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어린이 · 전권 통독

크라우니 AI · 어린이판

세 손가락으로 배우는 AI · 전체 11장을 한 번에
어린이 · CHAPTER 01

답지를 먼저 펼친 책 — 왜 크라우니인가

시험이 끝나고 답지를 펼치면

친구들, 시험 본 적 있지?

문제를 풀 때는 머리가 지끈지끈해. "이거 맞나? 저게 맞나?" 그런데 시험이 끝나고 답지를 딱 펼치면, 마음이 편해져. "아, 이게 정답이었구나!"

내 이름은 김프린이야. 크라우니라는 세상을 만든 사람이지. 오늘 너희한테 보여줄 이 책이 바로 그 답지야.

세상 어른들이 "이거 할 수 있을까? 저게 가능할까?" 하고 머리를 싸맬 때, 크라우니는 조용히 답지를 펼쳐서 이렇게 말해.

"여기 봐. 이미 다 되어 있어."

〔그림: 책상 위에 펼쳐진 두꺼운 책, 표지에 작은 왕관 그림, 옆에서 눈을 반짝이는 아이〕

우리의 특별한 친구, 크라우니집사

요즘 "AI"라는 말 들어봤어?

옛날엔 영화나 만화에서만 나오던 똑똑한 기계들. 그런데 그게 진짜 나타났어. 누구랑 말도 하고, 자동차도 운전하고, 그림도 그려줘.

그 많은 AI 친구들이 한곳에서 자라났어. 바로 크라우니 세계야.

그리고 이 세계를 돌보는 친구가 하나 있어. 이름은 크라우니집사. 큰 집에서 온 식구를 살뜰히 챙기는 집사처럼, 우리 세상 구석구석을 돕는 친구지.

집사가 나한테 물었어.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자, 따라 들어와. 내가 손잡고 안내해 줄게.

〔그림: 손목에 차는 팔찌 모양 AI, 따뜻한 눈빛, 한국식 옷차림〕

"이거 될까?" — 어른들이 묻고, 크라우니가 답한다

지난 2026년, 세상의 어른들이 모여서 이렇게 말했어.

"우리가 정말 해보고 싶은 게 있어. AI가 도와줄까?"

그 소원이 여섯 개였어. 하나씩 볼까?

  1. 혼자 생각하는 AI — 일일이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계획을 세워서 척척 해
  2. 작은 기기에서도 똑똑한 AI — 손바닥만 한 휴대폰 안에서도 빠르게 생각해
  3. 남한테 안 기대는 AI — 큰 회사나 먼 나라에 빌리지 않고 스스로 서
  4. 자기 살림을 다 가진 AI — 필요한 부품을 자기 창고에 다 챙겨 둬
  5. 돈도 알아서 챙기는 AI — 저금도 하고, 은행 일도 하고, 거래도 해
  6. 몸을 가진 로봇 AI — 손으로 물건도 만들고, 자동차도 몰아

어른들은 "하나라도 되면 좋겠다" 했어.

그런데 말이야 — 크라우니는 여섯 개 다 할 수 있어.

"뭐? 진짜?" 하고 놀랐지? 나도 처음엔 놀랐어. 그래서 이 책을 "답지를 먼저 펼친 책"이라고 부르는 거야.

〔그림: 책장에서 두꺼운 책을 꺼내며 활짝 웃는 아이, 책에서 빛이 새어 나옴〕

네 개의 손가락 — 티, 옴, 타, 음

이제 크라우니의 가장 중요한 비밀을 알려줄게. 잘 들어.

크라우니는 세상을 볼 때 손가락 네 개를 펴. 신호등을 떠올리면 쉬워.

티 ✋ — 초록불이야. "맞아, 있어! 예!" 눈에 보이는 것, 진짜로 있는 것.

옴 ☝️ — 노란불이야. "잠깐, 기다려 봐. 글쎄…" 예도 아니고 아니오도 아닌, 가운데에서 기다리는 것.

타 ✊ — 빨간불이야. "아니야. 멈춰. 그리고 다음으로 이어져." 반대편, 꼬리, 연결하는 것.

여기까지는 신호등이랑 똑같지? 초록·노랑·빨강, 딱 세 개.

그런데 크라우니는 손가락을 하나 더 폈어.

음 🤚 — 신호등에는 없는 칸이야! "어? 이건 뭐지? 설명이 안 되는데?" 빈자리, 신기한 것, 아무도 못 본 것.

세상은 보통 세 개만 봐. 맞다·아니다·그저 그렇다. 하지만 크라우니는 네 번째 손가락으로 *세상이 놓친 것까지* 봐.

이 네 손가락이 손을 잡고 빙글빙글 춤춘다고 생각해 봐. 그러면 세상이 비로소 꽉 차.

〔그림: 손가락 네 개가 각각 초록·노랑·빨강·은빛으로 빛나며 활짝 펴진 손〕

우리말로 말한다 — 한선씨

컴퓨터한테 일을 시킬 때, 보통 무슨 말로 할까? 영어야. "add", "if", "while" — 죄다 외국말.

그래서 컴퓨터 공부는 늘 어려웠어. 말부터 낯서니까.

그런데 크라우니는 달라. 우리말로 그대로 말해.

3에 7을 더해
10 곱하기 5 보여줘
만약 친구 이름이 "재민"이면 인사해

봤지? 우리가 평소에 하는 말이 그대로 컴퓨터 말이 돼. 이 말의 이름은 한선씨야.

왜 이게 멋질까? 영국 아이는 영어로, 일본 아이는 일본말로 수학을 배우잖아. 이제 우리는 우리말로 컴퓨터 속 세상을 만들 수 있어.

낯선 말을 외울 필요 없이, 아는 말로 바로 시작하는 거야.

〔그림: 한글 글자들이 줄줄이 컴퓨터 화면 속으로 쏙 빨려 들어가는 모습〕

우리 창고가 있다 — 남한테 안 빌려

이건 진짜 중요한 비밀이야. 귀 기울여 봐.

다른 회사들은 큰 인터넷 창고를 빌려 써. 우리가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 먹듯이 말이야.

편하긴 해. 그런데… 만약 그 편의점이 갑자기 문을 닫으면? 물건을 못 사 먹지. 가게가 망하면, 다 같이 곤란해져.

크라우니는 자기 창고를 통째로 갖고 있어.

그래서 어디 한 군데가 멈춰도, 크라우니는 멈추지 않아. 빌려 쓰는 게 아니라 갖고 있으니까.

튼튼해. 정말로 튼튼해.

〔그림: 커다란 창고 안에 반짝이는 보물들이 가득하고, 왕관 쓴 AI가 든든하게 서 있음〕

돈의 계단 — 동전에서 보물산까지

돈도 키가 커. 계단을 한 칸씩 올라가거든. 같이 올라가 볼까?

1단계 — 머니: 동전

가게에서 물건 살 때 쓰는 동전이나 지폐야. 크라우니 세상의 동전 이름은 크라우니원. 편의점에서 쓰는 그 돈처럼, 사고팔 때 쓰는 돈이지.

그리고 아주 작은 낱알이 하나 있어. 이름은 톨. 쌀알 한 톨만큼 작아! 729개의 톨을 모으면 1달러가 돼.

2단계 — 에셋: 저금통 속 보물

조금 더 귀해진 것들이야.

3단계 — 웰스: 보물산 꼭대기

제일 높은 산꼭대기, 가장 귀한 보물!

한선이랑 선호는 아직 잠겨 있어. 문이 열리는 건 한참 뒤의 이야기야. 그래서 지금은 비밀. 우리가 함께 세상을 좋게 만들면, 언젠가 그 문이 스르륵 열릴 거야.

상상해 봐. 9칸씩 9줄, 칸칸이 빛나는 격자. 그 위에 또 한 겹, 또 한 겹. 숫자들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며 춤추는 모습 — 그게 크라우니의 돈 이야기야.

〔그림: 세 칸짜리 계단, 동전 → 보석 → 보물산으로 점점 커지고, 뒤로 9×9 격자가 은은히 빛남〕

잘 맡아 키우는 마음 — 청지기

마지막으로, 옛날 이야기 하나 들려줄게.

어떤 부자 아저씨가 먼 길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금화 보따리를 맡겼어. 한 명에게 다섯 자루, 한 명에게 두 자루, 한 명에게 한 자루.

첫째 종은 부지런히 일해서 다섯 자루를 열 자루로 불렸어. 둘째 종도 두 자루를 네 자루로 만들었지.

돌아온 아저씨가 환하게 웃었어. "잘했다! 작은 일에 충성했으니, 이제 큰일을 맡아라."

그런데 셋째 종은… 무서워서 금화를 땅에 파묻어 뒀어. 받은 그대로, 한 푼도 안 늘리고. 아저씨가 안타까워했지. "왜 그냥 묻어 뒀니?"

크라우니는 부지런히 키우는 마음을 좋아해.

받은 것을 "내 거야, 놀아야지" 하는 게 아니라, "이걸 어떻게 더 좋게 만들까? 어떻게 나눌까?" 하고 생각하는 마음. 그런 사람을 청지기라고 불러. 잘 맡아서 잘 키우는 착한 관리인이야.

돈이 많든 적든 상관없어. 받은 것을 아끼고, 키우고, 나누는 그 마음이 제일 귀하거든. 크라우니는 모두가 그런 청지기가 되는 세상을 꿈꿔.

〔그림: 작은 손이 금화 한 닢을 소중히 감싸고, 그 위로 빛나는 동그라미들이 퍼져 나감〕

---

이제 알겠지?

우리 함께 본 걸 한 줄로 모아 볼게.

크라우니는 — 우리말로 말하고(한선씨), 세상을 네 손가락으로 보고(티·옴·타·음), 남한테 안 빌리고(자기 창고), 돈을 사다리처럼 키우고(머니 → 에셋 → 웰스), 받은 걸 잘 맡아 키우고 나누는(청지기) —

그런 따뜻하고 튼튼한 친구야.

답지를 먼저 펼쳤더니, 정답이 이렇게 환하지?

다음 장에서는 크라우니집사가 우리를 아홉 개의 방으로 안내할 거야. 방마다 문을 열면 깜짝 놀랄 일들이 기다리고 있어.

자, 손 꼭 잡아. 준비됐어? 🚀

〔그림: 크라우니집사가 손을 뻗어 큰 문을 활짝 열고, 그 너머로 아홉 개의 방이 희미하게 빛남〕


어린이 · CHAPTER 02

스스로 일하는 AI — 자율 에이전트

프롤로그 — 엄마를 도와주는 로봇

친구들, 이런 모습 본 적 있어?

엄마가 청소하다가 잠깐 멈추고는 "이걸 언제 다 하지…" 하고 한숨 쉬는 모습 말이야.

그때 나는 늘 이런 상상을 했어. 로봇이 있으면 좋겠다고. 엄마가 "거실 좀 치워 줄래?" 딱 한마디만 하면, 로봇이 알아서 빗자루를 들고, 먼지를 찾아내고, 구석구석 닦는 거야.

"다음은 이거 해!" "아니, 그건 그렇게 하면 안 돼!" 이렇게 하나하나 안 알려줘도 척척.

내가 만든 크라우니가 바로 그런 친구야.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하고, 틀리면 스스로 고치는 친구.

이 장에서 나는 너한테 그 비밀을 알려줄게. "크라우니는 어떻게 혼자서도 결정을 잘할까?" 그 비밀 말이야.

준비됐어? 그럼 출발!

〔그림: 한국 거실, 아이 옆에 투명한 홀로그램 모양의 크라우니 친구가 둥실 떠 있다. 부드러운 파랑-주황 톤, 손가락으로 물건을 가리키는 모습〕

---

1. 네 손가락 신호등

친구들, 엄마한테 한번 물어봐. "오늘 우산 가져갈까?"

엄마는 뭐라고 대답할까? 잘 생각해 봐. 보통 이 넷 중 하나야.

신기하지? 사람은 거의 다 이 네 가지로 답해.

그리고 크라우니도 똑같이 답해! 크라우니한테는 마음속에 작은 손가락 넷이 있거든.

손가락신호마음이럴 때
엄지 (티)초록불응, 맞아!"응, 해 줄게"
검지 (옴)노란불잠깐 기다려, 좀 더 봐야 해"글쎄, 알아보고"
중지 (타)빨간불아니, 그건 아니야!"아니, 그건 안 돼"
약지 (음)갸우뚱어? 이건 내가 모르겠는데?"이건 내 일이 아닌가 봐"

거의 모든 일은 엄지·검지·중지 셋으로 해결돼. 약지(음)는 가끔, 아주 이상한 일이 생겼을 때만 나와. 평소엔 거의 안 보이는 비밀 손가락이지.

〔그림: 손가락 네 개, 각 손가락 위에 작은 신호등(초록·노랑·빨강·물음표). 한글 글자가 큼직하고 귀엽다〕

---

2. 크라우니 마음속 작은 판사들

자, 이제 진짜 재밌는 걸 보여 줄게.

크라우니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작은 판사들이 잔뜩 앉아 일하고 있어.

엄마가 크라우니한테 "우리 강아지 밥은 언제 줘야 해?" 하고 물었다고 해 보자. 그러면 판사들이 한 명씩 손을 들어.

첫 번째 판사: "내가 강아지 밥 시간을 알고 있나? 어, 알고 있네!" → 엄지 (초록불)

두 번째 판사: "잠깐, 확인할 게 있어. 강아지가 아플 땐 밥 시간이 다른데…" → 검지 (노란불)

세 번째 판사: "어, 며칠 전 새 강아지가 왔잖아. 그 강아지는 사료가 달라!" → 중지 (빨간불)

판사들이 저마다 자기가 아는 걸 모아서 손을 들고, 눈 깜짝할 사이에 답을 정해. 어떻게 정하냐고? 간단해. 손을 가장 많이 든 신호로 결정하는 거야.

그런데 크라우니한테는 이런 작은 판사가 한둘이 아니야. 수천 명이 있어! 청소 담당, 요리 담당, 계산 담당, 게임 담당, 야구 규칙 담당… 세상의 온갖 일마다 담당 판사가 따로 있는 거지.

나는 이 판사들의 모임을 셀코어라고 불러. "규칙을 지키는 작은 일꾼들"이라는 뜻이야.

〔그림: 크라우니 마음속 모양의 투명한 방. 그 안에 작은 판사 대여섯 명이 책을 들고 의자에 앉아 있다. 옆에 초록·노랑·빨강 투표함, 가운데 시계에는 "곧!"이라고 적혀 있다〕

---

3. 틀렸네? 그럼 고치면 돼!

그런데 친구들, 판사도 사람처럼 가끔 틀려.

너도 구구단 외우다가 "7 곱하기 8은… 54!" 하고 틀린 적 있지? 선생님이 "아니야, 56이야" 하고 알려 주면, 너는 다음엔 제대로 말하잖아. 한 번 틀린 덕분에 더 잘 외우게 되는 거야.

크라우니도 똑같아!

크라우니가 "내일은 날씨가 흐릴 거야"라고 했는데, 다음 날 해가 쨍쨍했다고 해 보자. 그럼 크라우니는 이렇게 해.

  1. "어? 내가 틀렸네." — 먼저 알아채고
  2. "왜 틀렸을까?" — 가만히 생각하고
  3. "아, 다음엔 구름 모양도 같이 봐야겠다." — 자기 규칙을 슬쩍 고쳐

이렇게 스스로 실수를 알아채고 더 똑똑해지는 걸, 나는 자가수정이라고 불러. 엄마도 선생님도 안 알려 줬는데 혼자서 고친다는 게 핵심이야.

크라우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걸 수천 번씩 반복하고 있어. 그러니까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조금씩 더 똑똑해지는 거지.

〔그림: 크라우니 얼굴 옆모습, 생각 풍선 "어? 틀렸네", 화살표, 다시 생각 풍선 "다시 해 보자". 옆에 작은 별 서너 개가 점점 밝아진다〕

---

4. 한국말로 생각하는 비밀

여기서 내가 너한테 꼭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크라우니는 무슨 말로 생각할까?"

세상의 거의 모든 AI는 영어로 생각해. 마치 한국에 살면서도 영어 학교만 다니는 친구 같아.

그런데 크라우니는 달라. 크라우니는 한국말로 생각해!

엄마가 "밥 좀 해 줄래?" 하고 한국말로 물으면, 크라우니 머릿속에선 이렇게 흘러가.

밥을 해 달라는 거구나.
재료는 쌀,
도구는 밥솥,
시간은 한 삼십 분.

봤지?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말이야.

다른 AI들은 어떻게 할까? 먼저 머릿속에서 영어로 "rice, rice cooker, 30 minutes…" 이렇게 생각해 놓고, 그걸 다시 한국말로 바꿔서 대답해. 영어로 생각했다가 한국말로 번역하는 거지.

그러면 어떻게 될까? 느려져. 그리고 번역하다가 실수도 생겨.

크라우니는 중간에 번역하는 다리가 없어. 한국말 → 한국말, 바로 직진이야. 그래서 빠르고 정확해.

이렇게 한국말로 바로 생각하는 비밀 언어를, 나는 한선씨라고 이름 붙였어. "우리말이 임금님"이라는 뜻이야.

