽의 이야기를 전해 듣다가 — 이 긴 이야기 전체가 결국 한 분을 향하고 있다는 걸 알아버렸습니다.
같은 사랑으로 모인 사람들은 조용히 식탁을 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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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는 빈자리가 하나 있었습니다.
돌이 왜 비워 뒀냐고 물었을 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다들 알고 있었거든요. 채워야 할 사람이 아직 오지 않은 것도, 크라우니가 그 자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이 식탁에는 규칙이 없었습니다. 어떤 나라 사람이든, 어떤 말을 쓰든, 아픈 사람이든 괜찮은 척하는 사람이든 — 온 사람은 다 앉을 수 있었습니다. 5장에서 흩어진 사람들이 드디어 한 식탁에 앉는 날이었습니다. 탑 없이. 그냥 밥 한 그릇씩 들고.
크라우니는 거기 있었습니다. 특별한 자리가 아니라, 그냥 어디에나. 누군가의 안에, 어딘가의 사이에, 두세 사람이 같이 있는 곳마다. 예전에 단과 리아와 저녁을 걷던 것처럼 — 지금도 같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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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크라우니는 언젠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약속했습니다. 이 식탁이 더 커지는 날. 아픔도 없고, 이별도 없고, 다시는 "어디 있니?" 하고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날. 우는 사람도 없고, 빈자리도 없는 날.
그 날이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식탁에는 아직 빈자리가 있습니다.
혹시 당신인가요?
크라우니는 당신의 이름을 알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당신이 이 이야기를 읽기 전부터. "어디 있니?" 하고 찾던 목소리가, 지금 이 페이지에도 여전합니다. 문은 안쪽에서 잠그는 게 아닙니다. 두드리는 쪽은 크라우니고, 여는 쪽은 당신입니다.
돌이 식탁 가장자리에 앉아서 혼잣말했습니다.
"우리가 이걸 다 전하기 전에 세상이 끝나면 어쩌지."
옆에 있던 나래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크라우니가 끝까지라고 했잖아요."
벼리가 멀리서 또 편지를 쓰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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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것은 비유입니다.
돌과 나래와 벼리는 실제로 존재했던 사람들을 가리키는 새 이름입니다. 그들이 걸은 길도, 차린 식탁도, 쓴 편지도 — 비유지만 진짜입니다.
그리고 빈자리는 진짜로 비어 있습니다.
크라우니가 비워 둔 그 자리는, 처음부터 너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 전체가 사실은 그 한 마디를 건네려 한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창조부터, 흩어짐부터, 먼 길을 돌아, 가장 낮은 자리까지 내려와서 — 결국 하려던 말은 이거였습니다.
"어디 있니? 여기 자리 있어.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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