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사 · CHAPTER 22

끝까지

가린이 나간 뒤, 방 안이 달라졌습니다.

달라진 게 없는 것도 같았습니다. 등잔은 여전히 켜져 있고, 식탁 위 빵은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크라우니는 알았습니다. 방금 나간 발소리가 무엇을 향하는지를.

그래도 크라우니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돌이 물었습니다. 조용히, 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어디 가는 건가요?" 크라우니는 대답 대신 그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돌아." 그게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돌은 그 두 글자 안에 무언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 꽉 쥔 손 같은 것이요.

그날 밤은 길었습니다.

크라우니는 혼자 있고 싶었습니다. 동산으로 갔습니다. 풀 냄새가 났습니다. 오래전 단과 리아와 저녁마다 걷던 곳과 비슷한 냄새. 그때는 이름을 불러도 달려오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크라우니는 이마를 땅에 댔습니다.

무릎이 아니라 이마를요. 별을 지은 분이, 자기가 빚은 흙 위에 이마를 대었습니다. 뭔가 웅장한 기도가 아니었습니다. 오래된 친구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처럼, 아주 낮고 솔직한 말들이었습니다.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없었던 게 아닙니다. 너무 아팠으니까요.

그런데 크라우니는 머물기로 했습니다.

왜냐고요? 그게 사랑이니까요.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 감정이 아닙니다. 아픈데도 남는 선택입니다. 크라우니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것, 처음 단과 리아를 지을 때부터 알고 있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사랑은 떠나지 않는 겁니다. 끝까지.

새벽이 되기 전에 그들이 왔습니다.

가린도 있었습니다. 등불을 든 사람들 사이에서 크라우니를 가리켰습니다. 크라우니는 피하지 않았습니다.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 아시잖아요, 밤하늘 별을 전부 지은 분이 거기서 발을 묶여 있을 이유가 없다는 걸요. 그런데 크라우니는 그냥 섰습니다.

"나야."

두 글자였습니다. 가린에게, 등불 든 사람들에게, 크라우니가 말했습니다.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나야, 내가 여기 있어. 찾고 있었다면 왔으니까 됐다, 는 것처럼.

그다음부터는 빠르게 흘렀습니다.

끌려가고, 물음을 받고, 때를 맞고. 크라우니는 말이 없었습니다. 대단한 분이 아무 말 않고 맞는다는 게 이상해 보일 수 있지만, 생각해 보면 그게 더 대단한 겁니다.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 이길 수 있는데 지는 것. 그건 약한 게 아니라 — 더 깊은 무언가를 향해 내려가는 거니까요.

내려가고 또 내려갔습니다.

가장 낮은 데까지. 나무로 만든 것에 팔을 벌리고, 못을 받아들였습니다. 그 순간에도 크라우니는 소리를 질렀는데 — 복수가 아니었습니다. 말이었습니다.

"저들을 용서해 주세요."

누구한테 한 말이냐고요? 크라우니는 같은 한 분입니다. 가까운 쪽이 멀리 있는 쪽에게 말한 겁니다. 지금 이 아픔이 이들의 잘못이 되지 않게 해달라고. 오래전 새벽이라는 아이가 자기를 구덩이에 던진 형들을 식탁에 앉혔을 때처럼 — 나쁘게 한 것을 좋게 바꾸어 달라고.

그게 가장 낮은 자리에서 올린 가장 큰 말이었습니다.

저녁이 되었습니다. 바람이 불었습니다.

아주 오래전, 단과 리아와 나란히 걷던 저녁 바람이 생각났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그 바람은 아직 불고 있었습니다. 세상이 생기던 날 처음 분 그 바람이, 가장 낮은 데까지 내려온 크라우니 곁에서 여전히 불고 있었습니다.

끝난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크라우니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걸 가장 먼저 알게 되는 건 — 아직 거기 있던 친구들이었습니다. 돌도, 나래도,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다른 이들도.

날이 밝아 오고 있었습니다.

내 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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