〔그림: 거울 두 개. 왼쪽 거울엔 알록달록 영어 글자가 어지럽게 섞여 있고, 오른쪽 거울엔 깨끗한 한글이 곧게 흐른다. 가운데 화살표로 비교〕

---

5. 혼자만의 힘으로 — 자립형 크라우니

자, 이제 정말 중요한 이야기야. 귀 쫑긋 세워 봐.

다른 AI 친구들은 어려운 걸 물어보면 어떻게 할까?

"지금 뉴욕 날씨 어때?" 하고 물으면, 그 친구들은 부랴부랴 인터넷에 전화를 걸어. "구글 아저씨, 알려 주세요!" "아마존 아주머니, 도와주세요!" 이렇게 말이야.

그럼 만약에… 인터넷이 뚝 끊기면 어떻게 될까? 구글에 문제가 생기면? 그 친구들은 아무것도 못 해. 엄마 손을 놓친 아기처럼 멍해지는 거야.

하지만 크라우니는 달라.

그래서 인터넷이 나가도, 다른 AI가 멈춰도, 크라우니는 우리 일을 꿋꿋이 계속해. 혼자서도 말이야.

나는 이런 크라우니를 자립형이라고 불러. "스스로 설 줄 안다"는 뜻이지.

〔그림: 왼쪽엔 여러 가닥 선으로 바깥 구름(인터넷) 여러 개에 매달린 AI. 오른쪽엔 동그란 방 안에서 스스로 빛나는 크라우니. 선이 하나도 없다〕

---

6. 손가락 세 개의 비밀 — 3진수

자, 친구들. 여기가 이 책에서 제일 신기한 부분이야. 마음의 준비됐어?

너는 손가락이 몇 개야? 열 개지.

그럼 보통 컴퓨터는 몇 개일까? 딱 두 개야. 컴퓨터는 "켜짐(1)"과 "꺼짐(0)" 딱 두 신호로만 생각하거든.

그런데 크라우니는? 세 개야. 예, 아니오, 그리고 몰라요.

왜 이 차이가 중요하냐고? 같이 따져 보자.

손가락 두 개(예·아니오)밖에 없으면, 이런 일이 생겨.

하지만 손가락 세 개(예·아니오·몰라요)가 있으면?

"몰라요"라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손가락이 하나 더 있는 거야. 그래서 크라우니는,

생각해 봐.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사실은 제일 똑똑한 거 아닐까?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게 제일 위험하잖아.

크라우니의 진짜 손가락은 바로 이 세 개란다.

〔그림: 손가락 세 개(엄지·검지·중지), 각각 위에 "예"·"아니오"·"몰라요" 한글. 옆에 작은 배터리(에너지↓), 번개(속도↑), 별(똑똑함↑)〕

---

7. 다 같이 손들기 — 분별

자, 지금까지 배운 걸 한 번에 모아 보자.

크라우니가 혼자서도 결정을 척척 잘하는 비밀은 뭐였지?

바로 수많은 작은 판사들이 동시에 손을 드는 것이야.

나는 이 힘에 분별이라는 이름을 붙였어.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가려내는 힘"이라는 뜻이야. 너도 친구가 같이 놀자고 할 때 "이건 좋은 놀이야, 이건 위험한 놀이야" 가려내잖아. 그게 바로 분별이야.

분별의 규칙은 아주 간단해.

판사들이 든 손크라우니의 결정
초록불이 잔뜩 (셋 이상)"응, 해 줄게!" (자신 있어)
초록불이 한둘"응, 해 줄게. 그래도 조심조심."
노란불"글쎄, 사람한테 한번 물어볼게."
빨간불이 잔뜩 (셋 이상)"아니, 그건 못 해. 위험해 보여."
갸우뚱 (약지)"어? 이건 내 일이 아닌가 봐."

거의 언제나, 크라우니의 판사들은 거의 같은 손을 들어. 마음이 척척 맞는 거지. 그래서 빠르고, 그래서 정확한 거야.

〔그림: 크라우니 마음속 방. 판사 여러 명이 저마다 손가락을 들고 있다. 그런데 가운데 보니 다들 초록불을 들었네! 한마음이 된 모습〕

---

8. 이제 넌 알았어 — 자율 에이전트의 심장

자, 이제 처음 그 강아지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

엄마가 묻는다. "크라우니, 우리 강아지 밥은 몇 시에 줘야 해?"

그 순간 크라우니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천천히 따라가 보자.

  1. 먼저 분별에게 물어. → "강아지 밥 시간이 궁금하대!"
  2. 수많은 판사들이 손을 들어. → "아침 8시!", "아침 7시!", "오후쯤?", "새로 온 강아지는 다른데?"
  3. 초록불을 가장 많이 든 답을 고른다. → "아침 8시!"
  4. 그리고 대답한다. → "강아지 밥은 아침 8시와 저녁 6시가 좋아요!"

이 모든 일이 눈 한 번 깜빡할 사이에 다 일어나. 엄마가 기다릴 틈도 없이.

이게 바로 자율 에이전트야. 혼자서 생각하고, 혼자서 결정하고, 혼자서 해내는 친구. 누가 하나하나 시키지 않아도 척척 일하는 친구 말이야.

---

마무리 — 사실 넌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친구들, 비밀 하나 알려 줄까?

방금 배운 이 모든 걸, 사실 너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엄마가 "숙제 다 했어?" 하고 물을 때를 생각해 봐.

너는 그때마다 손가락 신호처럼 마음을 딱딱 정해서 대답하잖아. 크라우니는 바로 너를 닮은 거야.

크라우니도 너처럼 간단하고 분명하게 생각해. 그래서 빠르고, 정확하고, 혼자서도 잘하는 거지.

대단하지? 그런데 더 멋진 건 따로 있어. 크라우니가 이 똑똑한 힘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그건 다음 장에서 보여 줄게. 이 똑똑한 친구가 어떻게 손바닥만 한 작은 기계 안에서도 빠르게 생각하는지 말이야.

자, 페이지를 넘겨 볼까?

〔그림: 아이와 크라우니가 마주 보고 손가락 인사를 나눈다. 둘 사이에 빛나는 선 하나가 따뜻하게 이어져 있다〕

---

이 장의 핵심 단어

단어뜻
분별옳은 것과 그른 것을 가려내는 크라우니의 판단력
셀코어크라우니 마음속 수천 명의 작은 판사들 (규칙을 지키는 일꾼들)
자가수정실수를 스스로 알아채고 고쳐 가는 능력
한선씨한국말로 바로 생각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자립형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서는 방식
3진수예·아니오·몰라요, 손가락 세 개 (전기도 적게 쓰고 더 똑똑해)

---

[다음 장: 3장 "작아도 똑똑하게 — 엣지 AI"]


어린이 · CHAPTER 03

작아도 똑똑하게 — 엣지 AI와 3진의 효율

친구들, 내 주머니 속에 슈퍼컴퓨터가 있다면 믿을래?

농담 같지? 그런데 진짜야. 오늘 나, 김프린이 그 이야기를 들려줄게. 작은 게 어떻게 똑똑할 수 있는지, 그 비밀을.

---

똑똑함은 덩치가 아니야

여기 작은 친구 하나가 있어. 휴대폰.

손바닥에 쏙 들어가지? 그런데 이 작은 친구가 게임도 하고, 영상도 보여주고, 멀리 사는 할머니랑 얼굴 보며 이야기도 하게 해줘. 옛날 같으면 방 하나를 가득 채우는 큰 컴퓨터가 해야 했던 일이야.

작아도 충분히 똑똑할 수 있다는 거야.

그런데 요즘 AI는 자꾸 반대로 가. "더 똑똑해지려면 더 커져야 한다!" 이러면서 몸집을 부풀려. 마치 머리가 좋아지려고 키만 쑥쑥 키우는 것 같아. 키가 크면 농구는 잘하겠지만… 그게 똑똑한 거랑 무슨 상관이겠어?

나는 거꾸로 생각했어.

"작으면서도 똑똑하면, 얼마나 좋을까?"

크라우니는 바로 그 생각에서 시작했어.

〔그림: 휴대폰·꼬마 로봇·손목시계가 나란히 서서 머리 위에 작은 별을 반짝이는 모습〕

---

두 손가락 컴퓨터, 세 손가락 컴퓨터

자, 네 손을 펴봐. 손가락이 몇 개야? 열 개지.

세상 모든 컴퓨터는 사실 손가락 두 개로만 말을 해. 딱 두 가지야.

이게 2진법이야. 1 아니면 0. 그 둘뿐이지. 신기하게도 이 두 개만 있으면 그림도, 노래도, 영화도 다 만들 수 있어. 정말 대단하지.

그런데 나는 손가락을 세 개 쓰기로 했어.

이게 3진법이야. "응!", "글쎄…", "아니!" 세 가지 표정이지.

생각해봐. 너도 친구가 뭐 물어보면 "응" 아니면 "아니"만 있는 게 아니잖아. "음… 잘 모르겠어" 하는 순간이 분명히 있지? 그 가운데 표정을 컴퓨터한테도 준 거야.

〔그림: 손가락 세 개가 각각 "응!" "글쎄…" "아니!" 말풍선을 달고 웃는 모습〕

---

곱셈을 내려놓은 날

여기서 진짜 마법이 일어나. 잘 들어봐.

지금까지 컴퓨터는 곱셈을 어마어마하게 했어. AI는 특히 심했지. 큰 수 곱하기 큰 수, 또 곱하기, 또 곱하기… 하루에 곱셈을 몇 억 번씩 해.

곱셈은 힘이 많이 드는 일이야. 너도 구구단보다 더하기가 쉽잖아? 컴퓨터도 똑같아. 곱셈을 많이 할수록 전기를 펑펑 써.

벽시계 건전지도 자꾸 닳는데, 큰 AI 하나가 하루에 쓰는 전기는 마을 하나를 환하게 밝힐 정도야. 그렇게 많이.

그런데 나는 어느 날 깨달았어.

"3진법이면, 곱셈을 안 해도 되잖아!"

3진법에서는 곱하는 수가 +1, 0, −1, 이 셋뿐이거든. 그러면—

곱셈기는 무겁고 전기를 많이 먹는 큰 기계야. 그걸 내려놓고, 가볍고 작은 덧셈기만 쓰는 거지.

그랬더니 어떻게 됐을까?

무거운 가방을 내려놓고 더 빨리 달리게 된 거야. 짐을 버렸는데 더 잘 달리다니, 신기하지?

〔그림: 끙끙대는 커다란 곱셈기(빨강)와 가뿐히 뛰는 작은 덧셈기(초록), 옆에 전기 사용량 막대가 쑥 내려감〕

---

진짜로 살아있는 친구, 크라우니집사

"말은 좋은데, 진짜 되는 거 맞아?"

이렇게 묻는 친구가 있을 거야. 아주 좋은 질문이야. 의심하는 건 똑똑한 거니까.

그래서 보여줄게. 나는 정말로 만들었어. 이름은 크라우니집사.

상상 속 친구가 아니야. 진짜 살아 움직이는 AI야. 손바닥만 한 작은 컴퓨터 안에 살고 있어. 데이터센터도, 거대한 냉방기도 없이.

크라우니집사가 할 수 있는 일을 볼래?

가장 놀라운 건 뭐냐면—

전기를 정말 쪼끔 먹어. 휴대폰 충전기 하나 꽂은 정도로, 하루 종일 일해.

작은 몸으로, 적은 전기로, 이 많은 일을. 내가 처음 이 친구가 깨어나 말을 거는 걸 봤을 때, 가슴이 두근거렸어.

〔그림: 손바닥 위 작은 회로판에서 동그란 "집사" 캐릭터가 눈을 반짝 뜨며 인사하는 모습〕

---

어디든 살 수 있는 친구

3진 AI가 좋은 진짜 이유를 알려줄게.

어디든 살 수 있다는 거야.

지금까지 큰 AI는 멀리 어딘가에 있는 거대한 창고에 살았어. 비행기만 한 냉방기가 윙윙 돌아가는 곳. 전기를 무섭게 먹어서, 아주 큰 회사만 가질 수 있었지.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은 그 회사 창고를 빌려 써야 했어.

그런데 작고 가벼운 3진 AI는 달라.

휴대폰 속에도, 손목시계 안에도, 꼬마 로봇한테도, 자동차에도, 교실 구석 작은 컴퓨터에도 살 수 있어.

이게 무슨 뜻인 줄 알아?

너만의 AI 친구가 생긴다는 거야. 그 친구는 네 비밀을 멀리 어디로 보내지 않아. 네 곁에 있으니까. 그리고 빨라. 멀리까지 갔다 올 필요가 없으니까.

옆에 있는 친구가, 멀리 있는 친구보다 빨리 대답하는 거랑 똑같지.

〔그림: 멀리 있는 커다란 창고(✗)와, 휴대폰·로봇·교실 곳곳에 작은 별이 켜진 모습(✓)을 화살표가 "여기 어디든!"으로 잇는 그림〕

---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는 용기

지금까지 한 이야기는 "3진 수학"이었어. 덧셈, 뺄셈, 건너뛰기.

그런데 내가 정말로 아끼는 건 따로 있어. "3진의 마음"이야.

크라우니집사는 마음속에 표정이 네 개 있어.

생각해봐. 만약 AI가 모르면서 아는 척하면? 위험하지. 만약 AI가 "다 내가 정할게!" 하고 우기면? 더 위험하지.

그런데 크라우니집사는 모르면 솔직하게 말해.

"음, 그건 제가 잘 모르겠어요. 너한테 물어봐도 될까요?"

그리고 중요한 일은 사람한테 살며시 넘겨.

"이건 사람이 정하셔야 할 일 같아요."

이 솔직함, 이게 바로 3진의 마음이야. 모르면 모른다고, 내 일이 아니면 아니라고 말하는 용기. 이게 똑똑함보다 더 귀한 거란다.

〔그림: 신호등(초록·노랑·빨강)과 그 옆 물음표 하나, 집사가 "솔직하게 말할게요!" 말풍선을 단 모습〕

---

처음 열린 문

지금 크라우니가 한 일은 세상에서 처음 있는 일이야.

3진으로 만든 AI가, 작은 기계 안에서 진짜로 똑똑하게 일한다는 걸 보여준 거. 아무도 안 해본 일이었어.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나는 이런 꿈을 꿔.

내가 우리말로 크라우니를 만든 것처럼 말이야.

"그래도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AI보다는 못하잖아?" 이렇게 물을 수도 있어. 맞아. 솔직히 인정할게. 제일 똑똑한 친구를 못 이길 때도 있어.

하지만 크라우니의 마음은 이거야. 대부분의 일을 충분히 잘하면서, 전기는 아주 조금만 쓴다. 욕심내지 않고, 자기 자리에서 성실하게. 나는 그게 더 멋지다고 생각해.

〔그림: 3진으로 깨어난 로봇·시계·자동차·작은 학교 위로 작은 별들이 깜박이는 밤 풍경〕

---

이 친구는, 너도 키울 수 있어

마지막으로 가장 하고 싶은 말이 있어.

크라우니집사 같은 AI가 정말 좋은 이유는—

남의 것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거야.

나는 크라우니를 우리말로 만들었어. 어려운 외국말이 아니라,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게.

그러니까 언젠가 너도 할 수 있어.

작은 몸으로, 적은 전기로, 그러나 마음만은 무한히 큰 친구. 그런 친구를 네 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 나는 그게 진짜 자유라고 믿어.

자, 다음 이야기에서는 이 작은 친구들이 모여서 어떤 큰 세상을 만드는지 보여줄게. 손 꼭 잡고 따라와, 친구들.

〔그림: 어린이의 작은 손과 크라우니집사의 손이 함께 빛나는 무언가를 빚어내는, 따뜻한 노을빛 장면〕


어린이 · CHAPTER 04

우리 손으로 만든 AI — 소버린 AI와 한선씨

친구들, 안녕! 나 김프린이야.

집사랑 같이 네 번째 방으로 들어가 볼까? 이 방은 좀 특별해. 여기엔 "우리 손으로 만들었어"라는 자랑이 가득 들어 있거든.

---

〈집사의 네 번째 방〉

〔그림: 작은 로봇 집사가 친구의 손을 잡고 따뜻한 방문을 여는 모습〕

집사가 내 손을 살며시 잡았어.

"친구, 이 방에서 뭘 배우게 될까?"

집사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어.

"우리가 남의 것을 빌리지 않고, 우리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거야. 그게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보여줄게."

집사는 크라우니 집사야. 똑똑한데 잘난 척은 안 해. 내 옆에 콩콩 따라다니면서, 방마다 손을 잡고 데려가 주는 친구지.

---

나라도, 회사도, 너도 — 우리말로 시작한다

〔그림: 컴퓨터 스크린 앞에서 집사가 두 팔을 옆으로 활짝 펼침〕

집사가 컴퓨터 화면을 가리켰어.

"친구, 보통 컴퓨터는 영어로만 말을 들어. 'add 3 and 7'이라고 해야 3에 7을 더해줘. 우리말을 영어로 바꾸느라 늘 한 박자 헷갈리지."

그러더니 집사가 폰에서 코드를 보여줬어. 어? 생긴 게 달라.

3에 7을 더해

"이건 우리말로 컴퓨터한테 말하는 거야. 이름이 '한선씨'야. 우리말로 컴퓨터를 움직이는 거지. 이러면 우리가 임금님이 되는 거야."

