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기사와 화주가 전화기 앞에서 마주 보고 있다. 사이에 「맞아요」「모를까요」「안 돼요」「어른에게」라고 적힌 네 칸짜리 보드가 떠 있다〕
기사 아저씨가 짐을 내렸다. 화주 아주머니가 돈을 세기 시작했다. 하지만 종이를 들었다가 고개를 들었다.
"어? 이거… 양이 적은데요?"
기사 아저씨가 들었다.
"아니에요, 다 맞아요."
"안 맞는데요?"
이렇게 싸움이 시작된다. 하루에도 몇 번, 몇십 번. 누가 맞고 누가 틀렸는지, 어디까지가 내 잘못이고 어디부터가 상대 잘못인지 모르면,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싸움을 조금 똑똑하게 가르는 방법이 있다. 네 칸으로 나누는 거야.
가장 먼저 물어봐야 할 것: 이 일이 명백한가?
짐의 양이 정확히 같은지 무게로 쟤보면 어떨까? 종이에 적힌 숫자와 실제 양을 맞춰 보는 거야. 숫자는 거짓말을 안 한다. 만약 무게가 딱 맞으면, 이건 "티(實)"라고 불러. 의심할 여지가 없는 거야, 마치 신호등이 파란불처럼. 이럴 때는 더 이상 싸울 필요가 없어. 명백하면 통과. 그럼 기계처럼, 자동으로 진짜라고 인정해 주는 거야. 화주 아주머니도 "맞네요"라고 웃으면서 돈을 건넨다. 싸움, 끝.
그런데 무게계가 없으면 어떻게 할까?
"글쎄, 내 눈에는 부족한 것 같은데, 숫자로는 맞다고 하네요. 이게 정말 맞는 건가요?"
이건 "옴"이야. 모르는 상태. 아무도 거짓말을 하려고 한 게 아니지만, 우리 둘 다 정확히 모르는 거야. 그럼 어떻게 해? 그걸 알아보는 거지. 화주 아주머니가 스마트폰으로 지난주 영수증을 꺼내 본다. 아, 이번엔 이번 양이 맞구나. 기사 아저씨도 알아봤다. "아, 그래요. 요전엔 부족했는데 이번엔 맞네요." 모르던 것을 알게 되면, 예스가 된다. 싸움, 끝.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기사님, 이거 진짜 500kg인가요? 내 저울로는 480kg밖에 안 나와요."
"아니에요, 500kg 맞아요. 처음 적힌 대로 돈을 달라고요."
화주 아주머니가 돈을 세다가 멈췄다. "저울로 재 봤는데 480kg이면… 20kg 부족하잖아요. 500kg 돈은 못 드려요."
이건 "타(非)"야. 틀린 거, 부당한 거. 기사 아저씨의 요구가 맞지 않아. 이럴 땐 어떻게 해? 거부하는 거야. 아주머니가 웃으면서 말한다. "안 돼요. 정확히 한 건만 해요." 싸움 아니야, 규칙이 자기 역할을 하는 거야.
그런데 이건 어떨까?
"저, 이게 들었나요? 제 차 로드센서가 고장 난 것 같은데, 저울 못 믿겠어요. 종이에 적힌 건데, 종이도 누가 쓸 때 손가락이 떨렸을 수도…"
화주 아주머니가 한숨을 쉰다. 이건 측정도 안 되고, 증거도 애매하고, 상대의 진심도 모르겠다. 이럴 땐 어떻게 해?
상급자에게 물어보는 거야. 이걸 "음(餘)"이라고 불러. "예외"예요.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거야. 기사 아저씨에게 기사 조합의 위원장을 소개해 주고, 화주 아주머니에게 협회 직원을 연결해 준다. "이건 저희가 결정할 수 없으니, 이 분들이 봐 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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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네 칸이 더 크게 보인다. 첫 칸은 초록 체크, 둘째 칸은 확대경, 셋째 칸은 빨간 ×, 넷째 칸은 손가락이 위로 가리키는 모습〕
명백하면 통과(티). 모르면 알아보고 통과(옴). 틀리면 안 돼(타). 어려우면 어른에게(음).
이 네 칸이 있으면, 매일 싸울 필요가 없어. 화주와 기사가 싸우는 대신, 문제와 싸운다. 문제는 힘들지만 따지지 않으니까. 만약 이 네 칸을 열 차 운송마다 하나씩 돌리면, 한 달에 수백 번. 한 년이면 수천 번. 싸움은 줄어든다.
하지만 기사 아저씨는 여전히 지친다. 왜일까? 싸움이 줄었어도, 싸움보다 더 많이 그를 지치게 하는 게 있기 때문이야.
"내일 또 나갈까? 화주들이 전화하겠지. 또 같은 말하고… 또 같은 종이 적고…"
그 매일 같은 반복. 그게 진짜 피곤한 거야.
생각해 볼까? 네 칸이 싸움을 없애도, 반복은 줄일 수 없을까? 아니, 반복 자체를 규칙이 삼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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