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의 좌표계는 종이 위 구조가 아니라 실행되는 기계의 주소공간이었다. 이 장은 그 기계 위에서 도는 언어 한선씨와 규칙기반 에이전트 셀코어가 어떻게 세계의 제작 에너지를 압축하는지 본다.
한선씨는 한국어 키워드로 쓰는 4상균형3진 프로그래밍 언어다. 네 상태는 티(+1, 데이터)·옴(0, 명령)·타(−1, 체이닝)·음(0의 구분자)이다. 기본 단위는 27트릿으로 이루어진 큐브이고, ISA729 명령집합이 그 위에서 동작한다.
엔지니어에게 중요한 점은, 90개 이상의 연산이 트릿 네이티브로 구현된다는 것이다. 이진 기계 위에 삼진을 흉내 내는 에뮬레이션 계층이 없다. 나눗셈은 자연 반올림(나머지의 절댓값이 제수 절반을 넘지 않도록)을 따르고, 논리는 클레이니 3값(참·거짓·모름)을 직접 표현한다. 모름이라는 상태가 1급 시민이므로, 불확실성을 별도 플래그로 흉내 낼 필요가 없다. 이 네이티브성이 4장에서 말한 고속의 토대다. 같은 일을 더 적은 명령으로, 더 적은 에너지로 한다.
셀코어는 규칙기반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다. 거대한 신경망 대신 규칙으로 의사결정을 표현한다. 조건이 만족되면 상태가 바뀌는 규칙들의 집합으로, 도메인 로직을 명시적으로 적는다. 규칙은 읽을 수 있고, 검증할 수 있고, 결정론적이다. 학습된 가중치 수십억 개 안에 숨은 행동이 아니라, 사람이 읽고 고칠 수 있는 규칙이다.
셀코어의 핵심 효과는 AI 극소화다. 하나의 큰 작업을 위해 거대 범용 모델 여러 종을 띄우는 대신, 규칙과 작은 SLM(소형 언어모델)으로 같은 일을 한다.
3장의 회계식을 AI에 적용해 보자. 거대 모델 한 종은 두 종류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제작 에너지(학습)와 운영 에너지(추론)다. 학습은 단발성으로도 막대하고, 추론은 호출마다 누적된다.
셀코어가 거대 모델을 규칙과 SLM으로 대체하면, 두 항이 동시에 압축된다. 짓지 않은 모델의 학습 에너지는 0이 되고, 호출되지 않는 거대 추론의 운영 에너지도 0이 된다. 규칙은 사실상 무료로 실행되고, SLM은 거대 모델보다 수십~수백 분의 일의 에너지로 추론한다. 이것은 2장의 극소화한 모델이라는 시간 원천과 3장의 회피 배출이 만나는 지점이다.
결론은 앞 장들의 명제를 AI에 그대로 옮긴 것이다. 가장 빠르고 깨끗한 모델은 학습되지 않은 모델, 호출되지 않는 모델이다. 거대 AI 여러 종을 작은 규칙으로 극소화할 때마다 그 빈자리가 곧 시간이고 에너지다. 한선씨는 그 규칙을 가볍게 적게 하고, 셀코어는 그 규칙으로 거대 모델을 대신하게 한다. 개발 시간을 짧게, AI를 단일화·극소화, 운영비를 낮춤 — 이 세 절감이 곱해져 세계의 제작 에너지를 압축한다.
그리고 압축으로 생긴 시간과 에너지는, 곳간에 쌓이지 않는다. 마지막 장이 그 방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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