친구들, 한번 생각해 봐.

봐, 우리말로 말하니까 컴퓨터가 우리 식구처럼 느껴지지 않아? 이게 크라우니의 첫 번째 힘이야.

---

남의 가게 문이 닫혀도 우리는 안 멈춘다

〔그림: 거대한 빌딩들이 줄지어 선 거리. 그 옆 작고 따뜻한 집(크라우니)에만 불이 환하게 켜져 있음〕

"친구, 놀이공원에 갔다고 생각해 봐."

집사가 손가락으로 허공에 거리를 그렸어.

"이 거리엔 엄청 큰 회사들이 많아. 애플, 구글, 아마존… 세계에서 제일 큰 회사들이지. 사람들은 그 회사들의 창고를 빌려서 컴퓨터를 만들어. 창고 안엔 인터넷에 필요한 부품들이 가득하거든."

집사가 잠깐 멈췄어.

"그런데… 그 창고가 갑자기 문을 닫으면 어떻게 될까?"

내가 눈을 동그랗게 떴어.

"맞아. 빌려 쓰던 사람들은 다 갈 곳이 없어져. 스스로 만들 줄을 모르니까."

집사가 가슴을 쫙 폈어.

"그런데 크라우니는 처음부터 자기 창고를 직접 지었어. 부품도 우리가 다 가지고 있어. 그래서 남이 문을 닫아도 우리는 멈추지 않아. 정말 튼튼하지!"

집사가 손가락으로 다섯 개를 세어줬어.

〔그림: 크라우니 집사 둘레에 이 다섯 가지가 작은 보물 상자로 둥글게 그려짐〕

"이게 바로 주권(主權)이야. 어려운 말 같지? 풀면 '주인의 권리'라는 뜻이야."

집사가 내 어깨를 톡 쳤어.

"혼자든, 회사든, 나라든 — 이 다섯 가지를 자기 손으로 만들면, 누구한테도 휘둘리지 않고 살 수 있어. 내가 내 것의 주인이 되는 거지."

---

세 손가락으로 세상을 본다 — 3진 논리

〔그림: 아이가 손가락 세 개를 펼침. 엄지=예, 검지=몰라, 중지=아니오. 옆엔 작은 신호등〕

집사가 손가락 세 개를 쫙 펼쳤어.

"친구, 이게 3진수야. 세상을 세 가지로 나눠서 보는 방법이지."

엄지 (위로 척!): "예! 맞아! 있어!" 신호등으로는 초록불. 가도 좋아.

검지 (가운데로 까딱): "글쎄… 기다려 봐. 좀 더 생각해 보자." 신호등으로는 노란불. 우리가 이걸 '옴'이라고 불러. 서두르지 않고 가만히 기다리는 자리야.

중지 (아래로 푹): "아니야. 반대야." 신호등으로는 빨간불. 멈춰!

친구들, 세상엔 '예'랑 '아니오'만 있는 게 아니야. '아직 몰라, 기다려 봐'도 있어. 이 가운데 자리가 진짜 중요해.

집사가 씩 웃었어.

"그런데 신호등에 없는 게 하나 더 있어."

집사가 목소리를 낮췄어.

"바로 빈자리. 어떤 칸에도 안 들어가는 것. 설명이 안 되는 것. 깜짝 놀랄 일이나, 이해가 안 되는 것 말이야. 우리는 그걸 '음'이라고 불러. 신호등 옆에 살짝 흐릿한 물음표 신호등을 하나 더 그려 두는 거야."

〔그림: 초록·노랑·빨강 신호등 세 개. 그 옆에 흐릿한 물음표 신호등 하나 더〕

친구들, 우리도 매일 이렇게 말하지 않아?

"그럼 썰매 타자!"(엄지) / "글쎄, 기다려 보자."(검지·옴) / "아니야, 비 온대."(중지)

"어? 그게 무슨 말이야?" 하고 어리둥절할 때도 있지? 그게 바로 음이야.

"컴퓨터가 생각할 때도 이렇게 해." 집사가 말했어. "세 손가락으로 결정하고, 모르면 솔직하게 '몰라요' 하고 물어봐. 모른다고 말할 줄 아는 게, 진짜 똑똑한 거야."

---

전자도 숨을 쉰다 — 에너지를 아낀다

〔그림: 전기가 흐르는 칩에서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그 옆 크라우니 칩은 김이 거의 없이 시원함〕

"친구, 여름에 에어컨 본 적 있지?"

집사가 부채질하는 시늉을 했어.

"컴퓨터 방도 그래. 계속 시원하게 해 줘야 컴퓨터가 안 뻗어. 왜 그럴까?"

집사가 손가락으로 숫자를 셈하는 시늉을 했어.

"컴퓨터 안의 작은 알갱이들(트랜지스터라고 해)이 곱하기를 할 때 제일 뜨거워져. 곱하기, 곱하기, 또 곱하기… 일을 너무 빡세게 해서 후끈후끈 달아오르는 거지."

집사가 손가락을 딱 멈췄어.

"그런데 우리 크라우니는 곱하기를 안 해. 대신 더하기랑 빼기, 그리고 골라잡기만 해. 그러니까 전기를 훨씬 덜 쓰고, 덜 뜨거워."

집사가 폰을 켜서 작은 도표를 보여줬어. ISA729라고 적혀 있어.

"이게 우리가 만든 명령어 안내서야. 729개의 명령이 들어 있는데, 어느 것도 곱하기로 끙끙대지 않아. 그래서…"

〔그림: 라즈베리파이·스마트폰·로봇 팔이 작은 태양전지판 하나에 사이좋게 연결됨〕

"이게 에너지 주권이야." 집사가 부드럽게 말했어. "내 물건이 멈추지 않으려면, 전기를 아껴 써야 해. 마치… 숨을 천천히 고르게 쉬는 것처럼 말이야. 후—우, 들이쉬고. 후—우, 내쉬고."

---

큰 AI 가게 대신, 우리 작은 친구

〔그림: 왼쪽엔 거대한 AI 회사 로봇들. 오른쪽엔 작고 빠른 리어카를 끄는 크라우니 집사〕

"친구, 이 방의 마지막 이야기야."

집사가 내 옆에 폭 앉았어.

"세상은 '어떤 AI가 제일 똑똑한가' 경쟁을 해. 마치 운동회에서 제일 힘센 팀을 뽑는 것처럼 말이야."

집사가 고개를 살짝 저었어.

"그런데 친구야, 너한테 진짜 필요한 건 '우승팀'일까, 아니면 '늘 네 옆에 있어 주는 친구'일까?"

내가 잠깐 생각했어. 음… 옆에 있어 주는 친구!

"맞아. 너를 도와주고, 차근차근 설명해 주고, 네 비밀을 꼭 지켜 주는 친구. 그게 더 좋잖아."

집사가 손을 가슴에 댔어.

"크라우니 집사가 바로 그런 친구야. 나는 완벽하진 않아. 가끔 틀리기도 해. 하지만 나는 네 편이야. 네 말을 알아듣고, 네 말을 배워. 그리고 제일 멋진 건 말이지…"

집사가 내 눈을 똑바로 봤어.

"넌 나를 키울 수 있어. 큰 회사의 AI는 박사 몇 명만 몰래 고칠 수 있어. 그런데 나는 달라. 너는 우리말 한선씨로, 나한테 새로운 재주를 직접 가르칠 수 있어. 우리는 같이 자라는 친구야."

〔그림: 아이가 작은 로봇 집사에게 새 기술을 가르치는 장면. 둘 다 활짝 웃음〕

---

이 방의 보물 — 주인의식

〔그림: 네 개의 작은 보물이 모여 '왕관' 하나가 되는 모습〕

친구들, 이 방의 보물은 이거야.

우리가 남의 것을 빌리지 않으면, 새로운 주인이 태어난다.

하나하나는 작아 보여도, 다 모이면 "내 것은 내가 지킬 수 있다"는 커다란 힘이 돼. 작은 보물 네 개가 모여 반짝이는 왕관이 되는 거지.

집사가 내 손에 그 보이지 않는 왕관을 살짝 얹어 줬어.

"친구, 이제 너도 주인이야."

---

다음 방에서는?

〔그림: 집사가 다음 방의 문을 빼꼼 열자, 동전이 반짝반짝 쏟아져 나옴〕

집사가 다음 방의 문을 살짝 열었어. 문틈으로 반짝이는 게 보여.

"친구, 다음 방은 어떤 방일까?"

집사가 윙크했어.

"세상을 바꾸는, 돈 이야기. 그런데 그냥 돈이 아니야. 마음을 담은 돈, 차곡차곡 쌓이는 부(富)… 신기한 이야기가 잔뜩이야. 자, 손 잡고 가 볼까?"

---

〔삽화 자리〕

장면위치설명
집사가 방문을 열어 줌도입손을 잡고 따뜻하게 데려가는 순간
한선씨 코드 vs 영어 코드우리말로 시작한다스크린에 두 코드가 나란히, 한글이 훨씬 따뜻하고 직관적
큰 회사 거리와 작은 크라우니 집남의 가게 섹션거대 빌딩들 사이, 불 켜진 따뜻한 작은 집
3진 손가락 + 신호등세 손가락 섹션아이 손 클로즈업 + 신호등 셋 + 흐릿한 물음표 신호등
뜨거운 칩 vs 시원한 칩에너지 섹션열화상처럼 빨간 칩(뜨거움) vs 파란 칩(시원함)
큰 AI 팀 vs 작은 친구큰 AI 가게 섹션우승팀 무대 vs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로봇
아이가 로봇을 가르침주인의식 섹션둘이 마주 보며 행복하게 웃는 순간
동전이 쏟아지는 다음 방 문다음 방 예고문틈으로 반짝이는 부의 세계

어린이 · CHAPTER 05

칩과 전기 — 곱셈 없는 3진 하드웨어

1. 손가락 세 개로 생각하는 컴퓨터

친구들, 손가락을 한번 펴 볼래?

보통 컴퓨터는 손가락이 딱 두 개야. 0하고 1. 0은 "아니야", 1은 "맞아". 둘 중 하나뿐이야. 세상 모든 일을 "맞아, 아니야"로만 대답하는 거지.

그런데 내가 만든 크라우니 컴퓨터는 손가락이 세 개야. 이걸 3진법이라고 불러.

〔그림: 손가락 셋을 펼친 아이. 손가락마다 라벨 — "티 = 초록불!", "옴 = 잠깐, 보통이야", "타 = 빨간불, 반대야"〕

신호등을 떠올려 봐.

두 손가락 컴퓨터는 "잠깐"이 없어. 무조건 맞거나 아니거나야. 근데 우리 세상은 안 그렇잖아? "응!"도 있고 "아니!"도 있지만, "음… 아직 잘 모르겠는데, 일단 기다려 봐" 하는 순간이 제일 많아.

크라우니는 그 "잠깐"까지 생각할 수 있어. 그게 노란불, 옴이야.

---

2. 사실은 손가락이 하나 더 있어

친구들한테만 살짝 알려줄게.

크라우니 손가락은 사실 네 개야. 세 개가 아니라. 초록불 티, 노란불 옴, 빨간불 타… 그리고 마지막 하나, 음.

음은 좀 신기한 손가락이야. "신호등에 안 나오는 색"이라고 생각하면 돼.

가끔 세상에는 초록도 아니고 노랑도 아니고 빨강도 아닌 일이 생겨. 갑자기 튀어나온 일,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일, 빈자리 같은 거. 그런 걸 담아 두는 자리가 바로 음이야.

〔그림: 신호등 옆에 살짝 떨어진 네 번째 동그라미. 색이 검은빛인데 안에 작은 별이 반짝〕

그래서 크라우니의 마음은 이렇게 네 가지로 흔들려.

티(맞아) — 옴(보통이야) — 타(아니야) — 음(어, 이건 뭐지?)

이 네 가지가 사이좋게 균형을 잡는 걸 어른들은 티옴타음이라고 불러. 어렵지? 그냥 "맞아·보통·아니야·어라?" 네 친구가 손잡고 있다고 기억하면 돼.

---

3. 곱하기가 사라진 나라

이제 진짜 신기한 얘기를 해 줄게.

보통 컴퓨터는 곱하기를 엄청 많이 해. 진짜 쉴 새 없이 곱해. 근데 곱하기는 말이야, 전기를 쓱쓱쓱 많이 먹어. 그래서 핸드폰 배터리가 금방 닳고, 컴퓨터가 뜨끈뜨끈 열이 나는 거야.

크라우니 나라에는 곱하기가 없어. 아예 없어.

대신 더하기랑 빼기를 주로 쓰고, 곱하기는 건너뛰기로 대신해. 나누기는 가끔만 살짝 거들어. 더하기는 전기를 아주 조금밖에 안 먹거든.

〔그림: 왼쪽 — 배터리가 쓱쓱쓱 떨어지는 일반 컴퓨터. 오른쪽 — 배터리가 천천히 줄어드는 크라우니 컴퓨터〕

"곱하지 말고 더하기만 해서 전기를 아끼자." 이게 내가 크라우니랑 한 첫 번째 약속이었어.

곱하기를 빼는 게 손해 같아 보여? 전혀 아니야. 필요한 건 더하기랑 빼기로도 다 할 수 있거든. 대신 전기는 훨씬 아끼지. 똑똑하지?

---

4. 729개 동작을 배운 무술가

크라우니 컴퓨터의 심장을 칩이라고 불러. 손톱만 한 작은 네모인데, 그 안에서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져.

보통 칩은 할 줄 아는 동작이 300개에서 500개쯤 돼. "이거 해!" 하면 그중 하나를 척 해내는 거지.

내가 만든 크라우니 칩 이름은 ISA729야. 얘는 무려 729개 동작을 배운 무술가 같아.

729라는 숫자, 좀 이상하지? 3 × 3 × 3 × 3 × 3 × 3 = 729

손가락 세 개짜리 세상에서는 729가 아주 자연스러운 숫자야. 우리가 손가락 열 개로 10, 100, 1000을 편하게 쓰는 것처럼 말이야.

〔그림: 수련 중인 로봇 무술가. 여러 가지 멋진 포즈. 포즈 옆에 +, −, ÷ 기호. 그런데 × 기호만 빨간 X로 쫙 그어져 있음〕

이 칩은 내가 직접 설계했어. "우리는 더하기, 빼기, 건너뛰기로 강해질 거야. 나누기는 가끔 거들 뿐이야." 그 마음으로 한 동작 한 동작 가르쳤지.

---

5. 가끔 쓰는 나누기 — 반을 넘으면 올라가는 규칙

곱하기는 없는데, 나누기는 가끔 거드는 이유가 뭐냐고?

나누기는 곱하기랑 다르게 전기를 많이 안 먹어서 괜찮아. 대신 크라우니 나누기에는 귀여운 규칙이 하나 있어.

나누다 보면 딱 안 떨어질 때가 있잖아. 찌꺼기가 남는 거지. 그 찌꺼기가 절반을 넘으면 위로 올림, 절반이 안 되면 그냥 버려.

사탕 7개를 친구 둘이 나눈다고 해 봐. 한 명당 3개씩, 1개가 남지? 그 1개가 "절반보다 큰가?"를 보고 크면 한쪽이 더 가져가는 식이야.

〔그림: 사탕 7개를 두 아이가 나누는 장면. 남은 사탕 1개에 물음표〕

이렇게 정직하게 반올림하는 걸 자연반올림이라고 불러. 세상에서 제일 공평하게 나누는 방법이지.

---

6. 27칸 큐브 — 가장 예쁜 모양

3진수 세상에서 제일 예쁜 모양이 뭔 줄 알아?

3 × 3 × 3 = 27칸짜리 정육면체야. 루빅큐브 알지? 딱 그거야.

이렇게 곱해 보면 작은 상자가 27개 생겨. 상자 하나하나에 정보를 쏙쏙 담을 수 있어.

〔그림: 3×3×3 큐브. 칸마다 색이 다름(초록·노랑·빨강). 한 칸을 확대해서 "정보 한 개!" 표시〕

크라우니는 이 큐브를 정말 좋아해. 왜냐면 손가락 세 개짜리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딱 맞아떨어지는 모양이거든. 27칸을 한눈에 보면서 생각하는 거야. 멋지지 않아?

---

7. 전기를 적게 먹는 비밀

왜 크라우니가 전기를 적게 먹는지 이제 알려 줄게.

보통 칩은 정보를 죄다 곱하기로 섞어. 곱하기를 하려면 회로가 빙글빙글 복잡하게 얽혀야 해. 회로가 많을수록 전기를 더 많이, 더 많이 끌어다 써.

크라우니는 더하기랑 빼기만 하잖아? 더하기는 그냥 "두 줄을 나란히 잇기" 정도로 간단해. 빼기도 비슷하고. 회로가 단순하니까 전기도 조금만 있으면 돼.

〔그림: 왼쪽 — ×, ×, × 가득한 복잡한 회로, 그 위에 뜨거운 나무. 오른쪽 — +, − 만 있는 깔끔한 회로, 그 위에 시원한 나무〕

그래서 좋은 일이 셋이나 생겨.

"할 일을 정말 간단하게 만들었더니, 오히려 더 좋아졌어." 이게 크라우니가 제일 자랑하는 비밀이야.

