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기사는 콜을 받기 위해 몇 통의 전화를 거는가. 배차원에 전화를 건다. 화물이 어디에 있는지, 언제 가야 하는지 묻는다. 목적지가 맞는지 확인한다. 출발 전 연락처를 다시 받는다. 출발한 뒤에도 화주에게 "지금 어디쯤입니다" 보고 전화가 온다. 화물을 내린 뒤엔 "사진 찍으셨어요?"라고 묻는다. 정산 때가 오면 "입금되셨나요?"를 확인한다. 하루에 5~10건 운송을 하면, 전화는 15~30통이다. 그 전화 한 통씩이 5~10분이면, 기사는 하루의 1~3시간을 전화에 쓴다.
화주는 몇 통의 전화를 받는가. 기사 선정 전에 배차원과 전화를 한다. 몇 시에 갈 수 있냐, 가격이 얼마냐, 그 차가 믿을 만한가를 묻는다. 기사가 정해지고 나면 기사와 전화를 한다. 화물을 어떻게 싣는지, 어떤 주의를 할 사항이 있는지 설명한다. 운송 중에 기사로부터 "지금 출발했습니다" 전화를 받는다. 도착했을 때도 전화를 받는다. "사진 올려 주셨어요?"라고 묻는다. 정산 때는 청구서를 받고 확인 전화를 한다. 하루에 5~10건 주문을 하면, 화주도 10~20통의 전화를 받는다.
그 시간의 가치는 얼마인가. 기사는 차를 모는 시간이 줄어든다. 화주는 다음 생산 계획을 짤 시간을 잃는다. 하루 2시간의 전화는 연 500시간이다. 기사의 시간당 가치가 3만 원이면 1500만 원이 사라진다. 화주의 시간당 가치가 5만 원이면 2500만 원이 사라진다. 그 비용은 어디 나오는가. 둘 다 요금을 더 받으려고 한다. 기사는 콜을 깐다. 화주는 배차원을 바꾼다. 경쟁이 심해진다. 플랫폼은 그 경쟁 속에서 더 빨리 전화를 받고, 더 정확하게 대답하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약속한 것도 결국 더 빠른 전화일 뿐이다.
크라우니 오토는 다르게 묻는다. 왜 여전히 전화를 받아야 하는가.
배차 전화는 누가 받는가. 기사와 화주가 받는다. 기사는 '언제 어디서 뭘 운송할 건지'를 묻고, 화주는 '누가 정확히 와서 언제 도착할 건지'를 묻는다. 그 질문은 매번 똑같다. 출발지, 목적지, 화물 종류, 무게, 예상 운임. 다섯 개다. 그 다섯 개 답이 모이면, 정산 때 필요한 데이터는 자동으로 완성된다.
서류는 왜 필요한가. 배송 증명(기사가 서명), 인수인계 사진(기사가 촬영), 세금계산서(배차원이 발행), 정산 확인(기사와 화주가 동의). 이 네 개다. 규칙엔진은 이 네 개를 다음과 같이 흡수한다. 기사가 목적지에 도착한 순간, GPS 위치 + 도착 시간이 자동 기록된다. 화물을 내릴 때 기사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한 장만 찍으면, 그 사진 시간이 실제 인수인계 시간이 된다. 기사는 추가 서명을 안 해도 된다. 세금계산서는 배차원이 아니라 플랫폼이 발행한다. 출발지·목적지·화물명·무게·금액이 이미 규칙에 들어가 있으니 자동 생성되고, 기사와 화주는 그걸 받아보기만 한다.
정산은 누가 하는가. 지금까지는 이렇다. 기사가 배차원에 '정산해 달라'고 말한다. 배차원은 그 기사의 모든 운송을 찾아내 손수 계산한다. 화주 3인, 기사 5명, 화물 7건이면 7×5 = 35개의 항목을 하나하나 더한다. 실수가 난다. 분쟁이 난다. 다시 계산한다. 정산은 일주일 뒤에야 끝난다. 크라우니 오토는 이렇게 한다. 기사가 콜을 받는 순간, 운임이 결정된다. 운송이 끝나는 순간, 그 운임이 확정된다. 하루가 끝나면 기사가 받을 돈은 자동으로 계산된다. 기사는 그 숫자를 본다. '어? 내가 93만 원을 버는군?' 확인하고 끝이다. 정산은 3초다.
