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는 당신이 고정한다. 자본도, 베팅 규칙도, 진입 조건도 전부 당신 손에 있다.
나는 모델에 한 줄도 더하지 않는다. 기댓값이 스스로 말하게 둔다.
박카스의 효능은 누구나 안다. 카페인 함량, 타우린, 권장 섭취량까지 라벨에 박혀 있다. 마시기 전에 우리는 그 수치를 읽는다.
그런데 바카라는 — 어원이 이탈리아어로 '0'을 뜻하는 그 게임은 — 매일 거는 사람조차 자기 베팅의 기댓값을 측정해 본 적이 없다. 한두 판의 표본으로 직관을 형성하고, 그 직관으로 자본을 투입한다. 측정 없는 의사결정이다.
이 장은 그 측정을 한다. 당신의 전략을 그대로 모수로 받아, 10만 판이라는 대수(大數) 구간에서 종단 자본 분포를 출력한다. 입력은 둘뿐이다 — 초기 자본과 베팅 정책(뱅커 고정·마틴게일·기타). 출력은 하나, 종단 ROI다.
도구는 몬테카를로 시뮬레이터다. 실제 룰, 실제 카드 분포(8덱 슈), 실제 5% 커미션을 그대로 구현하고, 단 하나 — 시행 속도만 압축한다. 카지노에서 1년 앉아야 볼 표본을 수 초에 생성한다. 자본은 메모리 안에서만 움직인다. 손실 위험 없이 정책을 검증하는 백테스트다.
질문은 단순하다. 당신의 정책은 10만 판 후 어느 분위(quantile)에 안착하는가? 추정값을 하나 적어두라. 끝에서 대조한다.
10만 판 종단에서 전형적인 출력은 다음과 같다.
초기 자본: 100,000 원
종단 자본: 95,400 원
ROI: -4.6 %
ROI(Return on Investment)는 투입 자본 대비 종단 자본의 비율이다. 음수는 자본 침식을 의미한다. 한 판이 아니라 10만 판을 통과한 끝의 −4.6%다.
정책은 동결하고 초기 자본만 100배 키운다(10만 → 1000만). 다시 100배 키운다(1000만 → 10억).
초기 자본: 10,000,000 원 → ROI -4.7 %
초기 자본: 1,000,000,000 원 → ROI -4.5 %
| 초기 자본 | 종단 ROI |
|---|---|
| 10만 원 | −4.6 % |
| 1000만 원 | −4.7 % |
| 10억 원 | −4.5 % |
자본을 만 배 스케일링했는데 ROI는 손가락 한 마디 폭(−4.5 ~ −4.7%) 안에서만 진동한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구조다. ROI는 비율 척도이고, 비율은 자본 규모에 대해 불변(scale-invariant)이다. 표본을 키우면 표준오차가 줄어 ROI는 오히려 이론값으로 더 단단히 수렴한다. 자본 증대는 분산을 줄일 뿐, 평균의 부호를 바꾸지 못한다.
이 −4.5% 부근의 천장을 닫는 단일 모수가 있다. 바카라 뱅커 베팅의 판당 기댓값, −1.06%다(8덱, 5% 커미션 기준 표준 하우스 엣지 계산값). 이를 일반화한 형태가 게임공식이다.
$$f = \max\!\left(0,\ \frac{(1+S)\cdot p\cdot b - q}{b}\right)$$
여기서 $p$는 승률, $q=1-p$는 패율, $b$는 배당 배수, $S$는 기술계수(skill)다. 바카라에서 $S=0$이다 — 카드를 세도, 베팅 순서를 바꿔도, 직관을 동원해도 $p$와 $b$를 움직일 입력이 없기 때문이다. $S=0$을 대입하면 $f$는 음의 하우스 엣지로 고정되고, 분자에 곱해지는 $(1+S)$ 항이 1을 넘지 못한다. 기술이 곱해질 자리가 비어 있는 게임이다.