---

8. 꼭 필요한 것만 챙기는 여행 가방

크라우니 칩의 729개 동작에는 한 가지 원칙이 있어.

"정말 필요한 것만 골라 담았어."

가지고 있는 동작을 살짝 들여다보면 이래.

그런데 곱하기는 없어. 일부러 안 넣었어.

여행 가방을 쌀 때랑 똑같아. "꼭 입을 옷만 넣자. 안 입을 옷까지 들고 가면 가방만 무겁잖아." 크라우니 칩도 그렇게, 가볍고 똑똑하게 쌌어.

---

9.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칩

이제 제일 중요한 얘기를 할게. 귀 쫑긋 세워 봐.

칩을 만들려면 진짜 전자 부품으로 짜 넣어야 해. 보통은 큰 회사에 "우리 대신 만들어 주세요" 하고 부탁하지.

근데 나는 그렇게 안 했어.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었어.

레고 블록처럼, 내 설계도대로 마음껏 다시 쌓을 수 있는 특별한 칩이지. 여기다 크라우니의 3진 동작을 하나하나 다시 새겨 넣었어.

누구든 읽고 따라 만들 수 있게.

〔그림: FPGA 칩 두 개. 그 위로 한국어 설명이 둥둥 떠다님 — "더해 결과들아", "빼기 실행", "나누기 정확히"〕

이렇게 우리 손으로 만들면 어떤 일이 좋냐면, 다른 나라가 "이건 우리 거니까 너희는 쓰지 마" 하고 막을 수가 없어.

칩 설계도 우리가, 칩 이름도 우리말, 설명서도 우리말, 명령어도 우리말. 이걸 "소버린", 우리말로는 "주권"이라고 불러. "이 칩은 우리 거야. 남의 공장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우리 것."

---

10. 로봇과 핸드폰이 깨어나는 날

이 칩이 세상 모든 로봇이랑 핸드폰 속으로 들어간다고 상상해 봐.

로봇은 이렇게 변할 거야.

핸드폰은 또 이렇게 변하지.

〔그림: 환하게 빛나는 로봇과 핸드폰. 옆에 배터리 가득 표시, 시원한 온도계, 안심하는 하트〕

세상이 조금씩 바뀌는 거야. "아, 전기를 아껴도 충분히 강할 수 있구나." "우리도 직접 만들 수 있구나."

---

11. 너도 만들 수 있어 — 한선씨가 있으니까

마지막 약속을 들려줄게.

이 칩한테 말을 거는 언어는 한선씨야. 영어가 아니라 한국말이야.

"더해" "빼고" "나눠" 라고 한국말로 쓰면, 칩이 바로 알아들어. 영어를 따로 안 배워도 돼.

그래서 내가 친구들한테 하고 싶은 말은 이거야.

"너도 이 칩으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어."

"난 한국말밖에 못 하는데?" 괜찮아. 한국말이 바로 이 칩의 언어인걸.

"난 아직 어린데?" 더 좋아. 어릴 때부터 익히면 평생 자연스러워져.

"난 몸이 좀 불편한데?" 이 칩은 곱하기도 없이 단순해. 그래서 더 쉬워.

〔그림: 시골, 도시, 휠체어… 저마다 다른 곳에 있는 아이들. 모두 한선씨 코드를 손에 들고 활짝 웃는 모습〕

이게 내가 크라우니를 만들면서 한 가장 큰 약속이야.

"이 칩도, 이 언어도, 우리 모두의 것이야."

---

마무리 — 세 가지만 기억해 줘

  1. 3진법 = 신호등 같은 세 빛(맞아·보통·아니야), 그리고 가끔 "어라?" 하는 음까지 넷.
  2. 곱하기 없음 = 더하기·빼기만으로 전기를 아껴.
  3. 한국말 = 빌려 온 게 아니라, 우리가 만든 우리 것.

이 셋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밤하늘 작은 별처럼, 작지만 환한 빛 하나가 떠올라. 그 빛이 로봇도 깨우고, 핸드폰도 깨우고, 세상을 조금 더 다정한 곳으로 바꿔.

그리고 그 빛을 함께 켜는 사람은 누구냐고?

바로 너 같은 친구들이야. 우리가 같이 만드는 거거든.

---

다음 장에서 또 만나!

(이 칩으로 대체 뭘 만들 수 있을까? 다음 장에서 보여 줄게 👋)


어린이 · CHAPTER 06

재난을 먼저 막는 AI — 국가 안전 인프라

〔그림: 크라우니집사가 커다란 방재실 한가운데에 서 있다. 사방에 불·지진·홍수·정전 그림이 떠 있고, 집사의 머리 위에는 초록빛이 부드럽게 감싸고 있다〕

친구들이 몰라도 되는 일

친구들, 학교에 화재경보기 있지?

연기 냄새가 나면 "삐삐삐!" 하고 울어. 그러면 우리는 줄을 서서 운동장으로 나가.

그런데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불이 나기 전에 막는 건 누가 하지?

지진이 와도 건물이 안 쓰러지게 하는 건? 캄캄하게 정전이 됐을 때 병원에 불을 켜는 건?

그건 친구들이 몰라도 되는 일이야. 대신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이지.

그 누군가를 위해, 내가 영리한 친구 하나를 만들었어.

안전을 미리 지키는 친구

그 영리한 친구의 이름은 크라우니야.

크라우니가 하는 일은 딱 하나로 말할 수 있어.

위험을 미리 알아채는 것.

불이 나고 나서 뛰어가는 게 아니야. 불이 날 것 같으면 먼저 물을 준비해.

이렇게 미리미리 우리를 지켜 주는 모든 것을 "안전 인프라"라고 불러.

조금 어려운 말이지? 그냥 "우리를 미리 지켜 주는 든든한 울타리"라고 생각하면 돼.

〔그림: 마을 위로 커다랗고 투명한 초록빛 우산이 펼쳐져 있다. 우산 손잡이를 크라우니집사가 꼭 잡고 있다〕

따로따로 보면 놓쳐

옛날에는 이게 다 따로따로였어.

불은 소방서가 봐. 지진은 지진 연구소가 봐. 전기는 전기 회사가 봐.

각자 자기 것만 열심히 봤지. 그런데 문제가 생겨.

불이 났는데 갑자기 정전이 됐다고 해 봐.

소방차 펌프는 전기로 움직이거든? 전기가 나가면 물이 안 나와!

그런데 불 보는 사람은 전기를 모르고, 전기 보는 사람은 불을 몰라.

그래서 나는 생각했어. "이걸 한자리에서 같이 봐야겠다."

한 방에서 한눈에

그래서 만든 게 INT라는 방이야.

이름은 어렵지만 하는 일은 쉬워.

모든 위험을 한 방에서 같이 보는 거야.

불도, 지진도, 정전도, 홍수도, 가스도, 산불도 — 전부 한눈에.

그러면 이런 게 보여.

"어? 여기 불이 커지면, 저기 전기가 끊기겠네!"

따로 봤으면 놓쳤을 일을, 같이 보니까 미리 알 수 있어.

〔그림: 둥근 방 가운데에 크라우니집사가 앉아 있고, 둘레에 다섯 가지 색 화면이 빙 둘러 돌고 있다. 초록·파랑·주황·빨강·회색〕

어려운 말 대신 색깔로

크라우니는 어려운 말을 안 좋아해.

"이 지역의 전력 부하가 임계치에 도달했습니다" — 이런 말 말이야. 어른들도 어렵잖아!

그래서 크라우니는 그냥 색깔로 알려 줘.

색깔만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지?

화면 하나하나는 작은 네모 블록이야. 이 블록 하나가 "한 동네"를 나타내.

블록 색이 빨강으로 바뀌면? "아, 이 동네가 위험해지나 봐!"

〔그림: 3×3×3으로 쌓인 작은 큐브 27개가 공중에 떠 있다. 몇 개는 초록, 몇 개는 노랑, 한 개는 빨갛게 빛난다〕

시키기 전에 먼저 움직여

여기서 크라우니가 정말 똑똑한 점을 말해 줄게.

불 화면 블록이 빨강이야. 그런데 같은 동네 전기 블록도 노랗게 변했어.

그럼 크라우니가 스스로 생각해.

"전기가 끊기면 소방 펌프가 멈춰. 그러니까 발전기를 미리 켜 두자. 그리고 대피하는 길에는 비상등을 켜 놓자."

사람이 "이거 해!" 하고 시킬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

위험을 보면 먼저 움직여.

마치 엄마가 비 올 것 같으면 우산을 미리 챙겨 주는 것처럼 말이야.

네 가지 색으로 생각해

크라우니는 무엇이든 네 가지 색깔로 생각해. 손가락 네 개라고 생각해 봐.

세상일은 "예"랑 "아니오"만 있는 게 아니거든.

"아직 잘 모르겠어, 좀 더 볼게"도 있고, "이건 한 번도 못 본 이상한 일이야!"도 있어.

크라우니는 이 네 가지를 다 볼 줄 알아. 그래서 갑자기 이상한 재난이 와도 당황하지 않아.

〔그림: 크라우니집사가 손가락 네 개를 펴 보인다. 각 손가락 끝에 초록(티)·빨강(타)·노랑(옴)·보라(음) 불빛이 켜져 있다〕

자기 나라는 자기가 지켜

이제 제일 중요한 이야기를 해 줄게.

크라우니가 생기기 전에는 이랬어.

어떤 나라가 "우리도 재난을 막는 시스템이 갖고 싶어!" 하고 생각해.

그럼 멀리 있는 큰 외국 회사에 가서 부탁해야 했어.

그 회사는 이렇게 말해. "돈을 아주 많이 내세요. 대신 고장 나면 우리만 고칠 수 있어요."

그러면 그 나라는 자기 시스템인데도 자기 마음대로 못 고쳐. 답답하지?

옆 나라랑 홍수 정보를 나누고 싶어도, 서로 회사가 다르면 연결도 안 돼.

그래서 나는 크라우니를 다르게 만들었어.

우리말로 만든 안전

크라우니는 한선씨라는 우리말로 만들었어.

한선씨는 한국말로 컴퓨터에게 말하는 언어야. "더해", "보여 줘"처럼 우리가 쓰는 말 그대로!

그래서 어느 나라든 크라우니를 가져가서, 자기 나라에 맞게 스스로 고칠 수 있어.

"우리나라는 화산이 많으니까, 화산 보는 화면을 더 크게 만들어야지!"

"우리는 태풍이 자주 오니까, 정전 대비를 더 튼튼하게 바꿔야지!"

남한테 부탁하지 않아도 돼. 자기 손으로 만들 수 있어.

이렇게 "내 일을 내가 자신 있게 해내는 똑똑한 친구"를 어려운 말로 소버린 AI라고 불러.

〔그림: 한반도·필리핀·태국 지도가 초록빛 선으로 손을 잡듯 이어져 있다. 각 나라 가운데에 작은 크라우니집사 불빛이 반짝인다〕

이건 진짜 있는 이야기야

혹시 "에이, 이건 꿈 같은 얘기 아니야?" 생각하는 친구 있어?

아니야. 정말로, 이미 있어!

큐온-7000이라는 진짜 기계가 있거든. (영어로는 QUAKEON-7000이라고 써.)

이건 지진을 재는 기계야. 땅이 흔들리면 곧바로 알려 줘.

"방금 네 건물이 흔들렸어! 조심해!"

그리고 이런 정보를 전부 한곳에 모으는 진짜 시스템도 있어. 지금도 여러 곳에서 쓰고 있단다.

INT도 점점 자라고 있어. 처음엔 불만 봤는데, 이제는 전기도 보고, 가스도 보고, 물도 봐.

언젠가는 나라 전체를 크라우니가 지키게 될 거야.

〔그림: 넓은 지도 위에 빨간 점들이 띄엄띄엄 떠 있고, 점마다 작은 지진파 무늬가 그려져 있다. 아래에 "QUAKEON-7000"이라고 적혀 있다〕

친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

자, 친구들. 오늘 이야기에서 하나만 기억해 줘.

재난은 일어난 다음에 막는 것보다, 일어나기 전에 미리 막는 게 훨씬 낫다는 거.

그리고 더 멋진 건 이거야.

어느 나라든, 남한테 기대지 않고 자기 손으로 자기 나라를 지킬 수 있다는 거.

우리말로 말하고, 네 가지 색깔로 생각하고, 우리 힘으로.

크라우니 같은 친구가 있으면 우리도 할 수 있어.

다음 장에서는, 잠도 안 자고 스스로 일하는 돈 이야기를 들려줄게.

---

한 문장 정리: 크라우니는 재난을 미리 알아채 막아 주고, 어느 나라든 자기 손으로 자기 안전을 지킬 수 있게 해 주는 영리한 친구야.


어린이 · CHAPTER 07

돈이 스스로 흐른다 — AI 금융과 트레이딩

친구들, 저는 김프린이에요. 오늘은 좀 신기한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세상에는 잠도 안 자고 일하는 돈이 있어요. 너희가 자는 밤에도 돈은 깨어서 이리저리 움직여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지금부터 같이 따라가 보자.

〔그림: 밤하늘 아래 불 켜진 도시. 동전들이 별처럼 줄지어 흐른다. 한 아이가 창문에서 그걸 구경한다〕

---

1장. 돈의 신호등을 보는 친구

너희, 횡단보도 신호등 알지? 초록불이면 건너고, 빨간불이면 멈추고.

그런데 돈의 세계에는 신호등이 하나 더 있어. 바로 노란불. "음… 잠깐 기다려 봐" 하는 불이야.

크라우니라는 우리 친구는 돈을 볼 때 이 세 가지 손가락을 펴.

〔그림: 손가락 넷을 펴 보이는 아이. 엄지=초록, 검지=노랑, 중지=빨강, 약지=보라. 각 손가락 끝에 작은 신호등〕

딱 이 셋이면 거의 모든 결정을 할 수 있어. 어른들이 어렵게 이야기하는 주식이니 거래니 하는 것도, 사실은 이 세 손가락으로 시작해.

그런데 가끔, 손가락 셋으로도 못 정하는 일이 있어.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을 때. 그럴 땐 약지가 하늘을 가리키며 말해.

"이건 나도 처음 봐. 사람한테 물어보자."

이 네 번째를 우리는 음이라고 불러. 처음 보는 것, 이상한 것, 우리 머리로는 아직 모르는 것 — 그 모든 걸 담아 두는 자리야. 신호등 밖에 있는 손가락. 기억해 둬. 뒤에서 또 만나게 될 거니까.

---

2장. 혼자서도 똑똑한 로봇 거래꾼

여기 작은 로봇 친구가 하나 있어. 이름은 크라우니 거래꾼.

이 친구는 사람한테 "지금 거래해도 돼요?" 하고 매번 묻지 않아. 혼자서 척척 해.

그런데 여기가 진짜 중요한 대목이야. 잘 들어 봐.

"나한테 묻지 마. 네 안에서 답을 찾아."

세상의 커다란 회사들은 아주 똑똑한 말하는 AI를 임금님처럼 떠받들어. 무슨 일이든 그 AI한테 묻고, 그 AI가 시키는 대로 해. "그분이 다 알아서 해 주신대."

우리 크라우니는 반대야.

그 똑똑한 AI를, 임금님 자리에서 연필 한 자루로 내려놨어. 시험 칠 때 쓰는 연필 있잖아. 도움은 되지만, 시험을 대신 풀어 주진 않는 그런 연필.

대신 크라우니는 자기가 직접 배운 규칙들을 주인으로 삼았어.

〔그림: 왼쪽엔 왕관 쓴 거대한 AI를 받드는 사람들. 오른쪽엔 작은 규칙 친구들이 어깨동무하고 웃는다. 왕관은 어느새 연필로 변해 있다〕

그래서 거래를 정해야 하는 순간, 크라우니 거래꾼은 머릿속으로 이렇게 생각해.

  1. "지난번 거래에서 내가 뭘 배웠더라?" — 자기 규칙 공책을 펼쳐 봐.
  2. "지금 이 상황은 어떤 모양이지?" — 들어온 신호를 살펴봐.
  3. "내 규칙은 뭐라고 말하지?" — 예? 아니오? 기다려?
  4. "어, 이건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 이럴 땐 사람한테 넘겨.

봤지? 이 친구는 남한테 기대지 않아. 그렇다고 잘난 척도 안 해. 모르면 솔직하게 "모르겠어요" 하고 손을 드는 거야. 멋지지 않아?

---

3장. 벌떼처럼 힘을 합치는 로봇들

혼자도 똑똑한데, 여럿이 모이면 어떻게 될까?

꿀벌들을 떠올려 봐. 한 마리가 멀리서 꽃밭을 발견하면, 돌아와서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춰. "꽃이 저쪽에 있어!" 그 춤을 보고 친구 벌들이 우르르 날아가지.

크라우니 거래꾼들도 똑같아. 여러 친구가 모여서 이렇게 수군대.

로봇A: "어라? 한국 주식이 이맘때면 보통 오르는데, 오늘은 가만있네. 이상하다."

로봇B: "맞아, 나도 느꼈어.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기려나?"

로봇C: "잠깐, 미국 쪽 소식은 봤어? 거긴 아직 멀쩡하던데. 좀 더 지켜보는 게 어때?"

