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 CHAPTER 06

싸우지 않게 만드는 규칙

매칭과 중재는 누가 하는가

기사와 화주가 싸우는 지점은 세 개다. 누가 나를 받을 것인가. 얼마를 받을 것인가.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가. 지금까지 이 셋은 모두 전화 흥정이었다. 상대방을 설득하는 사람이 이기고, 목소리가 큰 사람이 버틴다. 플랫폼은 '더 빠른 답변'을 약속하지만, 본질은 여전히 설득이다. 크라우니 오토는 이 셋을 한 번에 떼어낸다. 매칭도, 운임도, 분쟁 중재도 사람이 아니라 규칙으로 한다.

규칙엔진(셀코어)이 주체다

매칭 규칙부터 보자. 기사는 빈 차에서 가장 가까운 화주 중 '나와 하고 싶은' 사람을 골라야 한다. 얼마나 가깝고, 얼마나 신뢰할 만하고, 얼마나 공손한가를 한 번에 본다. 이 셋을 점수로 매기는 것이 셀코어의 일이다. 규칙은 '티(실행) 점수가 9 이상이면 제시, 옴(모름)이면 기사에게 선택권, 타(거부) 점수가 3 이하면 숨긴다'는 식이다. 일관성 있다. 편견 없다. 설득 없다. 기사는 한 번만 본다. 화주도 마찬가지다. 운임 규칙은 더 간단하다. 거리·차종·시장 운임·실시간 수요 네 개 변수를 규칙으로 섞으면, 기사가 동의할 가능성이 정확히 나온다. 87% 동의할 운임과 63% 동의할 운임이 다르다. 플랫폼은 '양쪽 다 만족'하는 가운데 지점을 찾는다. 분쟁이 생겼을 때는 어떨까. '기사가 화주 지정 장소로 못 갔다', '화물을 손상시켰다', '운임을 깎으려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셀코어는 GPS 궤적, 사진, 거래 기록을 규칙으로 읽는다. 기사 기록이 3년 신뢰도 98%면 이 건은 화주 과실일 확률이 얼마, 공동 과실일 확률이 얼마다. 그 확률로 손해를 분담한다. 설득 불가능하다.

집사(LLM)는 윤활유로만

그렇다면 크라우니집사는 어디 쓰이는가. 규칙이 '모름(옴)'을 만났을 때다. 기사가 일어난 지 48시간 안에 신고한 경미한 손상이지만, 셀코어 규칙에 정확히 맞는 선례가 없다. 그럼 집사가 나선다. 역사 속에서 유사 사건 3~5개를 끌어내고, 각 사건에서 기사와 화주가 어떻게 손해를 나눴는지 보여준다. 기사와 화주에게 '이렇게 하면 어때'라고 제안한다. 집사가 설득하지 않는다. 정보를 나열할 뿐이다. 최종 동의는 둘이 한다. 규칙이 기각했거나 명확하지 않은 예외 상황도 마찬가지다. 기사가 '화물이 워낙 무거워서 선을 넘었다'고 말하면, 집사는 차종별 적재 규칙, 이전 과적 판례, 그리고 이 화물의 실제 무게 측정값을 모두 보여준다. 기사와 화주가 함께 본다. 함께 동의한다. 집사는 설득자가 아니다. 안내자다.

모르는 것만 사람에게로

규칙이 모르는 것을 영원히 모르는 상태로 둘 수는 없다. 크라우니 오토는 매달 분쟁 데이터를 수집한다. 새로운 분쟁 패턴이 10건 이상 쌓이면, 크라우니 분석팀이 규칙을 만든다. 기사 신뢰도가 98%지만 화물이 '식품'일 때는 별도 검증 규칙을 추가한다. 화물이 '의약품'이면 또 다른 규칙이 켜진다. 규칙은 계속 자란다. 그 사이에 진짜 사람 개입이 필요한 경우는 어떤가. '기사가 세 번 약속 장소로 못 갔다'는 것이 계약 위반인가, 차량 고장인가, 신체적 응급인가를 구별해야 할 때다. 이건 셀코어가 판단할 수 없다. 그때 비로소 크라우니 중재자(사람)가 전화를 받는다. 하지만 그 전화는 설득의 장이 아니다. '셀코어가 모른다는 증거'를 가지고 나뉜 문제를 풀기 위한 것이다. 기사가 병원 기록을 보여주면 중재자는 '그럼 규칙상 이렇게 된다'고 읽어 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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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매칭과 운임과 분쟁의 모든 단계가 규칙의 순서도를 따르면, 싸움은 일어날 수 없다. 규칙은 기사에게 '당신이 동의한 조건이 이것'이라고, 화주에게 '당신이 동의한 조건이 이것'이라고 같은 목소리로 말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모든 분쟁이 '규칙 해석'으로 바뀐다. 그리고 규칙 해석은 네 개의 칸으로만 나뉜다. 실행할 규칙(티), 모르는 규칙(옴), 거부할 규칙(타), 그리고 누군가 다른 주체에게 물어봐야 하는 규칙(음). 다음 장에서 그 네 칸을 들여다본다.

내 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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