기사는 하루 2시간을 돌려받으면 뭘 할까. 첫째, 빈 차 시간을 줄인다. 지금은 다음 콜이 나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린다. 전화를 받지 못할까봐 핸들을 놓지 못한다. 2시간이 생기면, 기사는 그 사이 쉴 수 있다. 화장실을 갈 수 있다. 밥을 먹을 수 있다. 다음 콜 전에 한숨을 쉴 수 있다. 피로가 줄면 안전이 높아진다.
둘째, 기술을 배운다. 2시간이 생겼으니 크라우니 오토가 운영하는 '운전자 아카데미'에 들어간다. 더 안전하게 운전하는 방법, 연비를 줄이는 기술, 화물을 보존하는 기술을 배운다. 기술이 늘면 신뢰도가 올라간다. 신뢰도가 올라가면 더 좋은 콜이 들어온다. 더 좋은 콜은 더 높은 운임을 준다. 1년 뒤, 그 기사의 월급은 200만 원에서 250만 원이 된다.
셋째, 가족을 본다. 하루 3시간을 버리던 기사가 2시간을 돌려받으면, 일주일에 10~15시간을 가족과 보낸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 밥을 차려줄 수 있다. 아내와 저녁을 먹을 수 있다. 그게 뭔가. 매일밤 피곤해서 짜증내던 기사가 여유가 생기면, 가정은 안정된다.
화주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배차원 3곳에 전화를 돌려본다. 어디가 가장 빨리 올 수 있는지 비교한다. 그 3~4시간을 돌려받으면, 화주는 다음 계약을 준비할 수 있다. 거래처와 만날 수 있다.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그게 화주 회사의 성장이 된다.
그렇다면 모든 게 자동으로 되는가. 아니다. 규칙이 놓치는 게 있다. 기사가 출발지에 도착했는데, 화물이 아직 준비 중이다. 규칙은 '예정 시각 = 출발 시각'이라고 가정했다. 하지만 화주가 바빴다. 20분 늦었다. 이제 기사는 기다린다. 그 20분이 누구 손해인가. 규칙은 모른다. 기사 손해인가, 화주 손해인가, 둘 사이 공동 손해인가. 이걸 결정하려면 말이 필요하다. 기사가 "화물이 안 나왔어요"라고 말하고, 화주가 "금방 나옵니다, 잠깐만요"라고 답해야 한다. 그때 집사가 쓰인다.
분쟁이 일어났을 때도 마찬가지다. 기사가 "화물이 손상됐어요"라고 하는데, 사진을 보니 진짜다. 하지만 기사 기록이 3년 신뢰도 98%고, 화물은 깨지기 쉬운 도자기였다. 누가 조심성 있게 운송했고, 누가 포장을 잘못했는가. 규칙은 '확률은 70% 화주 과실, 30% 공동 과실'이라고 계산한다. 하지만 이 건에 한해 화주가 "제 포장이 확실히 약했어요"라고 주장한다. 그럼 어떻게 할까. 규칙은 모른다. 이건 사람이 말을 들어야 한다.
무엇을 남길 것인가. 자동화는 매일 반복되는 것만 삼킨다. 배치(배차 전화), 서류(증명·사진·세금계산서), 정산(계산). 이 세 개의 반복이 사라지면, 남는 건 무엇인가. 예외다. 지연이다. 손상이다. 싸움이다. 하지만 그 싸움은 이제 '반복되는 싸움'이 아니다. 한 번 생기는 충돌이고, 말로 풀어야 할 예외다. 규칙이 기반을 깔았으니, 그 말은 더 짧다. 더 정확하다. "근거가 뭔데요?"라는 질문 하나로 끝난다. 규칙이 근거를 댄다. 둘은 그 근거로 합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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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2~3시간을 되돌려받은 기사는 어디로 가는가. 쉬는 곳으로? 아카데미로? 가족으로? 아니면 그 시간으로 자기 회사를 만드는 걸까. 자동화의 진짜 배당은 시간이지만, 시간이 사람을 키운다면, 다음 장에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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