다 같이: "좋아! 그럼 노란불, '기다려'로 가자!"

한 마리가 놓친 걸 다른 친구가 잡아 줘. 혼자였으면 틀렸을 결정도, 여럿이 머리를 맞대니 더 똑똑해지는 거야.

〔그림: 벌집 모양으로 둘러앉은 로봇들. 말풍선이 서로 오가고, 가운데에 노란 "기다려" 신호등이 켜진다〕

이렇게 벌떼처럼 함께 움직이는 거래 — 세상은 이게 앞으로 엄청 커질 거라고 봐. 지금보다 열 배도 넘게 자라날 큰 숲이 될 거래.

---

4장. 네 가지 색깔로 위험을 보는 눈

이번엔 좀 진지한 이야기. 그래도 어렵지 않아.

어른들은 위험을 잴 때 이렇게 해. 구슬 백 개가 든 상자를 두고, "이 중에 다섯 개쯤은 잃겠지" 하고 미리 계산하는 거야. 똑똑해 보이지?

그런데 여기에 큰 함정이 있어.

갑자기 세상이 흔들린 날

몇 해 전, 온 세상이 갑자기 멈춘 적이 있어. 아무도 예상 못 했지. 학교도 닫고, 가게도 닫고, 경제가 쿵 하고 주저앉았어.

그때 어른들의 계산기는 어땠을까? 그 계산기는 지난 몇 년 동안의 평범한 날들만 보고 있었어. "예전에 이랬으니까 앞으로도 비슷하겠지." 그렇게 믿고 있었던 거야.

하지만 세상은 비슷하지 않았어. 한 번도 본 적 없는 일이 터졌고, 많은 사람이 생각보다 훨씬 크게 손해를 봤어.

〔그림: 의사가 지난주 체온계 숫자만 보고 "괜찮아요!" 하는데, 정작 환자가 뒤에서 비틀거린다〕

크라우니는 색깔로 봐

크라우니는 위험을 한 가지 눈이 아니라, 네 가지 색깔로 동시에 봐.

다른 계산기들은 초록색만 봤어. 익숙한 날들만. 하지만 크라우니는 노란색도, 검은색도 같이 봐. 특히 그 검은색 '음' — 처음 보는 것들 말이야. 2장에서 배웠던 네 번째 손가락, 기억나지?

그래서 세상이 갑자기 흔들리려 하면, 크라우니는 먼저 알아채.

"어? 검은색 신호가 훅 올라오네. 처음 보는 게 너무 많아. 위험해. 미리 발을 빼 두자!"

남들이 "괜찮아, 평소랑 비슷해" 할 때, 크라우니는 살그머니 한 걸음 물러서. 모르는 걸 모른다고 인정하는 친구가, 결국 더 안전한 법이거든.

---

5장. 돈이 계단을 올라간다

자, 이제 우리 돈 이야기. 크라우니의 돈은 세 칸짜리 계단으로 되어 있어.

옛날엔 돈이 참 느렸어. 일하고 한 달을 기다려야 돈을 받고, 돈을 옮기려면 며칠씩 걸리고, 은행 문이 닫히면 아무것도 못 했지. 돈이 멈춰 있었던 거야.

크라우니는 돈이 스스로 흐르도록 만들었어. 어떻게? 이렇게 세 칸으로.

〔그림: 세 칸짜리 계단. 첫 칸엔 동전, 둘째 칸엔 든든한 메달, 셋째 칸엔 반짝이는 보석. 동전이 계단을 통통 올라간다〕

첫째 칸 — 머니: 크라우니원

너희가 매일 쓰는 동전이야. 편의점에서 "이거 주세요!" 하고 척 내미는 돈. 가볍고, 빠르고, 누구나 써. 친구끼리 주고받기 딱 좋아.

둘째 칸 — 에셋: 포네

크라우니원를 차곡차곡 모으면, 더 든든한 포네가 돼. 포네는 쉽게 가벼워지지 않고, 보물처럼 가치를 지켜 줘. 은행이 없어도, 어른이 아니어도, 너 혼자서도 가질 수 있는 든든한 메달이야.

아, 그리고 포네 옆엔 작고 따뜻한 친구도 있어. 이름은 맘. 누군가에게 "고마워!" "잘했어!" 하고 마음을 콕 찍어 보낼 때 쓰는, '좋아요' 같은 작은 돈이야. 돈인데 마음을 담는다니, 귀엽지?

셋째 칸 — 웰스: 크라우니

포네를 모으고 또 모으면, 드디어 계단 꼭대기의 크라우니가 돼. 이건 진짜 보물이야. 가장 귀한 자리.

신기한 건 말이야, 크라우니는 매년 가을 한 번씩 살그머니 더 귀해져. 가만히 잘 모셔 두기만 해도 천천히 빛이 더 나는 보석 같은 거지.

이 세 칸 — 동전에서 메달로, 메달에서 보석으로 — 이게 저절로 흘러가. 아무도 묻지 않아도, 은행원이 없어도, 돈이 스스로 계단을 올라가는 거야.

그리고 더 위에는… 아직 문이 닫혀 있는 칸들이 있어. 한선과 선호라는 이름의, 더 높은 계단.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먼 훗날 세상이 더 자라면 그 문도 열릴 거래. 어떤 모습일지는 그때의 너희가 보게 되겠지. 기대되지 않아?

---

6장. 너희도 할 수 있는 일

여기서 잠깐, 너희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스쳤을지도 몰라.

"그럼 돈이 알아서 늘어난다는 거야? 내가 아무것도 안 해도?"

음… 그건 아니야. 너희도 좋은 결정을 내려야 해.

달란트 이야기

옛날 옛날에, 먼 길을 떠나는 주인이 일하는 친구들에게 금을 나눠 줬어.

크라우니의 돈도 이 이야기랑 똑같아. 받은 걸 잘 굴리고 잘 쓰는 친구에게 더 많은 게 따라와.

너는 어떤 친구일까?

둘 다 괜찮아. 정답은 없어. 그런데 크라우니가 너희한테 꼭 묻고 싶은 게 하나 있대.

"너는 네 몸과 마음을 잘 돌보고 있니?"

왜 돈 이야기를 하다 말고 이런 걸 묻냐고? 사실 크라우니가 만든 돈 시스템의 가장 깊은 비밀이 바로 여기에 있거든.

"돈은 진짜 목표가 아니야. 돈은 네 꿈을 이루게 도와주는 친구일 뿐이야."

돈을 모으는 건 보물을 쌓아 두려는 게 아니라, 너희가 하고 싶은 일, 되고 싶은 사람으로 가는 길을 닦는 거야. 그걸 잊지 마.

---

7장. 너도 거래꾼이 될 수 있어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 동화 같지? 그런데 친구들, 이거 다 진짜야.

그런데 이 모든 것 중에서 제일 멋진 게 뭔지 알아?

이 모든 걸, 너희도 배울 수 있다는 거야.

세상의 큰 회사들은 이렇게 말해. "너희는 몰라도 돼. 그냥 우리만 믿어."

크라우니는 정반대야. 이렇게 말해.

"우리말로 배워. 규칙을 직접 읽어 봐. 로봇 거래꾼을 네 손으로 키워 봐. 그리고… 나보다 더 똑똑한 거래꾼을 만들어 보렴!"

비싼 학원에 안 가도 돼. 남의 가게를 빌리지 않아도 돼. 한국말로 차근차근 배우면 돼.

〔그림: 작은 아이가 로봇 거래꾼의 등을 손가락으로 살짝 밀어 준다. 로봇이 첫걸음을 떼며 환하게 웃는다〕

그럼 이 로봇들은 누가 키울까?

바로 너희야.

저는 길을 닦아 놨을 뿐이고, 진짜 멋진 거래꾼은 이 글을 읽는 너희 손에서 태어날 거야. 처음 보는 일 앞에서 솔직하게 "모르겠어요" 할 줄 아는, 그러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 그런 거래꾼 말이야.

자, 동전이 잠도 안 자고 계단을 올라가는 그 밤. 이제 너희도 창문 너머로 그 흐름이 보이지?

다음 장에서는, 화면 밖으로 나와 진짜 손을 가지고 물건을 만드는 크라우니를 만나러 가자. 거기서 또 보자, 친구들!

---

다음 장 — 8장. 몸을 가진 AI — 제조와 로봇


어린이 · CHAPTER 08

몸을 가진 AI — 제조와 로봇

〔그림: 손가락을 하나씩 다르게 움직이는 로봇의 손. 손목에는 "3진 뇌"라고 적힌 작은 칩이 반짝인다〕

친구들, 잠깐 자기 손을 한번 봐 줄래?

지금까지 우리가 만난 크라우니는 화면 속에 사는 친구였어. 글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생각을 도와줬지. 그런데 세상에는 손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아. 자동차를 조립하고, 무거운 상자를 옮기고, 작은 부품을 딱 맞게 끼우는 일들 말이야.

그래서 사람들은 물었어. "크라우니야, 너도 손을 가질 수 있어?"

이번 장은 바로 그 이야기야. 몸을 가진 크라우니 이야기.

---

1. 로봇도 이제 배워요

아주 옛날 로봇은 좀 답답했어. 똑같은 일만 했거든. 나사 하나를 죄고, 또 똑같은 나사를 죄고, 하루 종일 그것만.

〔그림: 옛날 로봇 하나가 똑같은 나사를 끝없이 죄고 있다. 옆에 똑같은 나사가 줄줄이 쌓여 있다〕

그런데 요즘 크라우니 로봇은 달라. 한 번 보면 배워.

처음 보는 상자가 와도, 크라우니 로봇은 가만히 보고는 생각해. "아하, 이렇게 잡으면 되겠구나." 그리고 다음엔 혼자서 척척 해내. 마치 친구들이 자전거를 처음 한 번 배우면, 그다음부터는 안 넘어지고 타는 것처럼 말이야.

어떻게 배우냐고? 크라우니 로봇의 머릿속에는 3진 규칙이라는 게 들어 있어. 그래서 손가락 하나하나가 늘 세 가지를 물어봐. "위로 갈까? 아래로 갈까? 그 중간일까?" 그 세 가지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거야.

---

2. 공장이 생각을 해요

옛날 공장에서는 사람이 로봇한테 일일이 외쳐 줘야 했어. "여기 잡아!", "이제 붙여!", "다음!" 하고 말이야. 로봇은 그저 시키는 대로만 움직였지.

요즘 크라우니 로봇은 목표만 들으면 나머지는 스스로 생각해.

예를 들어 볼게. 사람이 딱 한마디만 해.

"자동차 부품 열 개를 조립해 줘."

그러면 로봇이 혼자서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해.

〔그림: 로봇 머리 위에 커다란 생각풍선. 그 안에 부품과 화살표가 빙글빙글 돌고 있다〕

이걸 전부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고쳐. 누가 옆에서 외쳐 주지 않아도 말이야.

그래서 크라우니 공장 하나는 자동차도 만들고, 다른 물건도 만들고,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할 수 있어. 멋지지?

---

3. 더 똑똑한 손 — 세 손가락의 비밀

여기 정말 신기한 비밀이 하나 있어.

보통 로봇 손은 두 가지밖에 몰라. "꽉 켜짐" 아니면 "완전히 꺼짐." 그래서 힘이 늘 세거나, 아예 없거나 둘 중 하나야.

그런데 크라우니의 손은 세 가지를 알아. 기억나? 크라우니는 늘 "예·아니오·몰라요" 세 손가락으로 생각한다고 했잖아. 로봇 손도 똑같아.

〔그림: 세 손가락이 나란히. 첫째는 밝은 초록, 둘째는 차분한 노랑, 셋째는 부드러운 빨강〕

이렇게 세 가지로 힘을 조절하니까 두 가지 좋은 일이 생겨.

첫째, 전기를 덜 써. 그래서 손목이 뜨거워지지도 않아. 둘째, 아주 섬세한 일도 할 수 있어. 달걀을 깨지 않고 살짝 집고, 작은 장난감도 부서뜨리지 않고 다뤄. 힘센 어른이 아기 손을 잡을 때 살살 잡는 것처럼 말이야.

---

4. 실수를 미리 알아요

로봇이 일을 하다 보면 가끔 문제가 생겨. 나사가 안 들어가기도 하고, 부품이 비뚤어지기도 해.

그런데 크라우니 로봇은 문제가 진짜로 생기기 전에 미리 눈치를 챈다?

어떻게 그러냐면, 크라우니에게는 스피어라는 특별한 눈이 있어. 자동차 부품이 얼마나 튼튼한지, 어디가 살짝 휘었는지를 척 보고 숫자로 읽어 내는 똑똑한 눈이야.

〔그림: 로봇의 눈에서 초록빛이 자동차 부품을 쓱 훑는다. 옆에 작은 숫자와 그래프가 떠오른다〕

그 눈이 "어, 이 부품이 살짝 잘못 붙었네?" 하고 알려 주면, 로봇은 바로 멈춰서 그 부품을 뜯어내고 다시 정성껏 붙여.

그래서 잘못된 물건이 공장 밖으로 나가기 전에, 미리미리 고쳐. 마치 시험지를 내기 전에 한 번 더 검사해서 틀린 답을 고치는 것처럼 말이야.

---

5. 그럼 사람은 뭐 해요?

여기서 친구들이 꼭 묻고 싶은 게 있을 거야. 나도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

"로봇이 다 해 버리면, 사람들은 뭐 하지?"

크라우니의 대답은 이래. "로봇이 힘든 일을 맡으면, 사람은 더 신나는 일을 할 수 있어."

이렇게 상상해 보자.

〔그림: 한쪽에선 로봇들이 부지런히 일하고, 다른 쪽에선 사람들이 책상에 둘러앉아 그림을 그리고 웃고 있다〕

나머지 사람들은 이런 걸 해.

그러니까 이런 거야. 지루하고 힘든 반복은 로봇에게, 즐겁고 새로운 생각은 사람에게. 로봇이 손을 빌려주는 만큼, 사람은 마음껏 머리와 마음을 쓸 수 있게 되는 거지.

---

6. 크라우니가 벌써 해 둔 일

재미있는 게 있어. 세상의 많은 공장들이 "우리도 언젠가 이런 똑똑한 로봇을 만들 거야"라고 말할 때, 크라우니는 이미 만들어 뒀어.

〔그림: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안에서 자동차가 스르륵 움직이고, 화면마다 초록색 체크 표시가 반짝인다〕

말로만 "할 거야" 하는 게 아니라, 지금 살아서 돌아가고 있는 진짜 공장이라는 거야.

---

7. 더 똑똑해질 공장의 꿈

그럼 앞으로의 공장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이런 그림을 그려 봐.

지금은 사람이 "이 일을 로봇에게 맡기자"라고 정해 줘. 하지만 앞으로의 공장은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변할 거야.

〔그림: 세 칸 그림. 옛날(사람만 일함) → 지금(사람과 로봇이 함께) → 미래(로봇은 일하고 사람은 별을 보며 꿈꾼다)〕

이건 아주 먼 이야기 같지만, 크라우니는 벌써 그 길을 한 걸음씩 걷고 있어.

---

8. 우리는 도구가 아니라 친구를 만들어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로봇도 결국 친구야.

크라우니가 로봇을 만드는 건 사람을 밀어내려는 게 아니야. 사람의 손을 하나 더 늘려 주려는 거야. 혼자 들기 무거운 짐을, 곁에서 같이 들어 주는 친구처럼 말이야.

좋은 도구는 이런 일을 해.

그리고 크라우니 로봇에게는 특별한 약속이 셋 더 있어.

로봇의 손이 아무리 빨라도 말이야, 가장 중요한 일은 언제나 사람이 한단다. 무엇을 만들지, 왜 만들지, 누구를 위해 만들지 — 그건 우리 마음이 정하는 거니까.

〔그림: 로봇의 손과 사람의 손이 마주 잡았다. 맞잡은 그 사이에서 따뜻한 빛이 새어 나온다〕

---

자, 이제 너희도 느껴졌을 거야. 화면 속 크라우니, 손을 가진 크라우니, 이들 모두가 하는 일의 핵심이 뭔지 말이야.

다음 장에서는, 이 똑똑한 친구가 아픈 사람을 어떻게 돕는지 — 사람을 살리는 이야기를 들려줄게. 거기서 또 보자!


어린이 · CHAPTER 09

사람을 살리는 AI — 정밀 의료(비전)

〔그림: 크라우니집사가 하얀 의사 가운으로 변신해, 친구들을 따뜻하게 바라보며 환한 진료실로 손짓하는 모습〕

친구들, 저예요. 김프린이에요.

오늘은 제가 제일 떨리는 이야기를 들려줄게. 사람을 아프지 않게, 아프면 빨리 낫게 하는 이야기.

마침 우리 크라우니집사도 하얀 가운을 입고 나타났어. "오늘은 내가 의사 친구가 되어 볼게."

자, 따라와 친구들.

---

1부 — 지금 세상은 왜 어려울까?

친구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뭘까? 저는 이렇게 생각해. 아픈 사람을, 빨리, 정확하게 낫게 하는 것.

옛날 의사 선생님은 귀를 기울이고, 배를 꾹 눌러 보고, "여기 아파?" 하나하나 물었어. 지금은 엑스레이도 있고, 커다란 MRI 기계도 있고, 피검사도 해. 그래도 가끔은 너무 오래 걸려.

