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 CHAPTER 11

사다리의 첫 칸

퀵·택시·택배 — 같은 윤활 원리

트럭킹에서 증명된 윤활유가 다른 산업에도 흐를까. 다음을 생각해 보자. 퀵 배송원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나하나의 소포를 실어 날라 돈을 버는 것이다. 트럭 기사와 같다. 그 기사가 겪는 통증도 같다. 빈 차로 돌아오는 공차, 떼이는 배송료, 끝없는 전화 흥정. 다만 상자가 아니라 소포일 뿐이다.

택시 운전자는? 손님을 실어 날라 요금을 받는다. 마찬가지다. 공차로 돌아오는 길이 있고, 야금야금 떨어지는 수수료가 있고, 배차 센터와의 불투명한 정산이 있다. 산업이 다르면 마찰의 모양도 조금씩 다르지만, 마찰 자체는 한 가지다.

택배는 어떨까. 분류센터에서 구역별로 나눠진 화물을 정시에 배송하는 일. 단순 배송이지만, 봉투가 날 날씨에 한 장씩 확인하고, 문제 배송건은 고객 불만으로 악화되고, 정산은 여전히 투명하지 않다. 같은 통증이다.

퀵·택시·택배는 모두 '한 사람이 한 건씩 옮기는' 일이다. 그렇다면 같은 7% 수익0 원리가 이 모든 곳에 흐를 수 있다. 배송원에게 7%, 고객에게 7% — 양쪽 만족 시 14%를 보상과 쿠폰으로 소진한다. 매칭은 같은 규칙엔진이 한다. 정산은 같은 자동화로 3초다. 한국의 배송 산업 전체가 더 매끄럽게 굴러간다.

세 산업의 차이는 마찰의 양이지, 질이 아니다. 윤활유는 한 번 만들어지면, 흐를 곳은 무수하다.

티켓팅과 풀필먼트로

이제 한 단계 올라가 본다. 콘서트 예매, 영화 상영관 배정, 항공 좌석 할당. 이런 티켓팅 플랫폼도 사다리의 칸이다. 손님이 예매하는 순간, 자리가 정해진다. 판매자(극장·항공사)는 언제든 현황을 본다. 정산은 실시간이다. 여기서 마찰은? 예매 취소 수수료, 시스템 과부하 때 느린 할당, 중개사의 투명하지 않은 마진.

같은 원리를 쓸 수 있다. 구매자 5%, 판매자 5%. 양쪽 만족 시 그 10%는 소진된다. 규칙이 좌석 할당을 결정하고, 집사는 모르는 예외(환불 분쟁 등)만 거든다. 티켓팅이 더 빠르고, 더 투명해지고, 산업의 신뢰가 올라간다.

풀필먼트는 어떨까. 온라인 쇼핑몰이 상품을 보관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포장해 배송하는 일 전체. 여기서 마찰은 무엇인가. 창고 관리 비용, 배송 지연, 반품 처리의 투명성 부족. 풀필먼트 센터는 여러 쇼핑몰을 함께 관리하면서 각각 몫을 챙기느라 투명성이 떨어진다.

수익0 모델을 들이댄다. 판매자 4%, 쇼핑몰 4%, 센터는 0. 세 주체가 모두 만족하면, 그 마진은 배송 속도 개선과 반품 처리 자동화에 쓰인다. 누구도 버리지 않고 산업 전체가 더 좋아진다.

각각 다른 산업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같다. '한 건의 처리'를 누군가는 한다. 그 한 건이 빨리·정확하게·투명하게 처리되게 하는 윤활유 원리는 같다.

공장 구축, 그리고 로봇

이제 스스로 일하는 기계들이 들어온다. 공장이 자동화 사다리의 다음 칸이다. 로봇 팔이 부품을 조립한다. 컨베이어 벨트가 자동으로 물건을 옮긴다. 품질 검사 AI가 불량품을 솎아낸다. 이 모든 일이 규칙으로 정의되고 자동으로 반복된다.

공장의 마찰은 무엇인가. 작은 공장은 설비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수작업에 머물고, 큰 공장은 자동화 설비 비용을 제품 가격에 묻혀 고객 부담을 늘린다. 중간 규모 제조업체는 자동화의 문턱을 너무 높다고 느낀다.

여기서도 같은 원리를 쓸 수 있다. 공장 소유자가 투자하는 대신, 로봇을 크라우니 오토가 소유한다. 공장은 '사용료'만 낸다. 8%의 사용료. 크라우니 오토는 로봇 관리 비용으로 2%. 양쪽이 만족하면 남은 10%는 로봇 성능 개선과 고장 대비에 쓰인다. 공장주는 자본 부담 없이 자동화하고, 크라우니 오토는 로봇을 통해 산업의 속도를 높인다.

로봇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한국의 중소공장에는 지금도 로봇팔이 있다. 그 로봇을 중심으로 재정 구조를 다시 만들어 마찰을 없애는 것이 다음 칸이다.

로봇이 짓는 의식주

마지막 칸을 상상해 본다. 로봇이 옷을 짜고, 음식을 만들고, 집을 짓는 날. 먼 미래처럼 들리지만, 3D 프린팅 기술, 자동 봉제 기계, 로봇 팔의 요리 자동화가 이미 있다. 모두 규칙으로 정의할 수 있는 일들이다.

로봇 의류 공장에서 한 벌의 옷이 나오는 과정을 따라가 본다. 디자인이 규칙으로 입력된다. 원단이 자동으로 재단된다. 봉제 로봇이 정확히 꿰맨다. 마지막으로 로봇 팔이 검사해 합격품을 포장한다. 한 벌이 나오는 데 1분이 걸릴 수도, 10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한 벌'이다. 옛날 시스템과 같다. 다만 손이 기계다.

음식도 비슷하다. 밥 짓는 로봇, 칼질하는 로봇, 팬 다루는 로봇. 각각의 동작이 규칙으로 정의되면, 로봇 셰프는 매일 정확히 같은 맛의 밥을 만든다. 마진은? 소비자 4%, 공급자 4%, 로봇 유지 관리 2%. 양쪽이 만족하면 남은 6%는 더 나은 식재료와 더 정확한 로봇 기술에 쓰인다.

집은? 3D 프린팅으로 벽을 쌓고, 로봇이 배관을 설치하고, 또 다른 로봇이 전기선을 놓는다. 설계는 규칙으로 다운로드되고, 건설은 자동화된다. 한국의 부동산 가격 중 많은 부분이 노동비인데, 그 노동비를 로봇이 낮춰주면 다음 세대는 더 싼 집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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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는 멀리 간다. 그러나 멀리 가는 이야기일수록 정직해야 한다. 오늘 트럭킹은 아직 auto.crowny.org가 아니다. 퀵도 택시도 택배도, 그리고 공장도 로봇도 모두 아직 이 원리를 쓰지 않는다. 다만 원리는 한국 산업 어디든 흐를 수 있다는 것을 보일 뿐이다. 책이 먼저고 서비스는 그다음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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