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장에서 우리는 화폐의 세 칸을 함께 들여다보았습니다. 매일 쓰는 머니, 차곡차곡 쌓는 에셋, 그리고 천천히 자라는 웰스. 그 세 칸이 한 사람의 삶 안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는지 이야기했지요. 이제 마지막 장에서는, 그 모든 것을 손에 쥐었던 한 사람이 언젠가 그것을 내려놓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1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여러분이 처음 아홉 명으로 모여 앉던 그날부터 꼭 12년이 지난 어느 가을날. 그날, 여러분은 무엇을 남기고 있을까요.
가게의 간판은 낡았을 겁니다. 처음 문을 열던 때의 밝은 칠이 바래고, 손잡이가 손때로 윤이 나고, 문턱이 닳아 한쪽이 기울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낡음이 사람들에게는 가장 편안한 풍경이 되어 있을 겁니다. 딱 그 가게, 그 자리에서만 얻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렇게 12년이 한 켜 한 켜 쌓입니다.
저는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바로 그 쌓인 시간을 어떻게 내려놓고 어떻게 이어가는지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가을날, 여러분은 중대한 선택 앞에 서게 됩니다.
여러분이 12년간 손에 쥐고 키워온 그 부(富)—웰스 말입니다. 크라우니, 그리고 그 너머에 놓인 한선과 선호. 그것이 이제 다음 아홉 명에게 넘어가야 할 시간이 온 것입니다. 우리가 시즌1이라 부르는 한 사이클이 만기를 맞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감정적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처음 그 부를 받았을 때 얼마나 신기하고 또 얼마나 무거웠는지 여러분은 기억할 것입니다. 그 부로 가게를 짓고, 사람을 고용하고, 동네 아이들을 봐주었던 12년. 그 시간들이 모두 영원히 내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크라우니월드의 약속이라는 것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그렇게 약속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약속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도요.
내려놓는다는 것은 빼앗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흐르게 하는 것입니다.
강을 한번 떠올려 보십시오.
강은 산에서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손가락만 한 계곡물이지만, 흘러내려 가다 보면 점점 굵어집니다. 어느 지점에서는 마을을 지나고, 어떤 구간에서는 논밭을 적시고, 언젠가는 호수에 잠시 머물렀다가, 마침내 너른 바다로 흘러갑니다.
강물이 제자리에 고이면 어떻게 됩니까. 썩습니다. 고인 물은 더 이상 아무것도 살리지 못합니다. 하지만 흐르는 물은 생명을 냅니다. 바다로 가는 그 긴 여정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살리는지 모릅니다.
여러분이 12년간 받아 안았던 그 부도 똑같습니다. 부는 머물 수 없습니다. 머물면 죽습니다. 부는 흘러야 합니다. 다음 아홉 명에게, 그리고 그다음, 또 그다음으로 계속해서 말입니다.
여러분이 그 부로 만든 것들—가게, 일자리, 신뢰, 기쁨—그것들은 여러분이 떠난 뒤에도 남습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사람의 마음에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12년간 그 자리에서 보여준 정성과 섬김이, 다음 아홉 명이 같은 자리에서 하는 일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이제 정리할 시간입니다. 여러분이 이 12년 동안 무엇을 남겼는지 함께 헤아려 보겠습니다. 크라우니월드는 사람이 떠나며 남기는 세 가지를 특별히 소중하게 봅니다.
첫째, 일의 숨결을 남깁니다.
여러분이 차린 가게, 혹은 여러분이 가르친 기술, 혹은 여러분이 끌고 온 프로젝트. 그것이 여전히 세상에서 쓸모 있게 돌아가고 있다면, 여러분은 일의 숨결을 남긴 것입니다. 다음 사람은 맨바닥에서 다시 시작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다져 놓은 토대 위에서, 여러분의 방식을 조금 손보거나 한 걸음 더 발전시켜서,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어 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둘째, 사람의 변화를 남깁니다.