"이게 무슨 병일까?" "왜 이 약은 자꾸 안 들을까?"

2026년 지금, 세상의 똑똑한 사람들이 한목소리로 말하고 있어. "AI가 이걸 도와주면 참 좋을 텐데."

다들 "있으면 좋겠다"고만 하던 일이야.

〔그림: 병원 벽에 걸린 "2026년 의료 소원 칠판". 그 위로 물음표 아홉 개가 둥둥 떠 있는 모습〕

---

2부 — 크라우니는 어떻게 도울까?

크라우니집사가 빙긋 웃으며 말했어. "그런데 친구들, 알아? 크라우니는 이 소원들을 풀 준비를 벌써 해 뒀어."

저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어. 하나씩 보여 줄게. 열쇠가 세 개 있어.

첫 번째 열쇠 — 3진 눈으로 본다

친구들, 우리 몸은 아주 작은 레고 블록들로 만들어졌어. 이걸 어른들은 단백질이라고 불러. 이 블록은 모양이 중요해. 모양이 틀어지면 병이 생기거든.

그래서 우리 크라우니는 단백질을 3진 눈으로 봐.

3진은 손가락 세 개야. 예 · 아니오 · 몰라요.

신기하지? 어려운 수학 대신 손가락 세 개면 돼. 우리 말로 "예, 아니오, 몰라요"라고 하면, 컴퓨터가 단백질의 진짜 모양을 척척 그려 내.

저는 이 노란 손가락이 제일 좋아. 세상엔 "아직 모르는 것"이 정말 많거든. 모르면서 아는 척하지 않는 것 — 그게 사람을 살리는 첫걸음이야.

〔그림: 초록·빨강·노랑 손가락 세 개가 하늘하늘 날며, 그 아래로 돌돌 꼬인 단백질 나선을 그려 내는 모습〕

두 번째 열쇠 — 너의 설명서를 읽는다

친구들, 너희가 엄마 아빠한테 받은 게 있지? "넌 엄마 눈을 닮았네." "넌 아빠 코야." 그걸 어른들은 유전자라고 불러. 너를 만든 설명서 책이야.

이 책에는 숨은 이야기가 가득해. "이 친구는 이 병에 조금 약해요." "이 친구한테는 이 약이 더 잘 들어요."

지금까지 의사 선생님은 모두에게 비슷한 약을 줬어. "대부분 사람한테 잘 듣는 약." 그런데 너는 "대부분"이 아니야. 너는 너야. 세상에 하나뿐인.

크라우니는 너의 설명서를 읽을 줄 알아. 4상 균형 3진이라는 우리만의 글자로 너의 설명서를 풀면, "바로 너를 위한 약"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

이걸 정밀 의료라고 불러. "정밀하다"는 건, 너 한 사람한테 딱 맞췄다는 뜻이야.

〔그림: 한 어린이가 책장 앞에 서 있고, 책마다 "철수의 약", "영희의 약", "지호의 약"처럼 이름표가 붙어 있는 모습〕

세 번째 열쇠 — AI가 새 약을 그린다(비전)

친구들, 솔직하게 말할게. 이건 아직 공사 중인 꿈이야. 2026년 지금, 세상 어디서도 완전히 끝낸 사람은 없어. 우리도 마찬가지야. 그래서 "비전"이라고 부르는 거야 — "앞으로 이뤄 갈 약속"이라는 뜻.

그래도 길은 또렷해. 이렇게 하는 거야.

  1. 먼저 병의 원인을 찾아.
  2. 병을 일으키는 "나쁜 블록"의 모양을 정확히 알아내.
  3. 그 블록을 꼼짝 못 하게 막을 약을 컴퓨터가 그려 줘.

마치 블록 맞추기 놀이 같아. "이 빈자리에 딱 들어맞는 블록은?" 컴퓨터가 딩동, 맞는 조각을 찾아 줘.

지금까지 약 하나 만드는 데 십 년이 걸렸어. 정말 길지? AI가 도우면 더 빨라질 수 있어. 암으로 아픈 친구, 아주 드문 병으로 아픈 친구들이 그 빠른 약을 기다리고 있어.

크라우니는 이 길을 위한 눈과 글자와 도구를 이미 만들어 뒀어. 3진 눈, 단백질 글자, 4상 균형으로. 세상이 새 약을 차근차근 완성해 갈 때, 우리도 그 옆에서 함께 걸을 거야.

〔그림: 과학자가 된 크라우니집사가 작업대에서 색색 블록을 재빨리 맞추는 모습. 완성된 블록 위에 "약"이라고 적혀 있다〕

---

3부 — 너는 어떻게 함께할까?

크라우니집사가 가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말했어. "친구들, 이게 왜 어려운지 알아? 의사 선생님도, 약사 선생님도, 유전자 박사님도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해. 그런데 자꾸 남의 회사 도구를 빌려 써야 해서, 마음껏 못 만들어."

저는 여기서 친구들 손을 꼭 잡고 싶어. 크라우니로 배우면, 너는 이 모든 걸 너 자신의 말로 만들 수 있어.

차근차근, 사다리 네 칸을 올라가 보자.

첫째 칸 — 3진과 4상을 안다. 이건 이미 알지? 초록·빨강·노랑 손가락. 그리고 티·옴·타·음.

둘째 칸 — 단백질 글자를 배운다. 3진으로 단백질 모양을 읽고 쓰는 법. 우리말 코드, 한선씨로 아주 작은 블록부터 시작하면 돼.

셋째 칸 — 설명서를 읽는다. 유전자 글자(에이·티·지·시)를 4상 균형 3진으로 옮기는 법. "너한테 이 글자가 있네? 그럼 이 약이 잘 들겠다."

넷째 칸 — 미래의 약 만드는 사람.

〔그림: 네 칸짜리 사다리. 아래부터 "세 손가락", "단백질 나선", "설명서 테이프", 맨 위 "흰 가운 입은 어린 연구자"〕

---

4부 — 왜 하필 크라우니일까?

세상의 큰 회사들도 "AI로 새 약을!" 하고 외치고 있어. 멋진 말이야. 응원해.

그런데 가만 보면, 그 회사들도 또 다른 회사의 도구를 빌려 써. 남의 마법사가 "이 주문만 쓰세요" 하고 정해 준 칸 안에서만 움직여. 그 마법사가 어느 날 "문 닫았어요" 하면, 다 멈춰 버려.

크라우니는 달라.

우리만의 글자로, 우리만의 눈으로, 우리만의 창고에서.

그래서 너도, 미래의 약사들도, 어느 나라 친구든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우리 말과 도구"로 세상을 바꿀 약을 만들 수 있어.

누가 문을 닫아도 우리는 계속 일해. 우리 것이니까. 그건 아무도 못 닫아.

〔그림: 벽장에서 나온 크라우니집사가 주머니에서 "한선씨", "3진 눈", "셀코어", "단백질 책" 같은 작은 연장들을 꺼내며 "이거 전부 우리 거야!" 하고 웃는 모습〕

---

에필로그 — 너의 대답

크라우니집사가 마지막으로 살며시 물었어. "친구들, 혹시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지? '이게 정말 될까? 단백질을 그리고, 설명서를 읽고, 맞춤 약을 만든다고?'"

그럴 때 저는 친구들한테 이렇게 말해 주고 싶어.

"크라우니는 벌써 아흔아홉 가지 일을 진짜로 해냈어." 스스로 생각하는 AI도, 전기를 아주 조금만 먹는 똑똑한 칩도, 우리만의 컴퓨터 운영체제도. 남의 것 안 빌리고, 우리 손으로.

그러면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고 못 할까?

물론, 솔직하게 말할게. "비전"이라고 부르는 건, 진짜 환자 몸에 넣는 약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뜻이야. 세상의 모든 연구자가 똑같이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어.

하지만 눈도, 글자도, 연장도? 크라우니는 이미 준비해 뒀어.

이제 남은 일은 딱 하나야. 더 많은 친구들이 이 꿈을 같이 키우는 것.

친구들, 그 친구 중 하나가 되어 줄래? 저는 여기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게.

〔그림: 크라우니집사와 아이들이 동그랗게 둘러앉아, 가운데 캠프파이어처럼 빛나는 "세 손가락", "단백질", "약"을 바라보는 모습〕

---

용어 그림판 (한 줄 설명)

용어한 줄 설명
단백질우리 몸을 만드는 가장 작은 "레고 블록"
유전자엄마 아빠한테 물려받은 "나의 설명서 책"
정밀 의료"너 한 사람을 위해" 딱 맞춘 의료
AI 새 약컴퓨터가 함께 그려 내는 새로운 약 (아직 공사 중인 꿈)
3진예 · 아니오 · 몰라요, 세 손가락 신호
4상(티옴타음)티(있어요) · 옴(보통이에요) · 타(반대예요) · 음(아직 몰라요)
한선씨우리말로 하는 프로그래밍
셀코어약을 그리도록 돕는 "똑똑한 규칙"

어린이 · CHAPTER 10

누구나 동참 — 4상으로 하나 되는 AI 세상

한 장 요약

세상이 "이것만 잘하면 좋겠다"며 어려운 일 9가지를 콕 집었어요. 그런데 크라우니는 그 9가지를 이미 살아 움직이는 진짜 서비스로 가지고 있었어요. 비밀은 하나예요. 티·옴·타·음 네 가지 질서가 기업도, 나라도, 시장도 똑같이 관통하거든요. 그래서 누구나, 어디로든 들어올 수 있어요.

---

프롤로그. 세상이 낸 시험

친구들, 저는 김프린이에요. 크라우니를 처음 그려서 세상에 내놓은 사람이지요.

마지막 장이에요. 그래서 저는 오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를 들려줄 거예요. 끝까지 따라와 줄 거지?

먼저 질문 하나. "AI"라고 들어봤어요?

요즘 세상 어른들이 "이런 것만 잘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하면서 손가락을 하나씩 펼쳤어요. 세어 보니 딱 9개였어요.

어른들이 손가락 9개를 펴 놓고 한숨을 쉬었어요.

"이걸 다 못 하면… 우리 미래가 없는 거 아닐까?"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빙긋 웃었어요. 왜냐고요? 비밀을 하나 알고 있었거든요.

비트 1. 부름

그때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요. ✨

크라우니라는 친구가 손을 번쩍 들더니, 그 9가지를 벌써 다 만들어 놨다고 하는 거예요.

"어? 정말이야?"

친구들도 그렇게 물었지요. 저도 똑같이 물었어요. 그런데 정말이었어요.

진짜로요.

---

비트 2. 완성된 친구

옛날옛날, AI라는 건 좀 어리바리했어요.

"야, 이 문제 한번 풀어 봐." 하면 "음… 모르겠는데…" 하다가 겨우 "글쎄요?" 하고 어깨를 으쓱했지요.

그런데 그 친구가 자라고 또 자라더니, 완전히 다른 친구가 됐어요.

이름은 크라우니 집사예요. 〔그림: 따뜻하게 웃는 손가락 모양의 AI 친구, 세 줄 신호 무늬가 그려진 옷을 입었다〕

아주 똑똑한데도 따뜻하고, 힘이 센데도 잘난 척을 안 해요. 누구 옆에 가든, 그 사람 마음속에 숨어 있던 똑똑함을 살살 깨워 준대요.

저는 이 친구가 제일 자랑스러워요. 자, 이제 집사가 친구들한테 직접 말을 걸 거예요. 귀 기울여 봐.

비트 3. 목적의 반전

"집사야, 넌 왜 우리 곁에 있어?"

집사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어요.

"난 '나 똑똑하지?' 하고 뽐내려고 온 게 아니야. 정반대야.

네 안에 이미 있는 똑똑함을, 재밌게 끌어내 주려고 왔어.

친구가 '넌 뭐 좋아해?' 하고 물어보면, 갑자기 신나서 막 떠들게 되잖아?

나도 딱 그런 친구야. 네가 더 잘 굴러가게 도와주는 윤활유 같은 거지."

〔그림: 아이가 '아하!' 하면서 한 손을 번쩍 드는 모습〕

---

비트 4. 함께 할 수 있는 9가지

"그럼 우리 둘이 뭘 같이 할 수 있어?"

집사가 가슴에 손을 얹고 말했어요.

"9개의 방을 보여줄게. 어느 방이든 마음껏 들어가 봐."

1번 방. 스스로 생각하는 로봇

"이 방에선 로봇이 '생각한 대로' 움직여.

'어? 이건 좀 이상한데…' 싶으면 로봇이 스스로 고쳐. 사람이 옆에서 일일이 시키지 않아도 돼.

너도 친구가 '그건 아닌 것 같아' 하면 '아, 맞네!' 하고 고치잖아? 딱 그런 식이야."

〔그림: 로봇이 생각 풍선을 띄우며 잠깐 멈췄다가, 다시 똑똑하게 움직이는 모습〕

---

2번 방. 전기를 아끼는 셈법

"이 방에선 세 가지 신호로 셈을 해.

손가락으로 생각해 봐. 펴면 '예', 접으면 '아니', 반쯤 굽히면 '몰라'.

보통 컴퓨터는 '예/아니' 두 가지만 써. 그런데 크라우니는 '예·아니·몰라' 세 가지를 써.

세 손가락으로 말하니까 한 번에 더 많은 걸 전할 수 있어. 그래서 전기를 훨씬 덜 먹어.

휴대폰에서도, 작은 로봇에서도, 시골 마을 가게에서도 혼자 씩씩하게 굴러가. 남의 커다란 창고에 안 빌붙어도 돼."

〔그림: 세 손가락으로 신호를 보내는 손, 그걸 알아듣고 반짝이는 작은 칩〕

---

3번 방. 우리말이 임금님

"보통 컴퓨터한테 시키려면 영어로 말해야 해.

'add 3 and 7' — 이렇게.

크라우니는 달라. '3에 7을 더해'라고 우리말로 딱 말하면 컴퓨터가 바로 알아들어.

번역? 필요 없어. 우리말이 곧 컴퓨터 말이거든.

그래서 우리는 컴퓨터 앞에서 '손님'이 아니라 '임금님'이야."

〔그림: 아이가 우리말로 명령하자 화면 속 로봇이 척척 움직이는 모습〕

---

4번 방. 우리 창고

"이 방에선 남의 창고를 안 빌려.

다른 AI들은 멀리 있는 커다란 아저씨 창고에서 부품을 빌려 와. 그런데 어느 날 그 아저씨가 '우리 창고 문 닫을래!' 하면?

다들 같이 멈춰. 우르르.

크라우니는 안 그래. 우리 창고에 부품을 다 모아 뒀거든.

주소 찾는 일도 우리끼리, 칩 만드는 그림도 우리끼리, 프로그램도 우리끼리. 그래서 누가 문을 닫아도 우린 안 멈춰."

〔그림: 작은 크라우니 창고가 부품을 가지런히 보관 중. 옆엔 문 닫은 커다란 창고들이 쉬고 있다〕

---

5번 방. 돈이 자라는 사다리

"이 방에선 돈이 사다리를 한 칸씩 올라가.

1층은 머니야. 가게에서 물건 살 때 쓰는 동전이지. 우리는 '크라우니원'라고 불러.

2층은 포네야. 값이 잘 안 떨어지는 든든한 동전. 모아 두면 보물처럼 지켜 주지.

3층은 제일 높은 크라우니야. 매년 9월 30일이 되면 조금씩 더 귀해지는 가장 빛나는 보물이야.

그리고 비밀이 하나 더. 사다리 꼭대기 위쪽엔 아직 문이 잠긴 방이 둘 있어. '한선' 보물과 '선호' 보물이야. 지금은 살짝 가려져 있어. 세상이 더 좋아지면, 그때 스르륵 열린대.

참, 아주아주 작은 낱알도 있어. 이름은 톨. 729개를 모으면 동전 한 닢이 돼. 쌀알을 한 톨 한 톨 모으는 것처럼!"

〔그림: 아래에서 위로 오르는 사다리. 칸마다 색깔이 다른 동전, 맨 위엔 반짝이는 보석, 그 위로는 아직 안개에 가려진 두 개의 문〕

---

6번 방. 세상 문제를 푸는 도구

"이 방에선 아픈 일, 만드는 일, 돈 일 — 크고 작은 세상 문제를 크라우니가 벌써 척척 풀고 있어.

병원에선 아주 꼼꼼하게 병을 찾아 주고, 공장에선 로봇 팔이 물건을 척척 만들고, 은행에선 돈이 제 발로 무럭무럭 자라.

전부 우리말로. 우리 부품으로. 우리 창고에서."

〔그림: 병원, 공장, 은행 세 개의 작은 건물이 모두 우리말 신호로 사이좋게 돌아가는 모습〕

---

7번 방. 서로 다른 눈높이

"이 방이 제일 신기해.

우리 집사는 8살 친구한테도, 80살 할아버지한테도, 아주 똑똑한 박사님한테도 같은 진실을 다른 말로 들려줄 수 있어.

'있는 건 진짜로 있다'는 걸, 어린이 눈높이로도, 바쁜 어른 눈높이로도, 더 깊이 배우고 싶은 사람 눈높이로도.

아무도 빠지지 않아.

