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들에서 사십 년을 살았습니다.
하늘 빵을 먹고, 바위 물을 마시고, 구름이 앞에서 길을 안내했습니다. 투덜대던 날도 많았지만 크라우니는 한 번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거의 다 왔어" 라고, 몇 번이나 가슴속에 속삭이며.
그 약속이 이루어지는 날이 왔습니다.
해온이 강을 건너지 못하고 눈을 감던 날, 크라우니는 한솔의 어깨에 손을 얹었습니다. 말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 이름을 불렀습니다.
"한솔아."
한솔은 알았습니다. 이제 자기 차례라는 것을. 강 건너편에 오래된 약속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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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넓었습니다. 계절이 바뀌어 물이 불어나 있었습니다. 몇만 명이 건너야 하는 강이었는데, 다리도 없었고 배도 없었습니다. 한솔이 앞장서서 발을 내디디자, 그때서야 물이 갈라졌습니다.
크라우니는 늘 그런 순서를 좋아했습니다. 먼저 걸어야 물이 물러나는.
백성이 건넜습니다. 발바닥에 닿은 강바닥이 마르고 단단했습니다. 마치 오래전 바다를 걸어 건넌 것처럼. 어르신들은 그 이야기를 손자들에게 했을 겁니다. "우리 할머니가 그 바다를 건넜다. 그리고 우리가 이 강을 건넌다."
이야기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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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땅에 들어섰을 때, 첫 번째로 가로막은 것은 높은 성벽이었습니다.
성이름은 예리코가 아닙니다. 그냥 높은 성이었습니다. 돌이 두껍고, 안에 사람들이 꽉 차 있었습니다. 한솔이 병사들을 이끌고 올라가 그 성을 어떻게 공략할지 의논할 때, 크라우니가 다시 말했습니다.
"그냥 돌아."
한솔이 물었습니다. "돌기만 하면 됩니까?"
"응. 걸으면서 나팔을 불고. 일곱 날을."
병사들은 이해할 수 없었을 겁니다. 벽을 두드리는 것도 아니고, 불을 지르는 것도 아니고, 그냥 돌라는 게. 그런데 한솔은 그대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강을 건널 때도, 광야에서도, 크라우니의 방법은 늘 이해보다 먼저였으니까요.
엿새를 돌았습니다. 성안에서 내려다보던 사람들은 처음에는 비웃었을 겁니다. 나중에는 조금 불안했을 겁니다.
그리고 일곱째 날, 모두가 크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벽이 무너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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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니는 담을 무너뜨리는 방법을 잘 압니다.
힘으로 밀어서가 아닙니다. 우리 힘으로 무너뜨리려 했다면 그 벽은 오히려 더 두꺼워졌을지도 모릅니다. 크라우니의 방식은 늘 그랬습니다. 걸어라, 불어라, 소리쳐라. 내가 나머지를 한다.
한솔이 그 무너진 돌무더기 앞에서 한참 서 있었을 것 같습니다. 사십 년을 기다리고 걸었고, 해온을 잃었고, 강을 건넜고, 이제 마침내 이곳에 서 있습니다. 발아래 이 땅이 그 긴 약속의 끝이었습니다.
크라우니는 그 순간 무슨 말을 했을까요. 아마 화려한 선언 같은 건 없었을 겁니다. 그냥 조용히,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요.
"다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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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땅에는 쉼이 있었습니다.
광야에는 없던 것이었습니다. 광야에서는 매일 어디에 천막을 치고, 무엇을 먹고, 어디로 가야 할지 신경 써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나무를 심을 수 있었습니다. 집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같은 자리에서 자랄 수 있었습니다.
크라우니가 약속한 쉼은 게으름이 아니었습니다. 마침내 뿌리 내릴 수 있는 것. 처음부터 지으신 분이 원한 게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 사람이 떠돌지 않고, 이름 부를 수 있는 자리가 있고, 저녁에 같이 걸을 수 있는 집.
단과 리아가 처음에 살았던 그 동산처럼.
크라우니는 아직 그 처음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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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솔도 알았습니다. 이 쉼이 끝은 아니라는 것을.
땅은 얻었지만 마음에 아직 무너지지 않은 벽들이 있었습니다. 옛날 일을 잊지 못하는 것들, 서로 믿지 못하는 것들, 크라우니가 아닌 다른 것에 기대고 싶어지는 것들.
크라우니는 그것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광야를 지나온 백성들 중에서, 머잖아 노래하는 사람이 나올 것입니다. 막내 목동 하나가, 아무도 예상 못 한 방식으로 거인 앞에 서게 됩니다. 그리고 그 목동은 크라우니 이야기를 노래로 남겨서, 우리가 지금도 그 노래를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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