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한선씨 코드가 두 갈래 길로 나뉜다. 한쪽은 넓고 밝은 큰길이고, 다른 쪽은 헌법이 가리키는 정도(正道)인데 몇몇 구간이 아직 다듬어지는 중이다. 그런데 신기한 일은, 두 길 모두 같은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것이다.
지금 한선씨 서비스들이 실제로 다니는 길은 hanseonc_high 컴파일러다. 4,380줄의 C-like 구문 위에 한글 키워드를 얹었다. 누구나 이렇게 쓴다:
가져오기 "문자열.한선"
변수 x = 10
함수 제곱(n) { 반환 n * n }
출력값("결과: " + 문자열변환(제곱(x)))
이 길에는 225개의 내장함수와 24개 표준라이브러리가 놓여 있다. 현재 생태계의 서비스 210개 중 71개가 순수 한선씨로 만들어졌는데, 이들 거의 모두 이 길로 온 것이다. 프로덕션 표준이다.
그런데 한선씨 헌법이 가리키는 정통의 길은 다르다. RPN(역폴란드 표기, 후위연산)이라고 부르는 길인데, 이건 한국어 문장 순서와 ISA729 기계어 opcode에 정확히 1:1로 대응한다. "한선씨 = 한국어 RPN = ISA729 1:1"이 설계 원칙이다.
정통의 길이 정통인 이유는, 이 길이 가장 정직하기 때문이다. 중간 변환을 거치지 않고 한국어를 곧바로 3진 기계어로 옮긴다. 마치 직선이 항상 최단거리인 것처럼.
그런데 여기가 솔직해야 할 지점이다. 설계상 정통이어야 할 길 hanseonc_std.asm의 구현에 몇 개 구간이 아직 마무리 중이다. 루트, 거듭제곱, 설정, 꺼내, 크거나같다, 가져오기 — 이 키워드들이 아직 정치를 끝내지 못했다.
이것은 "부채"이지만, 우주론적으로 보면 음(U, -0)의 의미와 닿아 있다. 음은 "어디로 갈지, 얼마나인지 모르는 영역" — 가시선 위를 품는 비가시선 바깥이다. 공사 중이라는 건, 정도(正道)가 여전히 비가시선 영역을 탐사 중이라는 뜻이다. 이 불완성 자체가 한선씨 설계의 정직함이다.
정통 어셈블리가 미완성이면 정통 길은 막힌 건가? 아니다. RPN의 C 판 구현이 있다. hanseonc_rpn.c다. 이것은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 생태계 빌드가 이미 이것을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즉, 뜻밖의 역설이 생긴다. 정통이라고 선언한 길이 .asm 판은 다듬어지는 중이지만, 같은 RPN 정통을 C로 구현한 판은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 이것은 "정통이 깨졌다"가 아니라 "정통의 여정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는 뜻이다. 지금 이 순간도 hanseonc_rpn.c의 빈 자리를 하나씩 채워가고 있다.
흥미로운 건, 한선씨가 "정수만 할 수 있다"는 경계를 이미 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테슬라처럼 부동소수점 없이 정수 연산으로 고정소수점을 구현하는 방식(스케일 1000 = 소수 3자리)을 한선씨 라이브러리 고정소수점.한선에 실장했다. 나눗셈, 루트, 사인, 코사인, 문자열 변환까지 모두 검증 완료했고, 최대 오차는 0.001 이하다.
이것은 한선씨가 "못하는 영역"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그 경계를 정직하게 인식하고, 이미 건너편에 발을 디딘 것이다. 모든 한계가 영구한 건 아니다. 정도는 계속 이어진다.
두 길이 다르지만, 같은 곳에 도착한다. 고수준 hanseonc_high로 쓴 코드도, RPN 정통으로 쓴 코드도, 결국 같은 TOAU 기계어를 만든다. 그리고 그 TOAU를 crownyc VM이 실행한다.
4상균형3진(T=+1데이터, O=0명령, A=-1체이닝, U=비가시선의 경계)의 27트릿 큐브 위에 둘 다 선다. ISA729의 같은 opcode로 변환된다. 기계어는 하나다.
서비스를 만들 때는? 지금 당장은 고수준 hanseonc_high를 택하는 게 현명하다. 큰길이 닦여 있고, 함수가 많고, 실제로 작동한다. 프로덕션 표준이다.
하지만 새 코드를 배우거나 가르칠 때는, RPN 정통을 외면해선 안 된다. 정통화라는 여정이 있기 때문이다. hanseonc_rpn.c의 빈 구간들을 채워가고, hanseonc_std.asm도 다시 완성할 때가 온다. 그때까지 기존 코드들은 고수준으로 만들어져도, 새로 배우는 사람은 정통을 이해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정통을 알아야, 다음 단계를 볼 수 있다.
두 길을 하나로 통일하려는 게 아니다. 두 길이 같은 TOAU 위에서 정직하게 공존하게 만드는 것이 한선씨의 다음 단계다. 지금은 갭이 있지만, 그 갭이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을 아는 사람이 진짜 한선씨를 다루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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