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사 · CHAPTER 14

노래하는 목동

한솔과 백성이 약속의 땅에 들어온 지 세월이 흘렀습니다. 뿌리가 내렸고, 집이 생겼고, 아이들이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이제 백성은 왕을 원했습니다.

크라우니는 그들에게 왕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크라우니가 눈여겨 두고 있던 사람은 왕궁에 있지 않았습니다. 들판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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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은 막내였습니다.

형들이 있었고, 형들은 다들 크고 씩씩했습니다. 싸움에 나갈 나이가 되면 형들은 갑옷을 입고 군대로 향했습니다. 노을은 남아서 양을 쳤습니다.

심심한 일처럼 보이죠. 하지만 노을에겐 그렇지 않았습니다. 양들이 풀을 뜯는 동안 노을은 노래했습니다. 구름이 어떻게 생겼는지, 바람이 어느 쪽에서 오는지 — 그런 것들을 보며 크라우니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크라우니가 대답할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말하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노을은 그게 좋았습니다.

어느 날 집에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예언자 같은 눈빛을 가진 노인이었습니다. 형들을 하나씩 살펴보았는데, 번번이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러다 아버지를 보더니 물었습니다. "아들이 이게 전부요?"

아버지가 머뭇거리며 대답했습니다. "막내가 하나 더 있는데, 들판에 있습니다."

노인이 말했습니다. "불러 오십시오."

노을은 볕에 그을린 얼굴로 달려왔습니다. 냄새가 좀 났을 것입니다. 양 틈에서 하루를 보낸 아이니까요. 노인은 노을을 보자마자 멈춰 섰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기름을 부었습니다.

아무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노을 자신도요. 하지만 크라우니는 알고 있었습니다. 키가 얼마인지,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 그런 건 크라우니가 보는 기준이 아니었습니다. 크라우니가 본 것은, 들판에서 혼자 노래하던 그 마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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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뒤, 두 군대가 맞섰습니다.

반대편 진영에서 거인이 나왔습니다. 이름은 큰뫼. 정말 컸습니다. 목소리부터 땅을 흔들었습니다. "누가 나와 붙겠느냐! 겁쟁이들아!"

아무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형들도요. 며칠이 지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사이 노을이 형들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 주러 왔습니다. 형들 편에서 거인의 고함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느꼈습니다 — 뭔가 이상하다고. 왜 아무도 나가지 않지? 우리 편에 크라우니가 있잖아.

노을이 손을 들었습니다. "제가 나가겠습니다."

형들이 말렸습니다. 왕도 말렸습니다. "너는 아이잖아. 저자는 전쟁을 먹고 자란 자다."

노을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저는 들판에서 양을 치다가 사자를 만난 적도 있습니다. 곰을 만난 적도요. 그때마다 크라우니가 저를 지켜 주었습니다. 지금이라고 다를 게 없습니다."

그는 갑옷도 칼도 받지 않았습니다. 개울에서 돌 다섯 개를 집었습니다. 그리고 걸어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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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뫼가 노을을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비웃음이었습니다. "막대기 들고 나왔나? 내가 개냐?"

노을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걸으면서 말했습니다. "당신은 칼과 창을 믿고 나왔겠지만, 나는 크라우니를 믿고 나왔습니다. 이 싸움은 힘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돌을 던졌습니다.

딱 한 개였습니다.

큰뫼가 쓰러졌습니다.

이긴 것은 힘이 아니었습니다. 돌도 아니었습니다. 들판에서 혼자 노래하며 쌓아온 믿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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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은 결국 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왕이 되어서도 노래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기쁜 날에도, 슬픈 날에도, 잘못한 날에도 — 크라우니를 향해 노래했습니다. 완벽한 노래가 아니었습니다. 때론 눈물 섞인 노래였고, 때론 억울함이 담긴 노래였습니다. 그래도 크라우니는 그 노래를 좋아했습니다. 꾸민 말보다 진짜 마음을 좋아하는 분이니까요.

크라우니가 노을을 왕으로 세운 건 그를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작은 자를 들어 올린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키도, 집안도, 경험도 — 크라우니의 기준이 아니었습니다. 크라우니는 늘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를 봤습니다. 들판 끝, 막내, 냄새 나는 아이.

그 아이에게 이름을 불러 주는 분이 크라우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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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혹시, 형들이 나간 자리에 홀로 남겨진 느낌인가요?

기억해 두세요. 크라우니는 들판을 봅니다. 거기서 혼자 노래하던 사람을 기억합니다.

노을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왕이 된 노을도 잘못하고 숨는 날이 옵니다. 그때 크라우니가 또 어떻게 하는지는 — 다음 장에서 이어집니다.

내 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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