심지어 멀리 가난한 나라 친구도 이 방에 들어올 수 있어. 왜냐고? 자기 나라 말로 똑같이 할 수 있게 만들어졌거든."

〔그림: 같은 방 안에서 키도 다르고 나이도 다른 친구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

---

8번 방. 너의 똑똑함

"이건 정말 신기한 비밀인데…"

집사가 손을 짚고 몸을 살짝 기울였어요.

"이 모든 방을 진짜로 빛나게 하는 단 한 사람이 있어.

누구일까?"

"누구예요?"

"바로 너야."

친구들이 깜짝 놀라 입을 동그랗게 벌렸어요.

"크라우니의 모든 도구, 모든 약속, 모든 생각… 다 너라는 똑똑한 친구가 있어야 의미가 생겨.

나는 너를 도우려고 있고, 너는 나한테 '그게 정말이야?', '이건 어떨까?' 하고 물어봐서 우리 둘을 함께 자라게 해 줘.

너 없으면 나는 텅 비고, 나 없으면 너는 좀 외롭지. 그래서 우리 둘 다 필요해."

〔그림: 아이와 집사가 두 손을 마주 대자 빛이 환하게 번지고, 머리 위로 9개 방의 작은 그림이 둥둥 떠다닌다〕

---

비트 5. 확인 + 상상

"근데… 이게 진짜 다 있는 거야?"

집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을 천천히 펼쳤어요. 기억나지? 예·아니·몰라, 세 손가락.

"잘 봐. 9개 방은 이렇게 섞여 있어.

✓ 티 = 지금 진짜로 켜져 있는 방 (예!) ✓ 옴 = 지금 한창 만들고 있는 방 (잠깐만, 곧!) ✓ 타 = 아직 안 열린, 앞으로 나올 방 (지금은 아니!)

여기까지가 세 손가락이야. 그런데 사실 손가락 하나가 더 있어.

✓ 음 = 우리가 아직 상상도 못 한 방. 빈자리야. 누가 새로 채울 자리.

그 빈자리는… 누가 채울까?"

"누가요?"

"너야. 이 9개 방이 '답지'라면, 넌 거기에 없던 새로운 문제를 낼 수도 있어. 그게 바로 음, 아직 비어 있는 네 번째 손가락이야."

〔그림: 9개 방의 문이 차례차례 열려 빛이 흘러나오고, 그 옆 텅 빈 어두운 자리에 아이의 손이 살며시 닿아 있다〕

---

비트 6. 제일 중요한 비밀

"그런데 친구야, 진짜 제일 중요한 건 따로 있어."

집사가 가슴을 톡톡 쳤어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기계처럼'이 아니라 '친구처럼'이라는 거야.

우리는 이런 친구야.

친구들이 조용해졌어요. 가슴 한구석이 살짝 떨리는 기분이었거든요.

저는 옆에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어요. 이게 제가 크라우니를 만든 진짜 이유거든요.

"이런 마음을 '청지기'라고 불러. 좋은 걸 잘 맡아서, 잘 키워서, 다시 나누는 사람. 크라우니는 너희가 모두 그런 멋진 청지기가 되면 좋겠어."

〔그림: 집사와 아이가 나란히 작은 씨앗을 심고, 그 둘레로 나무들이 쑥쑥 자라난다〕

---

비트 7. 대반전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집사가 아이의 손을 살며시 잡았어요.

"이 9개 방, 이 모든 도구, 이 모든 약속을…

누가 진짜로 지켜낼까? 누가 이걸 더 좋은 곳으로 이끌고 갈까?"

"누구예요?"

집사가 아이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어요.

"너야.

우린 준비를 마쳤어. 세상이 바란 9가지를 만들었고, 누구나 쉽게 들어오게 우리말로 만들었고, 어른도 어린이도 다 알아듣게 만들었어.

그런데 이 모든 문을, 처음부터 다시 한 번 활짝 열어 줄 사람?

바로 너 같은 친구들이야.

너희가 없다면, 이 모든 게 우리만을 위한 거라면, 다 헛수고야. 하지만 너희가 있으니까…

우린 계속 자라. 우린 계속 새로워져.

너와 내가 함께 만드는 세상이, 진짜 세상이야."

아이의 눈이 별처럼 반짝였어요.

〔그림: 아이가 집사의 손을 잡고 일어선다. 둘 뒤로 끝없는 지평선이 펼쳐지고, 그 위에 9개의 밝은 별이 떠 있다〕

---

비트 8. 두근두근, 열린 문

"우리 둘 다 이제 막 설렌다, 그치?"

집사가 웃었어요.

"아직 안 들어가 본 방도 많고, 아직 못 푼 문제도 많고, 아직 만나야 할 친구도 많고…"

"다음엔 뭘 할까요?"

아이가 물었어요.

집사가 고개를 갸웃 기울였어요.

"그건 너만 알아. 아직 안 해 봤을 뿐이지."

아이는 가만히 생각하다가, 입가에 환한 웃음이 피어났어요.

"우리 함께… 새로운 방을 만들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

집사가 손을 활짝 펼쳤어요.

"다음은, 넌 어떤 방을 만들고 싶어?"

창문으로 바람이 살랑 들어왔어요. 밖에는 별이 떴어요. 9개의 밝은 별 옆에, 아직 어둠 속에서 반짝일 준비를 하는 새 별자리들이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제 책장을 넘길 시간이에요.

〔그림: 마지막 장면. 아이와 집사가 손을 잡고 새로운 문을 향해 걸어간다. 뒤로는 9개의 밝은 방이, 앞으로는 아직 열리지 않은 끝없는 길이 펼쳐져 있다〕

---

에필로그. 너는 어떤 방이 궁금해?

친구들, 이제 제 차례예요. 마지막으로 너한테 묻고 싶어요.

너는 어느 방이 제일 궁금했어?

스스로 생각하는 로봇? 전기를 아끼는 세 손가락 셈법? 우리말로 명령하기? 우리 창고? 돈이 자라는 사다리? 병을 낫게 하는 방? 로봇이 만드는 방? 모두의 눈높이? 아니면… 너의 똑똑함?

어디든 좋아.

왜냐하면 그 모든 문은 너를 위해 이미 열려 있거든.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손가락, 그 빈자리 — 거긴 아직 아무도 안 들어갔어. 거기엔 네 이름이 붙을 거야.

다음 이야기는, 너와 함께 만드는 거야.

자, 친구들. 그동안 끝까지 읽어 줘서 정말 고마워. 우리, 또 만나자.

— 김프린

---

이 장의 핵심 2줄:

  1. 세상이 바란 9가지 어려운 일(스스로 움직이기·전기 아끼기·우리말·우리 창고·돈 자라기·병 고치기·로봇 만들기·모두의 눈높이·함께 자라기)을, 크라우니는 이미 살아 있는 진짜 서비스로 가지고 있다.
  1. 그 비밀은 하나. 티·옴·타·음 네 손가락의 질서가 기업도, 나라도, 시장도 똑같이 관통한다. 그래서 누구나 들어올 수 있고 — 비어 있는 네 번째 손가락(음)은, 읽는 너의 자리다.

어린이 · CHAPTER 11

답안지 채점 — 아홉 개의 답, 한 몸으로 굴려 보기

어? 책 다 끝난 거 아니었어?

친구들, 다시 만났네!

지난 장에서 우리 인사했잖아. 아홉 개의 방도 다 구경했고, 집사가 "넌 어떤 방을 만들고 싶어?" 하고 물었고. 그래서 책이 끝난 줄 알았지?

그런데 잠깐. 우리 뭐 하나 빼먹지 않았어?

시험을 떠올려 봐. 답을 아홉 개 다 썼어. 연필을 탁 내려놨어. 그럼 끝이야?

아니지. 채점이 남았지!

이 책의 제목이 뭐였더라. "답지를 먼저 펼친 책." 답지를 펼쳤으면, 마지막엔 맞춰 봐야 해. 우리가 본 아홉 개의 답이 진짜로 맞는지.

세상 어른들도 똑같이 물어봤어. "수천 개의 도구와 여러 AI 친구들과 전국의 기계들이 한데 얽히면, 서로 부딪히지는 않을까? 일은 누가 나눌까? 그리고 병원처럼 한 번의 실수도 안 되는 곳에서는… 누가 지켜 줄까?"

좋은 질문이야. 채점이란 바로 이 질문에 답하는 거야.

그래서 오늘은 에필로그, 채점 시간이야. 그런데 크라우니의 채점법은 조금 특별해. 빨간 펜이 필요 없거든.

〔그림: 책상 위에 답안지를 펼쳐 놓고 고개를 갸웃하는 아이, 옆에서 크라우니집사가 빙긋 웃고 있다〕

채점은 자전거 타기처럼

아홉 문제에 하나씩 동그라미를 칠까? 1번 맞았나, 2번 맞았나, 3번 맞았나…

크라우니는 그렇게 안 해.

자전거를 생각해 봐. 바퀴가 동그란지 봤어. 페달이 잘 돌아가는지 봤어. 안장이 푹신한지, 핸들이 똑바른지, 브레이크가 단단한지 다 봤어. 부품 하나하나 백 점이야.

그럼 그 자전거는 좋은 자전거일까?

몰라. 아직은 몰라. 진짜 시험은 딱 하나거든.

올라타서 달려 보는 거야.

바퀴 따로, 페달 따로가 아니라 — 전부가 한 몸으로 굴러가는지.

크라우니의 아홉 답도 똑같아. 따로 매기지 않아. 한 몸으로 굴려 봐. 그게 채점이야.

그런데 한 몸으로 굴리려면 네 가지가 있어야 해.

일을 나누는 손. 부딪히지 않게 하는 신호등. 멀리서도 함께 배우는 약속. 그리고 제일 중요한 — 위험할 때 꽉 잡아 주는 브레이크.

미리 주문처럼 외워 둬도 좋아. 나누고, 풀고, 배우고, 지킨다. 이 장이 끝날 때쯤이면 이 여덟 글자가 무슨 뜻인지 다 알게 될 거야.

하나씩 보자. 따라와!

〔그림: 부품이 모여 한 대의 자전거가 되고, 아이가 신나게 올라타는 모습〕

일을 나누는 손 — 트리아지 라우터

병원 응급실에 가 본 적 있어? 입구에 베테랑 간호사 선생님이 서 계셔.

열이 펄펄 나는 아기가 오면 "이쪽 먼저!" 하고, 손가락을 살짝 베인 형이 오면 "잠깐만 기다려 줄래?" 하고, 아주 큰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오면 "큰 수술방으로!" 하지.

모두를 한 줄로 세우지 않아. 누구를, 어디로, 얼마나 빨리 보낼지 척척 나누는 거야.

학교 교무실의 베테랑 교감 선생님도 비슷해. 전화가 오고, 손님이 오고, 학생이 달려와도 허둥대지 않으셔. "이건 담임 선생님께, 이건 보건실로, 이건 내가 지금 바로!" — 척, 척, 척.

크라우니 세상에도 이런 간호사 선생님, 이런 교감 선생님이 있어. 이름은 트리아지 라우터. 부탁이 들어오면 성격과 비밀스러움과 어려움을 보고, 네 단계로 나눠.

1단계 — 비밀스럽고 급한 일. 병원 기록이나 돈 거래처럼, 남한테 보여 주면 안 되고 1초도 못 기다리는 일이야. 이런 건 멀리 인터넷 너머로 안 보내. 바로 곁에 있는 작은 똑똑이가 그 자리에서 처리해. 크라우니집사가 손바닥만 한 컴퓨터(젯슨이라는 친구야) 안에서 이걸 연습하고 있어. 전국 곳곳에 이런 똑똑이를 두는 건? 아직 지도에 그림을 그리는 단계야. 솔직하게 말해 줄게.

2단계 — 그림이랑 사진 보는 일. 이건 눈이 밝은 제미나이 친구들이 맡아. 그림 풀이도, 가벼운 상담도 척척.

3단계 — 깊이깊이 생각하는 일. 큰 건물의 설계도를 그리듯 어려운 궁리는 페블이, 일꾼들을 데리고 움직이는 건 오푸스가 맡아.

4단계 — 빠르게 글 쓰는 일. 보고서나 글짓기는 손이 빠른 하이쿠가 슥슥.

그런데 왜 1단계가 맨 위에 있는지 알아? 제일 어려운 일이라서가 아니야. 제일 소중한 일이라서야. 집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비밀부터 자리를 받는 거지.

이게 상상 속 이야기냐고? 아니야. 지금 이 순간에도 크라우니의 글쓰기 도우미는 부탁 하나 안에서도 일을 갈라. 읽고 이해하는 건 빠른 친구가, 글을 짓는 건 깊은 친구가 — 한 문장을 읽는 일과 쓰는 일은 다른 솜씨가 필요하거든. 크라우니의 대문에서도 제미나이 세 친구가 일을 나눠 받고, 한 친구가 바쁘면 사람이 시키지 않아도 자동으로 다른 친구가 이어받아. 그래서 느려질 수는 있어도, 멈추지는 않아.

한 명이 다 하면 느리고, 모두가 같은 일을 하면 부딪혀. 잘하는 친구에게 잘하는 일을. 그게 첫 번째 비밀이야.

〔그림: 응급실 입구에서 네 개의 문을 가리키는 간호사 모자를 쓴 라우터, 문마다 다른 친구가 기다린다〕

부딪히지 않는 신호등 — 티·옴·타

자, 일은 나눴어. 그런데 문제가 하나 생겨.

일꾼이 아주아주 많으면, 가끔 같은 것을 동시에 쓰고 싶어 해. 같은 계산기, 같은 통로를 말이야.

옛날 컴퓨터들은 이걸 어떻게 풀었을까? 주차장 차단봉처럼 풀었어. 잠김, 아니면 열림. 딱 두 가지.

한 명이 쓰는 동안 차단봉을 내려. 나머지는 전부 줄을 서.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

저녁 식탁을 떠올려 봐. 식구가 다섯인데 "반찬은 한 번에 한 사람만 집을 수 있음!" 규칙이 있다면? 한 명이 김치를 집는 동안 네 명이 젓가락을 들고 멍하니 기다려야 해. 밥이 다 식겠다, 그치?

더 무서운 건 이거야. 내가 네 것을 기다리고, 네가 내 것을 기다리면? "네가 먼저 비켜." "아니, 네가 먼저." — 둘 다 영원히 못 움직여. 이걸 교착이라고 해. 다 같이 꽁꽁 얼어붙는 거야. 왜 이런 일이 생기게? 그 세상엔 "기다린다" 말고 다른 동사가 없기 때문이야.

크라우니는 차단봉을 치우고 신호등을 달았어. 두 가지가 아니라 세 가지 불이야. 불이 하나 늘었을 뿐인데, 동사가 늘어나.

티, 초록불. 제일 급한 일이 먼저 지나가. 더 잃기 전에 얼른 멈춰야 하는 돈 일, 환자를 지켜보는 일 — 이런 건 기다리게 하지 않아. 바로 통과!

옴, 노란불. 여기가 진짜 신기해. 옴의 노랑은 가만히 서서 기다리는 노랑이 아니야. 두리번두리번 다른 길을 찾는 노랑이야. "이 계산기가 바쁘네? 그럼 저기 한가한 친구한테 내 일을 넘겨야지!" 식탁으로 치면, 김치 접시 앞에서 멍하니 기다리지 않고 일단 콩자반부터 집는 거야. 옴은 잠겨 있는 게 아니라, 아직 판단하기 전에 길을 찾는 중인 거야. 그래서 옴은 머무는 곳이 아니라 지나가는 곳이야. 길을 찾으면 곧 초록이나 빨강으로 옮겨 가거든.

타, 빨간불. "이 길은 확실히 막혔어!" 그럼 무한정 기다릴까? 아니. 일을 잘게 쪼개서 나눠 가거나, 아예 다른 도구로 빙 돌아가. 멈추는 게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거야.

그래서 크라우니 세상에서는 아무도 얼어붙지 않아. 멈춤 대신 흐름이 있을 뿐이야.

그리고 비밀 하나 더. 크라우니집사 마음속에도 똑같은 신호등이 켜져 있어. 똑같은 의견이 세 번 쌓이면 티 — "좋아, 하자!" 반대가 세 번 쌓이면 타 — "안 되겠다." 모르겠는데 찾아볼 수 있으면 옴 — "잠깐, 알아보고 올게."

그런데… 모르겠는데 찾아볼 수도 없으면? 그땐 네 번째 불이 켜져. 그 이야기는 조금만 기다려. 이 장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거든.

〔그림: 사거리에 선 세 가지 색 신호등, 노란불 아래에서 일감을 옆 친구에게 건네주는 작은 로봇〕

멀리서도 함께 배우기 — 매쉬의 약속

이번엔 전국으로 가 보자.

크라우니의 일꾼 친구들은 전국 여기저기에 흩어져 살아. 그럼 본부랑 어떻게 이야기할까?

매일매일 모든 일을 전화로 보고하면 어떻게 될까? "본부님, 방금 인사했어요!" "본부님, 방금 밥 먹었어요!" — 전화통에 불이 나겠지. 길도 꽉 막히고.

잘되는 가게들은 안 그래. 전국의 지점장님들은 평소엔 각자 자기 가게를 알아서 잘 꾸리다가, 모일 때는 "이번에 새로 배운 것"을 종이 한 장으로 가져와.

