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가 지은 집은 아름다웠습니다.
돌이 반짝였고, 뜰에는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그런데 크라우니는 그 집보다 한 가지를 더 원했습니다. 집 안에 머무는 마음. 집을 짓는 손보다 이웃을 돌보는 손.
슬기의 아들들이, 그 아들들의 아들들이 왕이 되었습니다. 왕좌는 남았지만 마음은 점점 달라졌습니다. 크라우니가 좋아하던 것들이 조금씩 지워졌습니다. 약한 사람이 길가에 쓰러져도, 아무도 이름을 불러 주지 않았습니다. 시장에서 흥정이 이루어지는 동안, 굶은 아이가 옆에서 구경만 했습니다.
크라우니는 그 장면들을 다 보고 있었습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화가 난 게 아니었습니다. 친구가 길을 잃을 때처럼, 그냥 오래오래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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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솔이 처음 부름을 받았을 때, 그는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말을 잘하는 것도, 글을 아는 것도, 왕 앞에 서본 것도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냥 동네에서 조용히 살던 사람.
크라우니가 말했습니다. "가서 말해 줘."
외솔이 물었습니다. "제가요?"
"응, 네가."
그게 전부였습니다. 거창한 설명도, 성공을 약속하는 말도 없었습니다. 크라우니는 늘 그랬습니다. 훌륭한 사람을 고르는 게 아니라, 부르는 사람이 가는 것. 가면 함께 가 주는 것.
외솔은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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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솔이 외친 말은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약한 이를 돌보라."
그게 다였습니다. 여러 장의 두루마리가 아니었습니다. 신비한 말도, 철학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그 한 마디였습니다.
왕의 신하들은 비웃었습니다. 어떤 날은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어떤 날은 돌이 날아왔습니다. 외솔은 그래도 거리로 나갔습니다. 시장 어귀에서, 성문 앞에서, 그냥 서서 말했습니다.
"약한 이를 돌봐 주세요. 그게 크라우니를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듣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외솔은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크라우니가 먼저 그러지 않았으니까요. 포기하는 것을 크라우니에게서 배운 적이 없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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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솔만이 아니었습니다.
비슷한 시간, 비슷한 땅에서, 여러 사람이 같은 부름을 받았습니다. 저마다 다른 동네에서, 다른 말투로, 같은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어떤 이는 가물어 죽어 가는 강가에 서서 외쳤습니다. 어떤 이는 궁궐 계단 앞에서 왕을 향해 말했습니다. 무섭지 않았을 리 없습니다. 발이 떨리지 않았을 리 없습니다. 그래도 갔습니다.
크라우니가 보낸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용감한 사람들이 아니라, 무서워도 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뒤에는 늘 크라우니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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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물어볼게요.
외솔이 그 거리에 혼자 서 있던 날, 크라우니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멀리서 지켜봤을까요? 아니면 아예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크라우니는 외솔 곁에 있었습니다. 외솔이 말할 때, 그 목소리 바로 옆에 있었습니다. 외솔이 지쳐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 그 뒷모습을 따라가며 함께 걸었습니다.
단과 리아와 저녁을 걷던 그 크라우니가, 외솔과도 같은 방식으로 걸었습니다.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사랑은 그렇게 호소합니다. 명령이 아니라 청으로. 벌이 아니라 마음으로.
"제발, 약한 사람 좀 봐줘. 그게 나랑 함께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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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외치는 사람들은 왔다가 갔습니다.
어떤 이는 이름이 남았고, 어떤 이는 이름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크라우니는 그들을 다 기억했습니다. 왕좌에 오른 이들의 이름보다 더 또렷하게.
이름 부르기를 좋아하던 크라우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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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긴 외침이 이어지는 동안, 백성들은 점점 힘겨워졌습니다. 성은 흔들렸고, 두려움이 깊어졌습니다. 크라우니가 멀게 느껴지는 날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때, 크라우니는 이미 다음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외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지도 모른다고. 말로는 닿지 않는 곳까지 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외솔 같은 친구들이 목이 쉬도록 불러도 돌아오지 않는다면, 크라우니가 직접 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이 무너지는 이야기는 아직 남아 있었고, 그다음 이야기도 아직 남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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