여러분과 함께 12년을 보낸 여덟 명의 동료들. 처음에는 서툴렀던 그들이, 여러분과 함께하며 얼마나 자랐는지요. 여러분의 기술만 배운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마음 씀씀이도, 책임감도, 함께 일하는 기쁨도 함께 배웠습니다. 그 변화는 한 번 새겨지면 지워지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떠난 뒤에도 그들은 여러분이 보여준 그 방식으로 또 다른 사람들을 대할 것입니다. 그렇게 한 사람의 영향력이 곱해지고 번져 갑니다.
셋째, 신뢰의 흔적을 남깁니다.
여러분이 이 동네에서 얼마나 투명하게, 얼마나 정직하게, 얼마나 겸손하게 살았는지. 그것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졌는지. 그렇게 모인 신뢰는 여러분이 떠난 뒤에도 그 공간에 그대로 머뭅니다. 다음 아홉 명이 들어올 때, 손님들은 그 신뢰를 미리 기대하고 기다릴 것입니다. "이 가게는 정직한 곳이다. 이 사람들은 나를 속이지 않는다." 그런 평판이 자리에 남아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큰 축복입니다.
여러분이 떠나면, 새로운 아홉 명이 들어옵니다. 그들도 여러분처럼 가슴이 떨릴 겁니다. 여러분이 그랬던 것처럼 "내가 정말 해낼 수 있을까?" 하고 속으로 묻겠지요.
여러분은 그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여러분이 저질렀던 실수들, 여러분이 깨달았던 것들, 가장 아팠던 순간과 가장 기뻤던 순간들—그것들을 그들과 나누고 싶지 않으십니까.
크라우니월드에는 이를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기록이라고 부릅니다. 여러분이 이 12년간 배운 모든 것을 다음 세대를 위해 적어 두는 것입니다. 교과서처럼 반듯하고 딱딱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여러분이 느낀 것, 겪은 것, 후회하는 것, 자랑스러운 것—그 모든 것을 솔직하게 적어 두면 됩니다.
그 기록을 읽으며 시즌2의 아홉 명은 여러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왜 그렇게 했는지, 그리고 그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 그것이 바로 지혜를 물려주는 일입니다.
혹시 이런 생각이 스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내가 보낸 12년이 물거품이 되는 건가?"
아닙니다. 크라우니월드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12년간 이뤄낸 모든 것—그 성과, 그 성장, 그 신뢰—그것들은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보상으로 돌아옵니다. 여러분의 노력이 키운 일의 가치, 여러분의 봉사가 일군 동네의 발전, 여러분의 정직이 쌓은 평판. 그것들이 모두 여러분의 웰스의 상승으로 나타납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여러분이 받았던 그 크라우니의 가치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자랍니다. 마치 농부가 여름 내내 땀 흘려 일하고 가을에 거두는 것처럼요. 여러분이 12년간 잘 지켜낸 것이, 동네를 위해 흘려보낸 것이, 다음 세대를 위해 남겨 둔 것이—그 모든 것이 평가되어 여러분의 자산이라는 형태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떠난 뒤에도, 여러분이 심어 놓은 것들은 계속 자랍니다. 여러분이 보여준 본보기가, 여러분이 쌓아 둔 신뢰가, 다음 시즌의 사람들이 더 나은 일을 하도록 돕습니다. 그러면 그것도 다시 여러분의 몫에 더해집니다. 세상이 조금씩 더 좋아질 때마다, 여러분의 부도 작게나마 함께 자라는 셈입니다.