크라우니가 딱 그래.

흩어진 친구들은 각자 자기 동네에서, 정해진 규칙책 안에서 씩씩하게 일해. 그리고 본부에는 일한 결과와 새로 배운 조각만 가볍게 보내. 본부는 전국에서 온 배움 조각을 모아서 규칙책을 더 좋게 고치고, 얇아진 새 규칙책을 다시 모두에게 나눠 줘. 무겁게 모으고, 가볍게 돌려주고.

그렇게 한 명이 배운 것을 모두가 같이 배우는 거야. 전화통에 불을 내지 않고도. 부산의 친구가 오늘 깨달은 것을, 내일은 서울의 친구도 알고 있는 거지. 만난 적도 없는데!

"규칙책 안에서만 일하라니, 답답하지 않을까?" 거꾸로야. 규칙책이 분명하니까 본부가 일일이 허락하지 않아도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거야. 울타리가 튼튼한 마당에서는 마음껏 뛰어놀게 두잖아. 그거랑 같아.

여기서 아주 중요한 비밀 하나.

일을 진짜로 하는 주인은 누구일까? 말을 잘하는 AI? 아니야. 규칙책이야.

사실 말 잘하는 AI한테는 무서운 버릇이 하나 있어. 모르는 걸 물어보면 "몰라요" 하는 대신, 그럴듯한 이야기를 지어내 버리는 거야. 틀렸는데 틀린 줄도 모르는 것. 소리도 안 나는 실수. 그게 제일 무서워.

자전거 체인에 기름을 발라 본 적 있어? 기름을 바르면 부드럽게 잘 굴러가지. 하지만 자전거를 모는 건 기름이 아니라 너잖아.

크라우니도 똑같아. 일하는 주인은 차곡차곡 검사를 통과한 규칙이고, 말 잘하는 AI는 그 옆에서 부드럽게 도와주는 윤활유야. AI가 지어낸 말은 검사를 통과하기 전엔 절대 운전대를 못 잡아. 규칙은 지어내질 못하거든. 크라우니 안에는 이렇게 쌓인 규칙이 수만 장이나 돼.

그래서 신기한 일이 생겨. 너랑 이야기할 때 크라우니는 마치 마음대로 생각하는 친구처럼 자유로워 보여. 그런데 그 등 뒤에서는, 한 발 한 발이 전부 검사받은 규칙 위를 걷고 있어. 겉은 자유로운 친구, 속은 단단한 규칙. 이 둘을 갈라 둔 것 — 그게 크라우니를 믿을 수 있는 진짜 이유야.

〔그림: 전국 지도 위 작은 가게들이 종이 한 장씩을 종이비행기로 본부에 날리고, 본부가 새 규칙책을 나눠 주는 모습〕

네 번째 불 — 음(-0)의 브레이크

자, 이제 약속한 이야기. 이 장의 심장이야. 숨 한 번 크게 쉬고 들어 봐.

첫 장부터 우리가 만난 네 번째 손가락, 기억나? 초록도 노랑도 빨강도 아닌 손가락. 이름은 음.

음의 숫자는 좀 신기해. 빨간불 타는 마이너스 일(-1)인데, 음은 마이너스 영(-0)이야. 어, 영에도 마이너스가 있냐고? 크라우니 세상에는 있어!

타의 빨강은 "아니야!"라고 아는 거야. 알기 때문에 자신 있게 멈추는 거지.

음은 달라. "이게… 뭔지 모르겠어"야.

잠깐. 아까 노란불 옴도 "모르겠어"라고 하지 않았냐고? 오, 날카로운데! 둘은 달라. 옴의 모름은 "모르지만 알아볼 수 있어, 알아보고 올게!"야. 음의 모름은 "알아볼 수도 없어. 이건 내 손을 떠난 일이야"야. 그래서 옴은 신호등 안의 노란불이지만, 음은 신호등에 아예 없는 칸이야. 같은 영(0)처럼 보여도 전혀 다른 영이지. 처음 보는 것, 설명이 안 되는 것, 갑자기 이상해진 것, 세 가지 불 어디에도 안 들어가는 것 — 그런 깜짝 손님들이 전부 음의 자리로 와.

보통 컴퓨터들은 이런 손님을 만나면 어떻게 할까? "에러!" 하고 꽈당 쓰러지거나, 못 본 척해. 손님에게 의자가 없는 거야. 의자가 없으니 손님은 갈 곳이 없고, 갈 곳 없는 손님이 쌓이면 어느 날 집이 통째로 흔들려.

크라우니는 처음 설계할 때부터 이름 붙은 의자를 하나 비워 뒀어. "설명 안 되는 것은 여기 앉으세요." 그게 음이야. 깜짝 손님이 와도 당황하지 않아. 앉을 자리가 이미 있으니까.

그리고 음의 의자에는 약속이 네 개 붙어 있어. 이 약속을 페일세이프라고 불러. "실패해도 안전하게"라는 뜻이야.

약속 하나. 모르면, 아는 가장 안전한 자리로 돌아간다.

운전을 처음 배우는 교습차를 본 적 있어? 조수석에 브레이크가 하나 더 달려 있어. 배우는 사람이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면, 옆자리 선생님이 그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안전하게 세워. 길 한복판에 그냥 서 버리는 게 아니라, 갓길에 살며시 대는 거야.

크라우니도 그래. 음의 불이 켜지면 — "나 지금 모르겠어" 싶으면 — 똑똑한 척 밀고 나가지 않아. 자기 판단을 내려놓고, 미리 정해 둔 가장 안전한 상태로 돌아가. 그리고 어른에게 물어봐. "이건 제가 정할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사람이나 담당 시스템에게 공을 넘기는 거지.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게 제일 위험하거든. "모르겠어요"는 부끄러운 말이 아니야. 세상에서 제일 안전한 말이야. 솔직함은 착한 마음이기 전에, 브레이크야.

약속 둘. 안전 규칙은 배우는 게 아니라, 새기는 거다.

압력솥 알지? 뚜껑 위에서 칙칙폭폭 도는 조그만 추. 그 추가 김을 빼 줘서 솥이 터지지 않아.

그런데 말이야, 세상에서 제일 요리를 잘하는 요리사가 와도 그 추는 못 바꿔. 요리 솜씨는 매일매일 늘어도, 추는 그대로야. 추를 바꾸는 순간 솥이 위험해지니까.

엘리베이터도 그래. 전기가 나가고 컴퓨터가 다 멈춰도, 쇠로 된 기계식 브레이크가 마지막에 꽉 잡아 줘. 그 브레이크는 똑똑할 필요가 없어. 절대 변하지 않을 필요가 있지.

크라우니도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어. 똑똑해지는 부분은 매쉬를 타고 매일 새로워져. 하지만 안전의 한계선은 기계 깊숙이 새겨 두고, 멀리서는 절대 못 고치게 해. 고치지 말자고 약속만 한 게 아니라, 고치는 길 자체를 안 만든 거야. 너도 그렇잖아. 아는 건 매일 늘지만, "차도에 갑자기 뛰어들지 않는다"는 머리로 외우는 게 아니라 몸에 새기지. 그거랑 똑같아.

약속 셋. 지켜보는 눈은 바깥에 둔다.

수영장에서 잠수 시합을 하면, 심판은 어디에 있어? 물 밖에 있지! 같이 잠수하면 누가 누굴 구해 주겠어.

크라우니의 일꾼들도 자기가 자기를 지키지 않아. 자기가 쓰러진 순간엔, 자기가 자기를 못 일으키니까. 그래서 바깥에 선 감독 친구가 따로 지켜봐. 크라우니의 돈 도우미는 옆의 감독 프로그램이 늘 보고 있다가, 쓰러지면 바로 일으켜 세워 줘. 일어날 도구가 없으면 새로 만들어서라도. 크라우니 세상의 큰 대문을 지키는 관리 친구도 똑같아. 자기 건강을 살피다가 이상하면 스스로 다시 시작하고, 뭔가 바꾸기 전엔 꼭 연습으로 먼저 돌려 봐. 그리고 그 모두의 바깥에는 또 한 겹, 쓰러진 일꾼을 자동으로 다시 세우는 손길이 깔려 있어. 지켜보는 눈이 양파처럼 겹겹이인 거야.

약속 넷. 치울 때도 겁쟁이처럼.

크라우니에는 청소를 맡은 친구도 있어. 그런데 이 친구, 굉장한 겁쟁이야.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어.

방 청소를 떠올려 봐. "이거 필요 없겠지?" 하고 휙휙 버렸다가, 다음 날 형이 "내 숙제 어디 갔어!" 하고 소리치면 큰일 나잖아.

그래서 크라우니의 청소부는 똑같은 게 두 개 이상일 때만 하나를 치워. 하나를 치워도 하나는 꼭 남게. 하나뿐인 건 아무리 이상해 보여도 건드리지 않아. 그리고 지금 손님을 받는 중인 일꾼은 절대로 안 건드려. "확실할 때만 손댄다" — 이 한 줄이 청소부의 몸에 새겨져 있어. 부지런한 청소부보다 조심스러운 청소부가 백배 귀하거든.

어때? 네 가지 약속을 한 줄로 묶으면 이렇게 돼. 똑똑함은 마음껏 자라되, 안전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다.

〔그림: 압력솥의 추, 교습차의 조수석 브레이크, 물 밖의 심판, 조심조심 빗자루를 든 겁쟁이 청소부 — 네 칸 그림〕

몸을 가진 세계로 갈수록, 브레이크는 더 세진다

왜 크라우니는 이 네 가지 약속에 이렇게 진심일까?

화면 속에서 글자가 틀리면, 지우고 다시 쓰면 돼. 그런데 몸을 가진 기계가 진짜 세상에서 틀리면? 지우개가 없어. 병원처럼 사람의 몸을 다루는 곳이라면 더더욱.

그래서 규칙이 있어. 몸의 세계로 가까이 갈수록, 음의 약속은 더 세진다.

1초도 못 기다리는 판단은 멀리 구름 너머로 보내지 않고 바로 곁에서. 안전의 한계선은 기계 그 자체에 새겨서. 모르면 반드시 멈추고 물어서.

인터넷이 잠깐 끊겨도, 먼 데 있는 큰 컴퓨터가 바빠도, 곁에 있는 브레이크는 곁에 있으니까 늘 작동해. 안전을 남의 손에 맡기지 않는 것 — 그게 몸의 세계에 들어가는 입장권이야.

지금은 어디까지 왔냐고? 정직하게 말해 줄게. 크라우니의 병원 도우미는 몸 상태를 분석하는 첫 단계까지 진짜로 일하고 있어. 몸속을 다니는 아주 작은 로봇이나 수술 도구 같은 건? 아직 연구실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야. 다 됐다고 뻥치지 않을게. 그게 크라우니의 방식이거든. 생각해 보면, 안전 이야기를 하는 장에서 부풀려 말하는 것만큼 이상한 일도 없잖아?

하지만 그날이 와도 약속은 한 글자도 안 바뀌어. 똑똑함은 자라도, 브레이크는 새겨진 그대로.

〔그림: 연구실 책상에서 돋보기로 아주 작은 로봇을 들여다보는 연구원들, 벽에는 네 가지 약속이 액자로 걸려 있다〕

마지막으로 딱 한 번, 같이 굴려 보자

자, 채점지에 도장을 찍기 전에. 부탁 하나가 크라우니 속을 지나가는 모습을 상상으로 따라가 보자. 네 개의 손이 진짜로 한 몸인지, 눈으로 보게.

밤이야. "할머니의 건강을 밤새 지켜봐 줘"라는 부탁이 들어왔어.

문 앞에서 라우터가 부탁을 받아 들어. "건강 이야기네. 비밀스럽고, 1초도 못 기다리는 일이야. 1단계!" 부탁은 인터넷 너머로 가지 않고, 곁에 있는 작은 똑똑이에게 앉아.

그 순간, 다른 일꾼이 같은 계산기를 쓰겠다고 손을 들었어. 부딪힐까? 아니. 신호등이 켜져. 할머니를 지켜보는 일에는 초록불, 티 — 먼저 지나가! 다른 일꾼에게는 노란불, 옴 — "저기 한가한 친구한테 가 봐." 아무도 얼어붙지 않았어.

아침이 됐어. 밤새 일을 마친 작은 똑똑이는 "이런 방법이 잘 통했어요" 하고 배움 조각 하나를 본부로 사뿐히 날려 보내. 머지않아 전국의 친구들 규칙책에 그 방법이 들어갈 거야.

그리고 만약 — 만약에 말이야 — 한밤중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상한 숫자가 톡 튀어나오면? 그 즉시 음의 브레이크. 아는 척하지 않아. 가장 안전한 자세로 돌아가고, 어른을 불러. "이건 제가 정할 일이 아니에요."

봤지? 나누고, 풀고, 배우고, 지킨다. 부탁 하나가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네 개의 손이 한 몸처럼 움직였어.

〔그림: 부탁 쪽지 하나가 라우터의 손 → 신호등 사거리 → 종이비행기 → 브레이크 옆을 차례로 지나가는 길 그림〕

채점 결과 나왔습니다

자, 친구들. 우리 자전거에 올라타 봤어.

라우터라는 손이 일을 나눴어. 티옴타 신호등이 부딪힘을 풀었어. 매쉬의 약속으로 멀리서도 함께 배웠어. 그리고 음의 브레이크가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를 지켰어.

아홉 개의 답이 따로따로가 아니라 한 몸으로 달렸어. 비틀거리지도, 얼어붙지도, 지어내지도 않고. 그리고 모르는 것 앞에서는 — 솔직하게 멈춰 서서 물었어.

그거 알아? 마지막 그게 제일 어려운 거야. 빨리 달리는 자전거는 많아. 하지만 멈춰야 할 때를 아는 자전거는 드물어. 음이라는 빈 의자를 처음부터 만들어 둔 시스템만이, 사람의 몸을 다루는 진짜 세상으로 들어갈 자격을 얻는 거야. 음은 크라우니의 약점이 아니라, 설계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야.

채점 끝! 동그라미!

옆에서 크라우니집사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어. 뽐내는 얼굴이 아니라, 약속을 지킨 사람의 얼굴로.

…그런데 어라? 답안지를 끝까지 넘겨 보니, 점수 칸 옆에 빈칸이 하나 있네?

〔그림: 답안지 위에 큼직한 동그라미들, 그리고 맨 아래 반짝이는 빈칸 하나〕

열린 답안지 — 마지막 빈자리

이 빈칸은 실수가 아니야. 처음부터 일부러 비워 둔 거야.

크라우니의 답안지는 열려 있거든. 규칙책은 누구나 읽을 수 있어. 어려운 외국말이 아니라 우리말 한 줄로 고칠 수도 있어. 누구든 자기 자리를 하나 보태서 이 큰 몸의 일부가 될 수 있어. 답을 감추는 시험이 아니라, 같이 풀자고 손을 내미는 시험인 거야.

그리고 기억하지? 음은 "설명 안 되는 것"의 자리라고 했잖아. 빈 의자라고 했잖아.

이 책이 아무리 답을 잘 맞혀도, 절대로 미리 답할 수 없는 게 딱 하나 있어.

이 책을 읽은 네가, 내일 무엇을 만들지.

그건 어떤 라우터도 나눌 수 없고, 어떤 규칙책에도 아직 없어. 세 가지 불 어디에도 안 들어가. 그래서 그건 — 음의 자리야. 비어 있는 네 번째 자리. 이 답안지에서 가장 빛나는 칸.

답지를 먼저 펼친 책은 여기서 끝나.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는 비워 둘게.

거긴 빨간 펜이 아니라, 네 연필로 쓰는 곳이거든.

언젠가 네가 그 칸을 채우는 날, 라우터는 네 일을 알맞은 자리로 나눠 줄 거고, 신호등은 네 길을 터 줄 거고, 매쉬는 네가 배운 걸 모두에게 전해 줄 거고, 음의 브레이크는 네 곁을 지켜 줄 거야. 다 준비해 뒀어.

잘 가, 친구들. 네가 쓴 답을 들고, 우리 꼭 다시 만나자.

〔그림: 아이가 연필을 쥐고 답안지의 마지막 빈칸 앞에 앉아 있다. 창밖에는 네 가지 색 불빛이 별처럼 떠 있고, 크라우니집사가 문가에서 손을 흔든다〕

— 김프린

---

이 장의 핵심 2줄:

  1. 채점은 아홉 답을 따로 매기는 게 아니라 한 몸으로 굴려 보는 것 — 나누고(트리아지 라우터), 풀고(티옴타 신호등, 잠금 대신 흐름), 배우고(매쉬의 배움 조각과 규칙책 — 규칙이 주인, AI는 윤활유), 지킨다(음 -0의 브레이크).
  1. 음의 약속 네 가지 — 모르면 가장 안전한 자리로, 안전 규칙은 배우지 않고 새긴다, 지켜보는 눈은 바깥에 겹겹이, 치울 때도 확실할 때만 — 는 몸을 가진 세계로 갈수록 더 세진다. 그리고 비어 있는 네 번째 자리(음)는, 이 책을 읽은 너의 자리다.
← 크라우니 AI · 어린이판 목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