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은 지 30분쯤 뒤, 그의 침대 옆 스마트폰이 조용히 깨어난다. 화면에는 아무 빛도 내지 않는다. 다만 어딘가, 인터넷 너머 서버 안에서 뭔가가 움직인다.
그날 오후, 그가 설정해 둔 규칙 하나가 깨어난다. "만약 커피 회사 주가가 어제보다 3% 올랐다면, 지금 가진 돈으로 차 회사 주식을 100주 사라"는 규칙이 말이다.
〔그림: 잠든 소년, 그 머리 위에 떠 있는 반투명한 주식 차트와 시계〕
밤 한 시간, 주식시장이 움직인다. 세상의 누군가는 자기 돈을 불리기 위해 사고팔고, 누군가는 두려움에 질려 떨면서 판다. 그런데 그는 잔다. 감정이 없으니까.
그의 매매 규칙은 사람처럼 흔들리지 않아. 사람이 "오, 떨어졌으니까 더 떨어질 거야"라고 두려워하거나, "아, 올랐으니까 더 오를 거야"라고 욕심낼 때도 말이야. 규칙은 그저 정해진 것만 해.
크라우니의 규칙 엔진, 셀코어(셀생각)는 이렇게 네 가지 답으로만 움직인다.
티(참, +1): 규칙이 맞다고 본다. "커피 주가 3% 올랐다" — 맞음. 그래서 사라.
옴(0, 모름): 모르니까 더 알아본다. "이 회사 이익이 높아졌나? 뉴스는?" 이럴 때 다른 규칙이 깨어난다.
타(거짓, −1): 규칙이 틀렸다고 본다. 팔아라. 손절이다.
음(예외): 이건 내 일이 아니야. 더 똑똑한 매니저한테 물어봐. (손가락을 내밀어 다른 곳으로 넘긴다.)
사람은 이렇게 네 가지 중 하나씩 고르면서 살아간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친구한테 화날 때도. 그런데 돈을 다룰 때는? 많은 사람이 두 가지 감정만 고른다. — 욕심(그래, 더 가져!)이랑 두려움(아니야, 그만!).
규칙 엔진은 사람이 놓친 것을 본다. 답이 네 가지라는 걸. 그래서 더 많이 맞힌다.
〔그림: 원탁에 앉은 네 개의 표시 +1(티), 0(옴), −1(타), 음(예외), 각각이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킴〕
그렇다면 그건 누가 정하는 걸까? 누가 "커피 3%, 차 100주"라는 규칙을 만들었을까?
그는 처음엔 혼자 만들려다가 멈췄다. 자기가 믿는 게 보여도, 남들은 안 믿을 것 같았고, 깊이 생각하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래서 크라우니 AI(Gemini)한테 물었다.
"내 성격은 이런데, 이 정도 위험을 견딜 수 있어. 이 달 목표는 월급의 3배를 벌고 싶어. 내 규칙을 만들어 줄래?"
AI는 그의 매니저가 아니다. 그냥 윤활유다. 규칙을 그림을 그려 주고, 처음 한두 달은 함께 다듬어 본다. 맞히는 게 늘면 AI는 물러난다. 이제 규칙이 주체다.
규칙은 감정이 없으니까 더 공정하다. 부잣집 아이라고 더 많이 벌어 주지도 않고, 어려운 집 아이라고 적게 벌어 주지도 않는다. 규칙이 정한 것을 다 하면 된다.
〔그림: 손으로 규칙의 체인을 잡고 있는 소년. 그 손과 규칙 사이에 반투명한 액체 같은 빛〕
옛날, 돈을 늘리려면 "큰 어른을 찾아가야" 했다. 은행원, 증권인, 재무설계사. 그들이 똑똑해 보이니까 맡기고, 수수료를 내고, 기도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상하다. 그 어른들도 사람이고, 두 가지 감정으로만 산다. 욕심이 있고, 두려움이 있다. 그들도 실수한다. 자기 수수료를 더 벌기 위해 필요 없는 것들을 팔기도 한다.
규칙 엔진은 다르다. 하루 종일, 밤낮 24시간, 잠도 자지 않고 깨어 있다. 주식이 움직이면 0.1초 안에 판단한다. 사람 손가락은 이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뉴욕 주식시장이 열릴 때 아시아의 그가 깨어 있을 필요가 없다. 규칙이 대신한다.
그래서 "전문가가 따로 없다"고 말한다. 규칙 자체가 전문가다.
〔그림: 24시간 시계판, 시침이 날쌘 손가락이 되어 차트를 터치함〕
그 밤, 규칙이 차 회사 주식을 산다. 100주, 3만 원씩. 300만 원이 흘러간다.
그 300만 원은 어디 가는가? 차 회사에 간다. 더 좋은 기계, 더 많은 일자리, 더 나은 공장. 누군가 엄마는 그 일자리로 밤 외출을 줄인다. 누군가 아빠는 월급으로 딸의 학원비를 낸다.
그러는 사이, 그의 규칙은 다시 깨어난다. "만약 내 지인이 열 명 가입했다면, 그 수익의 1%를 저 사람들 이웃 기금에 넣어라." 셀코어가 움직인다. 100만 원이 흘러간다. 그 기금은 어디 쓰나? 식수가 부족한 사막 마을에 우물을 판다.
한 번의 매매가 끝나지 않는다. 그 수익이 옆 사람을 살리고, 그 사람이 다시 누군가를 살리고, 그 연결고리가 점점 커져서 한 번에 여러 선(善)이 된다.
〔그림: 중심의 소년에게서 뻗어나가는 나무뿌리 같은 금줄, 끝에서 회사, 학교, 우물, 아이의 웃음이 피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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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어진다. 규칙이 이제 판다. 티(참)가 다시 타(거짓)로 바뀌었다. 손절이다. 아깝지만, 규칙이 "충분히 벌었으니 그만"이라고 했다. 그는 여전히 잔다.
낮과 밤 모두 그를 위해 일했다. 규칙은 잤다는 것도 모르고, 그를 위해 일했다. 이제 그가 알아야 할 것은 하나다. 자기를 위해 일해 준 이 규칙을, 이제 누군가 다른 사람을 위해 마중물처럼 부어 줄 차례라는 것. 그 다음 장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
생각해 볼까? 내가 자는 사이에도 일해 주는 규칙, 그걸 공정하게 남과 나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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