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 CHAPTER 03

수익이 목적이 아니라면

산업이 느린 진짜 이유는 마찰이다

운송업이 지금 이 정도 효율만 내는 이유를 물으면, 사람들은 '연료비'라고 하거나 '화물이 없어서'라고 말합니다. 틀린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도 증상일 뿐입니다. 진짜 이유는 마찰입니다. 마찰은 네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수수료라는 마찰, 갈등이라는 마찰, 반복작업이라는 마찰, 정보 비대칭이라는 마찰. 이것들이 매일 화물기사를 느리게 하고, 화주를 비싸게 합니다.

화물기사가 빈 차로 돌아오는 동안 그는 뭘까요? 공차(空車)는 단순한 빈 차가 아니라 산업의 마찰이 눈으로 보이는 순간입니다. 차는 달리지만 운임은 0입니다. 그 빈 차 안에서 기사의 시간, 그의 연료, 그의 피로가 모두 마찰로 사라집니다. 화주들이 흥정 전화를 밤새 받고도 낮에 "아직 못 정했어요"라고 답할 때, 그 시간도 마찰입니다. 중개인이 화주에게 이 가격이라고 했다가 기사에게는 저 가격이라고 말할 때의 정보 갭도 마찰입니다. 이 마찰들이 모여서 "운송업은 이 정도만 되는 게 맞아"라는 체념이 됩니다.

하지만 산업이 느린 게 아니라, 마찰이 산업을 느리게 하는 겁니다. 마찰을 줄이면 산업은 자기 속도를 찾습니다. 화물기사는 더 많은 화물을 더 빨리 나르고, 화주는 더 싼값에 더 빠르게 배송하고, 중개인도 더 많은 거래를 매칭시킵니다. 누구도 느려지지 않습니다. 오직 마찰만 줄어듭니다.

돈 버는 기계가 아니라 윤활유

플랫폼이란 뭘까요?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플랫폼은 돈 버는 기계였습니다. 사용자들이 거래하고, 플랫폼은 그 거래에서 몫을 떼어냅니다. 거래량이 늘수록 떼어내는 몫도 커집니다. 이 구조는 명확합니다. 플랫폼이 강할수록 사용자는 약해집니다. 수수료가 높아질수록 거래는 비싸집니다.

그런데 반대 길이 있습니다. 플랫폼이 수익을 0으로 미는 것입니다. 그러면 플랫폼은 뭐가 될까요? 산업의 윤활유입니다. 윤활유는 자동차 엔진 속에서 부품을 매끄럽게 움직이게 합니다. 윤활유는 자신의 이득을 남기지 않습니다. 대신 전체가 빨리, 매끄럽게, 오래 움직이게 합니다. 산업도 그렇습니다.

수익을 0으로 만드는 플랫폼이 가능할까요? 그건 플랫폼이 도대체 뭘 하는지에 따라 달립니다. 만약 플랫폼이 사람의 판단으로만 굴러간다면, 수익을 0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하고, 그 누군가는 월급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플랫폼이 규칙엔진으로 굴러간다면? 규칙엔진은 판단을 자동화합니다. 갈등을 분류하고(티/옴/타/음), 반복작업을 프로그래밍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펼칩니다. 그러면 필요한 사람은 기술자 몇 명뿐입니다. 그 몇 명의 월급은 이미 다른 비용에서 나옵니다. 플랫폼의 수익은 남지 않아도 됩니다.

그것이 윤활유의 설계입니다.

마찰의 네 얼굴

수수료는 가장 눈에 띄는 마찰입니다. 화주가 10만원의 운임을 배송사에 내려고 합니다. 중개인은 "우리 플랫폼에서 하면 수수료 10%는 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럼 화주는 화물기사에게 9만원을 제시합니다. 화물기사는 "10만원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둘이 8.5만원에서 타협합니다. 사라진 1.5만원은 어디 갔을까요? 플랫폼의 주머니, 그리고 산업의 손실입니다.

갈등은 시간을 먹는 마찰입니다. 화주가 화물기사를 믿지 못해서 전화를 밤새 합니다. 기사가 화주를 의심해서 배송 중에 계속 연락합니다. 그 통화 속에서 얼마나 많은 오해가, 불신이, 반복된 확인이 오갑니까. 각 통화는 기사의 운전 집중력을 빼앗고, 화주의 불안감을 키웁니다. 그 갈등의 에너지를 모으면 화물 몇 대를 더 나를 수 있을 것입니다.

반복작업은 자동화되지 않은 마찰입니다. 같은 형식의 계약서를 매번 다시 쓰고, 같은 안내말을 매번 다시 합니다. 보험 가입을 매번 처음처럼 설명하고, 배송지 확인을 매번 다시 합니다. 규칙엔진이 이런 반복을 한 번만 정의해 놓으면, 나머지는 기계가 합니다. 하지만 규칙엔진이 없으면, 그 반복은 산업 전체의 손실이 됩니다.

정보 비대칭은 가장 은밀한 마찰입니다. 중개인은 화주와 기사의 목표 가격을 모두 알지만, 둘은 서로를 모릅니다. 기사는 화주가 정말 급한지, 아니면 흥정하는 건지 모릅니다. 화주는 시장에 이 운임이 적정한지 모릅니다. 그 정보의 갭에서 믿음이 사라지고, 불신의 마찰이 생깁니다.

이 네 마찰이 동시에 움직입니다. 수수료가 높으면 갈등이 생기고, 갈등이 있으면 반복작업이 늘어나고, 정보가 투명하지 않으면 모든 마찰이 악화됩니다.

수익0은 포기가 아니라 설계다

"수익을 0으로 만들면 언제까지 서비스를 할 수 있습니까?" 이 질문이 나옵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규칙엔진이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플랫폼이 사람의 판단에만 의존한다면, 수익을 0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갈등을 판단해야 하고, 누군가는 반복작업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규칙엔진이라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갈등을 자동으로 분류하고(티: 실행 / 옴: 연구 후 예스 / 타: 거부 / 음: 상위로 이관), 반복작업을 한 번의 정의로 영원히 자동화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펼칩니다.

그렇게 되면 플랫폼에는 뭐가 남을까요? 기술자 몇 명이 규칙엔진을 지키고, 그 기술자의 월급은 이미 다른 곳(예를 들어 초기 투자, 또는 정부 지원)에서 나옵니다. 플랫폼 자체는 수익을 남길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 설계가 증명되는 방식은 한 건의 운송 위에서입니다. 화주가 10만원을 냅니다. 플랫폼은 그 돈을 다음과 같이 배분합니다. 화주의 만족도에 따라 화주 본인에게 7%의 쿠폰을 돌려줍니다(7천원). 기사의 만족도에 따라 기사에게 7%의 포인트를 줍니다(7천원). 그 14%는 플랫폼이 가져가지 않습니다. 대신 화주와 기사가 그 쿠폰과 포인트를 다음 거래에 쓰게 합니다. 플랫폼은 거기서 수익을 남기지 않습니다. 쿠폰과 포인트는 온전히 소진됩니다.

이것이 수익0의 진짜 설계입니다. 포기가 아니라, 마찰을 0으로 미는 가장 강한 방법입니다. 돈 버는 주체가 플랫폼이 아니라 산업 자체가 되는 겁니다.

여운

수익을 0으로 만든다는 말은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그것이 정말 한 건의 운송 위에서 어떻게 계산되는지, 심장을 열고 들여다봐야 합니다.

내 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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