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 CHAPTER 04

에셋 — 포네와 맘, 가치와 마음

여러분의 자산은 돈일까요, 마음일까요. 저는 이 장에서 그 둘을 나누고, 다시 잇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통장을 바라보던 어느 밤

저는 가끔 통장 잔액을 한참 들여다볼 때가 있습니다. 숫자는 분명히 거기 그대로 찍혀 있는데, 마음 한구석에서 작은 물음이 올라오곤 했습니다.

"이 돈이 내일도 같은 값일까?"

여러분도 한 번쯤 그런 적 있으실 거예요. 경제가 흔들리고, 물가가 슬금슬금 오르고, 어디선가 믿음이 무너졌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통장의 숫자는 그대로인데 그 안에 담긴 값은 조용히 줄어듭니다. 마치 오래 입은 옷의 색이 어느새 바래 있는 것처럼요. 분명 빨아 널고 곱게 개어 두었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우리 어른들은 흙 한 평, 벼 한 섬을 모았습니다. "이것만은 빼앗기지 않는다"고 믿을 만한 것을요. 저는 크라우니를 설계하면서, 바로 그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돈 위에 한 계단을 더 놓고 싶었어요. 시간이 지나도 색이 바래지 않는 그릇을요. 우리는 그것을 자산(에셋)이라고 부릅니다.

지난 장에서 우리는 크라우니원라는 돈 이야기를 나눴지요. 1 크라우니원가 1,000원과 나란히 가고, 그 1,000원을 729 알갱이로 잘게 쪼갠 가장 작은 낱알을 톨이라 부른다는 것까지요. 곡식의 낱알 같은 그 톨 말입니다. 이번엔 그 돈에서 한 계단 위로 올라가 봅니다.

포네 — 돈처럼 쓰고, 자산처럼 지켜지는

먼저 포네(FONE)를 소개하겠습니다. 2,550원 어치의, 자산이 된 화폐입니다.

여러분이 포네 열 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건 단순히 "25,500원이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포네는 돈처럼 쓸 수 있으면서도, 자산처럼 지켜진다는 뜻이거든요.

옛날 어머니들이 모이던 계(契)를 떠올려 봅니다. 이웃 몇이 다달이 돈을 모아 정해진 날에 한 사람씩 받아 가는데, 내 차례가 돌아올 때까지 그 돈은 서로의 신뢰로 지켜지지요. 누구 하나 슬쩍 빼가지 않는다는 믿음, 그 단단한 약속이 곗돈을 지킵니다. 포네도 그래요. 크라우니라는 살림이 각각의 포네가 제 값을 잃지 않도록 함께 보증을 섭니다.

그래서 포네는 이런 자리에 섭니다.

  • 값이 헐리지 않습니다. 물가가 오르고 세상이 출렁여도, 1포네는 여전히 2,550원의 무게를 지킵니다.
  • 자산처럼 행동합니다. 그저 통장에 묵혀 두는 게 아니라, 불리고, 모으고, 자식에게 물려줄 수도 있습니다.
  • 어디서나 결제에 씁니다. 여느 돈처럼 물건을 사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요.

저는 포네가 특히 형편이 넉넉지 않은 분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기를 바랍니다. 큰 부자는 못 되더라도, 애써 번 돈이 손가락 사이로 물 빠지듯 사라지지는 않으니까요. "아, 이게 저축이 되는구나", "내 앞으로 무언가가 쌓이는구나" 하는 그 감각 말입니다. 그 감각이 사람을 일으켜 세웁니다.

맘 — 마음에 이름을 붙이는 일

그런데 세상의 모든 가치가 2,550원처럼 또렷한 건 아니지요.

여러분의 친구가 참 좋은 글을 한 편 썼다고 해봅시다. "정말 고맙고, 또 멋지다"는 그 마음을 어떻게 전하면 좋을까요. 예전엔 마땅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좋아요'를 한 번 누르거나, 댓글 몇 줄을 남기는 게 전부였지요. 마음은 분명 있는데, 그 마음에 손에 잡히는 무게를 실어 줄 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맘(MOM)을 만들었습니다. 약 25원 어치의, 아주 작은 자산입니다.

맘은 이런 자리에 섭니다.