판당 −1.06%는 작아 보이지만 곱셈적으로 누적된다. 1% 수수료가 붙은 환전을 만 번 반복하면 원금이 녹는 것과 같다. 자본을 *쓴* 것이 아니라 *통과시킨 횟수*만으로 침식된다. 10만 판은 10만 번의 통과다. 통과당 침식률이 자본 규모와 무관하므로, 만 배 스케일에서도 비율은 불변이다. −1.06%는 룰에 박힌 상수이고, 자본·순서·직감 어느 입력으로도 풀리지 않는다.
세 줄의 동일한 결과 앞에서 "자본을 더 키우면", "베팅 순서를 바꾸면" 하고 손이 근질거린다면, 그것은 인지적 결함이 아니라 정상적 패턴 탐색 본능이다.
작동 회로는 둘이다. 첫째, 변동비율 강화(variable-ratio reinforcement) — 보상이 불규칙한 간격으로 도래하는 스케줄은 소거 저항이 가장 강한 행동을 만든다. 슬롯머신과 SNS 피드가 동일하게 착취하는 회로다. 둘째, 보상예측오차(reward prediction error) — 중뇌 도파민 뉴런은 보상 자체가 아니라 '예상보다 나은 결과'에 발화한다. 무작위 변동은 이 오차 신호를 끊임없이 생성해, 결과가 평균적으로 음수여도 추적을 멈추지 못하게 한다.
여기에 손실회피 계수 $\lambda \approx 2.25$(Kahneman·Tversky)가 더해진다. 같은 크기의 손실은 이익보다 약 2.25배 무겁게 체감되므로, 손실 직후 '회복' 동기가 비대칭적으로 증폭된다. 지연할인율 $k \approx 0.04$는 즉각적 한 방의 가치를 미래의 안정보다 과대평가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모든 신호를 검토·억제해야 할 전두엽은, 충동적 추구 상태에서 활동이 저하된다(hypofrontality). 가속 페달은 강화되고 제동 페달은 약화되는 비대칭이다.
요점은 자책이 아니다. 결과가 입력에 반응하지 않는 자리를 직접 관측했다는 사실이 이 장의 핵심 데이터다. 그 답답함을 기록해 두라.
여기서 거의 모두가 꺼내는 카드가 마틴게일이다. 패배 후 베팅을 2배로 키워, 단 한 번의 승리로 누적 손실과 초기 베팅분 이익을 회수하는 정책이다. 단기 그래프에서는 실제로 회복 곡선이 그려진다. 그 회복의 쾌감이 미끼다.
10만 판 구간, 1만 회 반복 시뮬레이션의 종단 분포는 다음과 같다.
정책: 마틴게일
반복: 10,000 회
생존(파산 미도달): 74 %
파산(자본 0 도달): 26 % ← 회복 이전에 시퀀스 단절
네 번에 한 번꼴, 26%가 파산 흡수벽에 닿는다. 메커니즘은 베팅액의 기하급수적 발산이다. $n$연패 시 누적 필요자본은 $2^n - 1$ 배로 폭증해, $n$이 10을 조금만 넘어도 초기 베팅의 천 배를 요구한다. 유한한 자본과 테이블 베팅 상한이 이 시퀀스를 강제 절단한다. 마틴게일은 기댓값을 개선하지 못한 채 분포를 변형할 뿐이다 — 다수의 작은 이익과 소수의 전손(全損)을 맞바꾼다. 평균 ROI는 여전히 −1.06% 엣지에 묶이고, 분산만 두꺼운 왼쪽 꼬리로 이동한다. 정책의 진실은 평균이 아니라 꼬리에 있다.
지금까지 관측한 바카라의 성질은 하나다. 결정이 결과를 바꾸지 못한다($S=0$). 그렇다면 대조군을 묻자. $S>0$인 게임, 즉 기술계수가 양수로 곱해지는 게임이 존재하는가.