여기서 잠깐, 미래의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가 손에 쥔 것이 크라우니라면, 그 너머에는 아직 열리지 않은 단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한선, 그리고 그 위의 선호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더 큰 군집의 부이자, 앞으로 세상의 생산성이 얼마나 자랄지를 미리 헤아려 마련해 둔 자리입니다. 지금 당장 손에 잡히는 것은 아닙니다. 시즌2가 열릴 무렵에야 그 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다만 여러분이 오늘 흘려보낸 정성이, 그 미래의 곳간을 채우는 첫 한 줌이 된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여러분 자신은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시즌1을 마치고 나면 여러분은 이제 어떤 새 일을 하게 될까요. 그동안 익힌 기술로 더 큰 일에 도전할 수도 있고, 처음에는 엄두도 못 냈던 무언가를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한동안 쉼을 가지거나, 배움에만 몰두하거나, 가족과의 시간을 택할 수도 있습니다. 일과 배움과 쉼, 그 8/8/8의 균형 감각이 이제 여러분의 다음 인생에도 자연스레 이어질 것입니다.
결국 크라우니월드가 그리는 세상은 이런 모습입니다.
한 사람이 12년을 살고 떠나면, 그 12년이 물거품이 되지 않는 세상. 대신 그것이 흐르는 물처럼 다음으로, 또 다음으로 이어지는 세상. 그러면서도 앞서간 사람은 거기 멈추지 않고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는 세상. 그렇게 여러분이 지나온 모든 자리가 점점 더 좋아지고, 깊어지고, 풍성해지는 세상.
우리는 이것을 세대의 사다리라고 부릅니다.
각 세대가 앞선 세대의 발판 위에 올라서고, 다시 다음 세대를 위해 한 계단을 더 높이 놓아 준다는 뜻입니다. 모두가 같은 높이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위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무도 뒤에 남겨지지 않습니다. 계단이 끊기지 않고 이어져 있어서, 그다음 아홉 명도, 또 그다음 아홉 명도 그 계단을 밟고 올라설 기회를 얻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이제 12년을 마치고 떠난다고 상상해 보세요. 무엇을 남기고 싶으신가요. 이 자리에서 했던 가장 자랑스러운 일은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당신이 만난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씩 떠올려 보세요. 그들 중 누군가가 당신 때문에 조금이라도 달라졌다면—바로 그것이 당신이 남긴 것입니다. 오늘은 그중 한 사람에게, 짧게라도 고마움을 전해 보십시오.〕
친구들, 이 책을 처음부터 여기까지 함께 걸어오면서 여러분은 무언가를 보셨을 겁니다.
일과 배움과 쉼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하루. 혼자가 아니라 아홉 명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길. 담보가 든든할 때 신뢰도 함께 커진다는 것. 머니로 살고, 에셋으로 쌓고, 웰스로 자란다는 화폐의 세 칸. 그리고 12년이라는 한 사이클 안에서 결국 모두가 함께 올라간다는 것.
이것들은 단순한 경제 이론이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가 서로 어떻게 더불어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약속입니다.
크라우니월드는 약속합니다. 여러분이 하는 일이 헛되지 않을 것을. 여러분의 땀이 헛되지 않을 것을. 여러분이 심은 것이 반드시 자라날 것을. 그리고 여러분이 떠난 뒤에도, 여러분이 걸어온 그 길이 누군가의 빛이 되어 줄 것을.
이 약속이 지켜질 수 있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여러분이 혼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함께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일을 믿어 주고, 여러분의 신뢰를 귀하게 여기고, 여러분이 만든 것들을 계속해서 지켜 갈 사람들이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그러니 다시 시작하십시오.
시즌1을 마치면 시즌2가 옵니다. 아홉 명이 떠나면 새로운 아홉 명이 들어옵니다. 기록되지 않은 채 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쌓이고, 모든 것이 이어지고, 모든 것이 끝내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제가, 그리고 크라우니월드가 여러분에게 남기는 마지막 말입니다.
당신의 인생이, 당신이 걷는 그 길이, 당신이 남기는 한 걸음 한 걸음의 발자국이—그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다시 만납시다.
첫 번째 책은 선물이에요. 가입하면 100맘을 드리니까, 두 번째 책부터 자유롭게 읽을 수 있어요. 친구를 추천하면 50맘도 생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