  • 팁처럼 건넵니다. "이 글, 참 좋다" 싶을 때 맘 다섯 개를 보냅니다. 큰돈은 아니지만, 마음과 돈이 살며시 만나는 순간이에요.
  • 신뢰와 감정의 기록이 됩니다. 여러분이 누구에게 몇 맘을 건넸는지가, 곧 여러분의 취향과 신뢰를 그린 작은 지도가 됩니다.
  • 받는 사람에겐 용기가 됩니다. 누군가 내 일에 맘을 보냈다는 건, "당신을 알아본 누군가가 당신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뜻이니까요.

맘은 포네와는 결이 다릅니다. 포네가 자산의 무게를 지킨다면, 맘은 마음의 흔적을 남깁니다. 편지지에 번진 잉크처럼, 보낸 이의 정성이 거기 묻어 있어요. 액수가 작다고 마음까지 작은 건 아니지요.

포네와 맘, 나란히 자랍니다

여기가 제가 이 장에서 가장 들려드리고 싶은 대목입니다.

포네는 자산이고 맘은 감정이지만, 둘 다 여러분의 부(wealth)를 함께 키웁니다.

잠깐 생각해 볼까요. 한 사람의 진짜 자산은 무엇일까요.

  • 통장에 백만 원이 있지만, 아무도 그를 믿어 주지 않는 사람일까요?
  • 통장은 가볍지만, 둘레의 사람들이 그의 일을 응원하고 수시로 맘을 건네는 사람일까요?

크라우니 세계에서는, 여러분이 받은 포네와 맘이 함께 여러분의 신용을 그립니다. 이 사람이 돈을 벌 줄 아는 사람인지, 또 믿을 만한 사람인지를 헤아릴 때, 크라우니는 그 둘을 나란히 봅니다.

누군가 작은 가게를 하나 열고 싶다고 해봅시다. 여느 은행이라면 "통장에 얼마 있으세요?"만 물었겠지요. 하지만 크라우니는 이렇게 들여다봅니다.

  • "포네로 모아 둔 자산이 있나?" — 계획성, 그리고 아낄 줄 아는 살림 솜씨
  • "둘레 사람들이 맘을 건넸나?" — 신뢰, 그리고 손 내밀어 줄 사람들
  • "그 둘의 비율은 어떤가?" — 자기 살림을 챙기는 마음과 사람을 챙기는 마음의 균형

이렇게 포네와 맘이 함께 그려 내는 그림이, 여러분의 진짜 신용이 됩니다. 숫자 하나로는 결코 그릴 수 없는 그림이지요.

포네를 모으는 사람은, 스스로 자산이 됩니다

포네를 모으려면 일을 해야 하고, 번 돈의 한 자락을 떼어 자산으로 바꿔 두어야 합니다. 쉬운 일은 아니에요. 당장 쓰고 싶은 마음을 한 번 누르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이 작은 절제가 참 귀하다고 생각합니다.

포네를 꾸준히 모으는 사람은, 어느새 스스로가 든든한 자산이 되어 있습니다. 그 사람은요,

  • 세상이 흔들려도 버틸 기둥이 있습니다. 값이 헐리지 않는 자산이 받쳐 주니까요.
  • 새 일을 시작할 때 남보다 한 발 먼저 디딜 밑천이 있습니다.
  • 어려운 시절에도 자존감을 지킵니다. 통장이 줄어드는 날에도, 모아 둔 자산은 남으니까요.

그런데 포네만으로는 어딘가 허전합니다.

맘이 없으면, 포네는 외롭습니다. 돈은 결코 혼자 굴러가지 않거든요. 돈이 움직이려면 누군가와의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약속, 계약, 그리고 "이 사람이라면 괜찮아" 하는 그 한마디의 믿음. 그게 바로 맘입니다. 포네가 곳간이라면, 맘은 그 곳간 문을 두드려 줄 이웃입니다.

세 가지를 한자리에 놓아 봅니다

이쯤에서 우리가 만난 세 가지를 한 상에 차려 보겠습니다.