존재한다. 동일 시뮬레이터에서 게임만 교체하면 천장이 이동한다.
| 게임 | 플레이어 입력 | 기댓값(천장) |
|---|---|---|
| 바카라 뱅커 | 없음 ($S=0$) | −1.06 % |
| 블랙잭 — 기본전략 | 결정표 준수 | 약 −0.5 % |
| 블랙잭 — Hi-Lo 카운팅 | 잔여 카드 추적 | +0.73 % |
| 홀덤 — 핸드선택 | 진입 패 선별 | +2.68 % |
*네 수치는 카지노 게임 수학의 표준 기댓값 — 블랙잭 기본전략, Hi-Lo 카운팅, 홀덤 핸드선택의 공개 계산값이다. 동일 시뮬레이터로 재현 가능하다.*
해석은 단순하다. 음수는 하우스가, 양수는 플레이어가 종단 자본을 가져간다. 그리고 음에서 양으로 건너는 다리는 전부 *플레이어의 결정 입력*이다.
승(承) 구간에서 갈 곳 없던 그 탐색 에너지가, 여기서는 천장 상승으로 환산된다. 같은 인지 자원, 다른 게임 구조. 한쪽은 노력을 흡수하고, 한쪽은 노력을 기댓값으로 적분한다.
낙관만 전하면 그것은 또 다른 기만이다. 양의 천장에는 조건이 붙는다. 오프라인 카지노는 카운터를 식별해 퇴장시킨다. 온라인은 매 판 셔플(연속 셔플링 머신·RNG)로 잔여 카드 정보를 소거해 카운팅 우위를 닫는다. 홀덤의 +2.68%는 실력 우위라는 전제가 무너지면 그대로 사라진다. 이 조건들은 다음 장에서 정량적으로 분해한다.
그럼에도 검증된 사실은 남는다 — 천장이 양으로 열린 게임이 존재하고, 바카라는 그 부류가 아니다. 두 분포를 동일 도구로 나란히 관측했다는 것, 그것이 이 장의 결과물이다.
정리하되, 내 결론이 아니라 당신이 출력한 데이터로 정리한다.
여기에 "그러므로 하지 마라"를 덧붙이지 않는다. 덧붙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관측된 분포가 이미 결론이다. 문장은 망각되지만, 자신이 누른 버튼이 반환한 −4.6%는 망각되지 않는다.
그러니 내 예시값을 신뢰하지 말라. 당신의 모수로 재현하라.
자가실험 — 10만 판, 당신의 모수로
play.crowny.org/win 에서 직접 실행한다.
1. 초기 자본에 평소 운용 금액을 입력한다.
2. 베팅 정책에 실제 사용하는 전략을 입력한다.
3. 실행한다. 자본을 10만 → 1000만 → 10억으로 스케일링하며 3회.
4. 아래 표에 종단 ROI를 기록한다.
| 초기 자본 | 베팅 정책 | 관측 ROI |
|---|---|---|
| __________ | __________ | __________ |
| __________ | __________ | __________ |
| __________ | __________ | __________ |
세 행을 나란히 보라. 당신의 손글씨로 적힌 그 수치가 이 장 전체보다 정확하다.
*비용 없음. 결제 없음. 자본은 메모리 안에서만 이동한다.*
한 가지가 남는다. 승(承) 구간에서 측정된 그 탐색 에너지 — 입력은 바쁜데 출력이 고정되던 그 신호 — 는 소멸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그 에너지가 기댓값으로 적분되는 게임이 존재함을 한 장의 표로 관측했다. 블랙잭의 −0.5%, Hi-Lo의 +0.73%, 홀덤의 +2.68%. 천장이 양으로 열린 좌표들이다.
천장이 닫힌 게임($S=0$)에서 입력을 키우는 것은 잠긴 문에 힘을 가하는 일이다. 천장이 열린 게임($S>0$)에서 결정이 실제로 분포를 이동시키는 감각은 어떤 것인가. 카운팅과 핸드선택이 기댓값에 곱해지는 메커니즘은 다음 장에서 정량적으로 연다.
결정이 곱해지는 게임으로.
*측정 중 멈추고 싶은 신호가 온다면, 도움전화 1336 — 24시간, 무료, 익명.*
첫 번째 책은 선물이에요. 가입하면 100맘을 드리니까, 두 번째 책부터 자유롭게 읽을 수 있어요. 친구를 추천하면 50맘도 생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