이름단위역할마음으로 읽으면
크라우니원(CRW)1 CRW = 1,000원사고팔기, 결제"지금 당장 쓸 수 있는 돈"
포네(FONE)2,550원자산 저장, 불리기"내가 모은 것, 내일도 남을 것"
맘(MOM)약 25원신뢰와 감정 표현"당신이 내게 의미 있다"는 신호

가령 여러분이 한 달에 백만 원을 손에 쥐었다고 해봅시다. 저라면 이렇게 나누어 보겠어요.

  • 예순만 원은 크라우니원로 — 집세, 밥값, 차비. 오늘을 사는 데 필요한 것들.
  • 서른만 원은 포네로 — 자산 쌓기.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위해.
  • 열만 원은 둘레 사람들을 향해 맘으로 — 관계를 돌보는 데.

물론 정해진 정답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이런 모양의 살림이 참 균형 잡혀 있다고 느낍니다. 오늘도 살고, 내일도 채비하고, 누군가와 마음도 나누는 살림이요.

부(Wealth)로 가는 사다리

지금까지 나눈 포네와 맘은, 실은 에셋(Asset)이라는 한 계단의 이야기였습니다. 크라우니의 살림에는 이런 사다리가 놓여 있어요.

돈(머니) → 자산(에셋) → 부(웰스)

가장 아래엔 오늘을 사는 돈, 크라우니원가 있습니다. 그 위 한 계단에 자산, 포네와 맘이 있고요. 그리고 그 위에 더 높은 계단, 부(웰스)가 있습니다.

이 부의 계단에는 크라우니,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한선과 선호가 놓일 자리입니다. 부는 단순히 "돈이 많다"는 뜻이 아니에요. 세상 자체를 조금 더 나은 쪽으로 밀어 올리는, 그런 가치를 가리킵니다.

이 가운데 크라우니는 부의 가장 높은 자리에 섭니다. 크라우니는 해마다 9월 30일을 기준으로, 그 값을 약 7%쯤 키워 가도록 살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값이 신기한 건요, 그저 정해진 약속이라서 오르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세상이 더 좋아질수록 함께 자라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그러니 크라우니를 가진다는 건, "이 세상이 앞으로 더 잘될 것"이라는 믿음에 살며시 한 표를 던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한선과 선호는 아직 본격적으로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둘을 욕심껏 미리 풀어놓고 싶지 않아요. 생태계가 무르익고, 사람들의 살림이 정말로 나아지는 때가 오면, 그때 비로소 새로운 부의 계단으로 천천히 펼쳐질 것입니다. 그 문이 열리는 날, 한선과 선호가 품은 뜻도 자연스레 드러나겠지요. 오늘 저는 다만 그 자리가 비워져 있다는 것만, 미리 귀띔해 둡니다.

맺으며 — 당신의 에셋은 무엇입니까

이 장의 제목을 다시 한번 읽어 봅니다. "에셋 — 포네와 맘, 가치와 마음."

포네와 맘은 숫자만 보면 닮아 보입니다. 둘 다 자산이고, 둘 다 돈과 맞닿아 있으니까요. 하지만 마음으로 들여다보면 사뭇 다릅니다.

포네는 여러분이 정말 바라는 것을 손에 쥐기 위해 모으는 것입니다. 작은 집 한 칸, 오래 타고 싶은 차, 떠나고 싶던 여행, 배우고 싶던 공부 — 여러분의 꿈이지요. 그 꿈을 이루려면 오늘부터 포네를 모아야 합니다. 아무도 대신 모아 주지 않으니까요. 그건 조금 외롭지만, 그래서 더 단단한 일이기도 합니다.

맘은 여러분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 주는 것입니다. 누구를 응원하고, 무엇을 귀하게 여기며, 어떤 신뢰를 쌓아 가는지를요. 맘 하나하나는 작지만, 그것들이 모이면 여러분의 신용이 되고, 또 언젠가 여러분의 기회가 되어 돌아옵니다.

그러니 오늘부터, 우리 함께 이렇게 한번 물어봅시다.

"내 포네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내 맘은 누구에게 가닿고 있을까."

그 두 물음에 대한 답이, 결국 여러분의 부(웰스)를 짓습니다. 그리고 그 부의 가장 높은 계단에 무엇이 놓이게 될지는, 이어지는 장에서 천천히 함께 올라가 보겠습니다.

내 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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